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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대형 해상사건 맡으며 ‘명성’ 해운·항만 SOC 분야로 확장, 정부·기업 40여곳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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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인사이드 8] 해상 소송 강자 법무법인 ‘세창’
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대형 해상사건 맡으며 ‘명성’ 해운·항만 SOC 분야로 확장, 정부·기업 40여곳 자문
기사입력 2017.07.24 16:06


법무법인 세창 해상팀. 아래줄 가운데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광후 대표변호사, 토마스 김 미국변호사, 주진태, 윤소현, 이정엽, 이연주 변호사. <사진 : 세창>

법무법인 세창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해상(海商) 전문가 김현(61·사법연수원17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세운 로펌이다. 세창은 각종 해양사고 분쟁 해결부터 부산신항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적 재난 대응까지 해양과 관련한 법률자문을 도맡다시피 했다.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한국해양환경관리공단 등 정부·기관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삼성물산, SK해운 등 기업까지 40여곳에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세창이 해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김 변호사가 1991년부터 27년째 해양수산부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등 소속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 세계 해운·조선업의 기술과 안전규범을 총괄하는 유엔 국제해사기구(IMO)에 1962년부터 회원국 지위를 이어왔지만, 정작 해상법을 외국에서 공부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은 1990년에야 ‘2호’가 탄생했다. 1호이자 은사인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에 이은 김현 세창 설립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해상운송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입의 72%(금액 기준)를 차지한 핵심 운송수단이다. 해상법은 선박금융, 용선료 관련 각종 분쟁은 물론 다른 운송 수단과 마찬가지로 물자나 사람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처리 영역을 다룬다.


청해진해운 사업면허 취소 판결 이끌어

청해진해운 소유 여객선 세월호가 인천~제주 항로에서 침몰한 2014년 4월 16일은 한국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세창은 그 상흔을 봉합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은 2014년 5월 해운법 위반을 이유로 청해진해운의 인천~제주 항로 내항 정기 여객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했다. 같은 달 여수지방해양항만청도 해운법에 따라 청해진해운의 여수~거문도 항로 내항 정기 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박탈했다.

이에 청해진해운은 “항만청 논리대로라면 운송사업자가 여러 항로 면허 중 하나를 취소당하면 나머지도 반드시 취소당하게 돼 불합리하다”고 반발하며 그해 8월 광주지법에 행정소송을 냈다. 통상 면허는 각각 독립적이어서 보유자가 동일하더라도 취득·취소는 별개로 이뤄진다는 점에 기댄 것이다.

세창은 해양당국 측 대리인으로 나서 “해운법은 해상사고 위험을 고려해 중대한 의무를 위반한 해상운송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면서 “항만청은 면허취소 시 다른 항로 면허까지 취소되는 것을 고려해 면허취소, 사업정지, 과징금 부과 중 제재 수위를 선택하는데, 가장 강력한 면허취소를 택했다는 것은 청해진해운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심리를 맡은 광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박강회)는 해양당국의 손을 들어주며 2015년 1월 원고 패소 판결했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세창은 세월호 피해자 가운데 348명의 피해액 산정 업무를 맡았고, 선체인양을 위한 법률자문도 지원했다.


해상 보험사기 피해사건도 해결

세창은 2000년 인도네시아에서 침몰한 ‘야요이호’ 사건에서 국내 보험사를 대리해 해상보험사기 피해를 방어하기도 했다. 세창은 이 선박의 보험금이 사고 직전 증액됐고 인명피해도 전혀 없었던 점을 감안해 고의 침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사고 현장에 다이버를 급파해 고의 침몰 증거를 잡아냈고, 결국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었다.

세창은 국내 해상운송 물류 생태계를 지키는 일에도 힘을 쏟아왔다. 해상운송의 경우 해운선사가 화물을 바다 위로 실어 나르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제반 업무는 포워딩업체가 도맡아 처리한다. 예측 불허의 상황이 빚어져 화물 수송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로 영세한 편인 포워딩업체들이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지난해 한진해운 선박들이 압류 등으로 외국 항만에 발이 묶이자 포워딩업체들이 억류 화물을 찾아 목적지까지 보내느라 추가비용을 떠안은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2012년 중국 수출업자가 화물을 실어 보낸 배에 정작 있어야 할 유류 대신 폐수가 있었다. 물류를 주선한 Y사 등은 난감했다. 받는 것이 오히려 부적절한 화물을 챙겨 이를 보관하고 옮기는 비용까지 물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운송을 주선한 포워딩업체는 대개 계약상 수하인으로 돼 있는데, 우리나라 상법은 수하인이 지체 없이 운송물을 수령해야 하는 의무조항을 두고 있다.

