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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성장 정체 속 이마트만 나홀로 성장 자체 상표 제품, 창고형 할인점 등 혁신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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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inside] ‘유통 명가’ 신세계
대형마트 성장 정체 속 이마트만 나홀로 성장 자체 상표 제품, 창고형 할인점 등 혁신 주효
기사입력 2017.05.08 13:01


경기도 일산의 이마트 타운 <사진 : 이마트>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대 그룹(자산 기준)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신세계그룹은 신개념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자체 상표 제품(PL·Private Label) 개발과 물류 투자 등을 통해 이마트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역 랜드마크 육성 전략을 통해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다질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이 10대 그룹에 진입할 수 있었던 기반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이마트의 성공은 다른 계열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이마트 자체 상표 제품인 ‘피코크’ 등을 생산한 덕분이다.


이마트의 식품 PL 브랜드 ‘피코크’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연매출 1조원 돌파

이마트는 지난해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성장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14조7779억원, 영업이익은 8.6% 증가한 5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은 수년간 출점·영업 규제, 온라인 쇼핑 성장 등으로 인해 대형마트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마트는 동종 업체 중 가장 혁신적”이라며 “트레이더스·일렉트로마트·피코크·노브랜드 등 각종 혁신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실적개선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것은 ‘한국식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다. 트레이더스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한 데 이어 10월에는 24.7%나 증가했다. 지난해 이마트 일반 점포의 매출 신장률이 2015년 대비 2.8%였지만 트레이더스는 25.4% 성장했다. 트레이더스는 출범 6년 만인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아직 전체 매출규모는 이마트가 크지만 성장가능성을 보면 트레이더스가 더 높다. 트레이더스는 신선식품군 집중, 한국인 입맛에 맞는 가공·즉석식품 판매, 이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코스트코와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코스트코와 달리 회원제로 운영하지 않아 연회비가 없고 다양한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마트는 올해 트레이더스 매장 3곳을 추가로 오픈하면서 지난해 실적 호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이마트 일반 매장은 추가로 오픈하지 않는다.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이마트는 147개, 트레이더스 매장은 11개다.

이마트 실적 증가 요인으로 피코크·노브랜드 등 차별화된 자체 상표 제품도 꼽힌다. 2013년 340억원이었던 피코크 매출은 지난해 1900억원을 기록했다. 노브랜드도 지난해 회사 목표의 2배가량의 매출(1900억원)을 올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점포수 확대보다 피코크·일렉트로마트 등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13년 약 39조원이었던 국내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조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2.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마트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자체 상표 제품을 선보였지만 성과가 없었다. 결국 기존 PL  상품 사업을 접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담당 직원들이 세계 여러 PL 업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차별화 요소를 찾았다. 그렇게 해서 찾은 차별화 포인트가 바로 ‘품질’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싼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선 품질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도 통하는 제품이 많았다. 이마트는 식품 전용 PL 상품을 기획하며 오로지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공작새란 뜻의 ‘피코크’란 브랜드도 만들었다. 원래 피코크는 1970~80년대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브랜드 의류상품이었다. 2000년대 초반 신세계백화점에서 사라진 피코크는 2013년 이마트에서 식품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피코크·노브랜드가 이마트 성공 이끌어

특히 정용진 부회장이 피코크 재탄생에 심혈을 기울였다. 정 부회장은 수시로 피코크 신제품을 직접 먹으면서 품질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썼다. 정 부회장은 물론 일반 임직원이 참가한 내부 품평회를 통과해야 제품화가 진행될 정도로 피코크 제품 출시과정은 까다롭게 진행됐다. 2013년 약 200여종으로 출발한 피코크 제품은 지난해 말 1000종으로 늘었다. 제품 종류도 한식뿐만 아니라 중식·이탈리안·프렌치 등 다양화됐다. 출시 첫해 340억원을 기록했던 피코크 매출은 2014년 750억원, 2015년 134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1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3년 만에 매출이 5배 증가한 것이다.