중국 화물을 실어나른 선사는 2013년 5월 체화료를 달라며 Y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세창은 Y사를 대리해 “Y사가 수입대행업체로부터 터미널 조작비용, 부두 사용료 등 물류비용을 받아 선사에 전달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화물을 받아갔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폐수에 불과한 화물을 포워딩업체가 수령해야 할 의무가 없는데도 수하인 범위를 넓게 해석해 물류비용까지 떠안기는 것은 위헌”이라는 논리를 폈다. 법원은 결국 2015년 2월, 12월 1·2심에서 모두 Y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광후(51·연수원28기)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는 “유사 사례에서 포워딩업체의 승소 판결을 접하기는 어렵다”면서 그 원인으로 상법상 ‘수령의무’를 지적했다. 1991년 상법 개정 이전까지 수하인은 ‘양륙(선박에서 화물을 육상으로 옮겨 인도하기 직전까지 작업)의무’ 정도의 부담을 안고 있었지만, 이 조항이 ‘수령의무’로 바뀌면서 불필요한 화물마저 돌려보내지 못하고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별다른 조건조차 달지 않고 수하인에게 수령의무를 부여한 입법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며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나라 포워딩업체나 수입업체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조항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 관련 경매나 가압류, 선원 상해, 용선계약(선박을 빌려쓰는 계약), 해사중재(항해 관련 분쟁을 당사자 합의로 재판이 아닌 중재인을 통해 해결하는 제도), 해양사고구조, 공동해손(배가 위험에 처했을 때 실린 화물 등을 처분해 이를 모면한 경우 부담을 나누는 문제), 선하증권 분쟁 등도 세창의 주 활동무대다. 효성과 중국은행이 맞붙은 신용장(은행이 수입업자의 신용을 보증하는 증서)대금 소송 등 무역사건도 다수 다뤄왔다.

세창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사명(使命)은 ‘적극적이며 신속 친절 정확한 서비스로 의뢰인을 행복하게 하는 미래의 동반자’다.

김현 변호사가 해상법 분야 한국인 박사 2호가 된 뒤 미국에서 귀국해 1992년 설립한 세창법률사무소가 세창의 모태다. 그 이후 1994년 세창합동법률사무소, 1999년 공증인가 법무법인 세창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해상 전문가가 세운 로펌인 만큼 해상, 보험, 국제무역 업무를 중심으로 성장해 현재 14명의 변호사가 일하고 있다.


외국어 능통한 해상법 전문가 양성

경복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변호사는 행정고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도 학창 시절 유신반대 시위 전력으로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서울대 대학원 은사였던 송상현 교수의 신원보증 덕에 이듬해 사시 면접시험 기회를 얻어 국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송 교수는 해상법 분야 한국인 박사 1호로,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국제사법기구의 수장(국제형사재판소 소장)을 역임했다.

사제지간인 송상현·김현 두 사람이 1993년 공저로 펴낸 ‘해상법원론’은 2015년 김 변호사 주도로 관련 국제규범의 변화 등을 추가하며 5번째 개정판까지 나왔다.

김 변호사가 올해 2월부터 2만여 한국 변호사들의 법정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장에 취임하면서 세창은 이광후, 안영환(50·연수원29기)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해상팀, 안 대표는 건설팀을 각각 맡았다. 세창은 해상 부문과 함께 해운, 항만 관련 SOC 부문에도 공을 들여왔다. 안 대표는 인천 북항 개발 과정에서 정부 협상을 대리했다.

세창은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사 분야와 형사 분야도 강화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부산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송기방(76·고등고시16회) 고문 변호사가 민사 분야를 이끌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 조정환(58·연수원15기) 파트너 변호사와 부장검사 출신 김동찬(59·연수원13기) 파트너 변호사는 형사 분야의 구심점이다.

해상팀을 총괄하는 이광후 대표변호사는 1998년 세창에 합류했다.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한국컨테이너공단의 광양신항만 SOC 사업을 자문했고 2004~2005년 방문교수 자격으로 중국 상하이해사대학교에서 해상법을 연구했다. 또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변론인, 해양안전심판위원회 재결평석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SK해운, 한화손해보험 등 민간기업과 부산항만공사, 해양환경관리공단 등 공공기관에 두루 법률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변호사는 “세창은 민간, 정부기관, 정부유관기관을 아우르는 많은 법률자문을 해왔기 때문에 균형 있고 종합적인 시각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해외 해운·보험 업체도 법률 자문

이연주(44·연수원30기) 파트너 변호사와 토마스 김 파트너 미국변호사(52·펜실베이니아·뉴저지)는 부팀장 격으로 이 대표를 받쳐주는 든든한 기둥이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검찰에 짧게 몸담았던 이 변호사는 2002년 세창에 합류해 선박검사기술협회,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고문변호사 등을 지냈고 보험사 실무자들을 상대로 해상보험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해상 사건이 대부분 국제 사건이라 변호사의 어학능력은 필수 요건이다. 토마스 김 미국변호사는 미국 템플대, 빌라노바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지 로펌에서 근무했다. 주진태(46·연수원31기), 이정엽(37·연수원42기), 윤소현(30·변호사시험3회) 변호사도 외국 사건에 최적화된 어학능력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이다. 주 변호사는 회생·파산 업무에도 밝아 글로벌 톱10급 해운사의 채권조정 업무에 관여한 바 있다. 이 변호사도 일본 보험사의 보상업무 등을 맡았으며 윤 변호사 역시 다수의 외국 클라이언트를 대리했다.


Keyword
해상보험 해상보험은 운항 중인 선박이 각종 사고로 손해를 입을 경우를 대비하는 재산보험이자 손해보험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해상운송보험의 성격을 띠는데 육상운송보험과 달리 운송물인 화물과 운송 수단인 선박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육상운송보험의 경우 화물만을 대상으로 한다. 세부적으로는 선박보험, 적하보험, 희망이익보험, 운임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체화료 컨테이너를 터미널에 무료로 내려둘 수 있는 기간이 지났는데도 찾아가지 않는 수하인에게 물리는 추가비용.

plus point

interview 이광후 세창 대표변호사
“서울에 해사법원 설립해 재판 주도권 가져야”

이광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사진 : 세창>
이광후(51·사법연수원28기)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는 “국가 차원에서 해운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입안 과정에서 해운·조선업을 금융·재정의 시각으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며 “해운업무를 제대로 모르고서 개별 기업이나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1977년 설립된 국내 최초 컨테이너선사 한진해운은 올해 2월 파산했다. 이 과정에서 물류대란이 벌어지는 등 경제적 파장이 컸다. 

이 변호사는 “세계 1위 해운업체 머스크가 한국 물류비용을 쥐락펴락 못 했던 것은 국적선사들의 존재 덕분”이라며 “국고를 열어 살려야 할 기업들을 방치해 바닷길(航路)을 잃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국적선사의 입지가 약화되면 물류비용 상승이나 항로 상실 같은 직접적인 타격 외에도 화주를 대신해 운송 업무를 처리해 온 포워딩업체, 화물을 내려놓고 이를 포장·보관·가공하는 터미널 등의 일감 축소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외국 자본이 국내 해운업을 잠식해 가고 있다”며 “고용창출을 위해서라도 국내 유휴 자본이나 인력 활용 방법을 찾고, 해외진출과 시장방어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세계 7위 해운국인 한국이 분쟁해결 주도권을 확보할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해운 선진국이 해사법원을 따로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등 외국의 중재·재판에 의존하고 있어 연간 3000억원대 소송비용이 해외로 흘러나간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고법)에도 해사 전담 재판부가 마련돼 있지만 해사 관련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독립 해사법원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변호사는 “해상사건 가운데 용선계약은 대부분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기 때문에 관할도 런던인 경우가 많다”면서 “전 세계 물류시장의 중심이 동남아로 이동하는 마당에 언제까지 우리 기업에 친화적이지도 않은 외국 법정에서 분쟁해결을 강요당해야 하느냐”고 답답해했다. 이어 “법원 설치지역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나오지만 분쟁당사자의 편의, 법원의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서울에 두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한국인이 당선되기도 했지만, 국내외 법규에 모두 해박한 전문가들이 많은데도 해외기구나 기관에 진출한 분이 많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면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통한 법률가 교육·양성과정에서 해상법, 항공운송법 등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정준영 조선비즈 법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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