피코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 출시 때부터 가격보다 품질과 맛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피코크는 외부의 유명 맛집과 협업을 통해 제품을 내놓는다. 피코크 초마짬뽕, 피코크 남원추어탕, 피코크 부안 뽕잎 바지락죽 등이 대표적이다.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신세계그룹 내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의 셰프 6명이 서울 성수동 본점 ‘비밀연구소’에서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피코크 제품은 신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속도가 빠르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100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조직이 작아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제품 기획·개발·디자인 등만 담당하고 생산은 전문업체에 맡긴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마트가 2015년 내놓은 또 다른 자체 브랜드가 바로 ‘노브랜드’다. 물티슈, 감자칩 등 최저 가격으로 승부하는 제품군이다. 핵심 기능만 넣고 나머지 부가 기능은 모두 뺐으며 광고나 마케팅도 일절 배제했다. 하지만 노브랜드 제품은 소비자 입소문만으로 큰 홍보 효과를 거뒀다. 2015년 9개에 불과했던 노브랜드 제품은 지난해 말 900여개로 늘었다. 매출도 출시 첫해인 2015년 234억원에서 지난해 1900여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PL 제품의 성공 뒤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있다. 정 부회장은 피코크 신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자신의 SNS를 통해 소개했다. 10만명에 가까운 정 부회장 팔로어는 ‘피코크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했다.

이마트는 올해 16조1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사업별로는 할인점이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11조8800억원, 이마트몰과 트레이더스가 각각 25.2%, 24.3%씩 성장해 각각 1조500억원, 1조48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서 연간 목표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마트 사업은 자신 있다는 얘기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올해도 신사업의 고성장과 기존사업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타필드 하남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스타필드 하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쇼핑·문화·레저·위락·관광 시설을 한 데 모은 체류형 공간이다.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연면적 46만㎡(약 13만9000평)에서 총 750여개 매장을 갖췄다.

지난해 9월 오픈 이후 140일 만에 누적방문 고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일평균 방문객수는 7만1000명 정도로, 연간 2600만명 이상이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방문객 2600만명은 테마파크 ‘도쿄 디즈니랜드(연간 방문객 1600만명)’보다도 1000만명 이상 많은 수준이다.

스타필드 하남이 이렇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쇼핑 테마파크’라는 콘셉트에 맞게 쇼핑, 먹거리,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힐링 등을 한 공간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쇼핑공간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또 스타필드 하남은 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 차별화된 전문점, 명품 브랜드 등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는 데도 역점을 뒀다. 이곳에는 스포테인먼트 공간 ‘스포츠 몬스터’, 신개념 아쿠아컬처 공간 ‘아쿠아필드’를 비롯해 체험형 식품전문관 ‘PK마켓’, 장난감 전문점 ‘토이킹덤’, 베이비 전문점 ‘마리스 베이비 서클’ 등 다양한 전문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스타필드 2호점인 ‘스타필드 고양’을 오픈할 계획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연면적 36만4400㎡(지하 2층~지상 6층), 용지 면적 10만㎡(2만7500평) 규모로 스타필드 하남에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최근 약점으로 꼽히는 편의점 사업 확장에도 대대적으로 나섰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편의점이 호황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편의점 사업을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정용진 부회장이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최근 1년여간 위드미에 투입한 자금은 750억원에 달한다. 2013년 12월 위드미를 인수한 후 2015년 11월까지 2년 동안 투자한 금액(230억원)의 세 배 규모다.

정 부회장은 위드미 인수 직후인 2014년 초 ‘2023 비전’을 발표했다. ‘10년간 31조원 투자, 17만명 고용, 2023년 매출 88조원 달성’이 그것이다. 당시 정 부회장이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은 게 편의점 사업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위드미가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갖춘 미래형 편의점’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반 점포보다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이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에 처음 도입돼 고객들 호응을 얻었던 밥 짓는 편의점을 확대하고, 셀프 토스트와 국가별 원두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위드미는 노브랜드 감자칩, 피코크 컵밥 등 다양한 이마트 인기 PL 상품 판매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클래식 청음 장비를 갖춘 예술의전당점을 오픈하는 등 젊은층 고객을 잡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위드미는 최근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며 4위 미니스톱을 맹추격하고 있다. 2014년 501곳이었던 위드미 점포수는 지난해 1765곳으로 늘었다.

경쟁 백화점에 비해 점포수가 적은 신세계백화점은 각 점포를 지역 랜드마크로 육성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6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점포를 13개까지 늘렸으며, 전국 점포별 매출 상위 10개 중 4개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plus point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마트타운·스타필드 하남 등 성공 이끌며 혁신 리더로 ‘우뚝’

장시형 부장대우

신세계 약진 뒤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마트 타운, 피코크, 노브랜드,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푸드 등의 밑그림을 직접 그리고 이들의 성공을 이끌었다.

2013년 7월, 신세계가 소유한 경기 일산 킨텍스 부지 활용을 위한 임원회의가 열렸다. 그 부지는 아파트 단지에서 한참 떨어진 데다 근처에 버스 노선도 하나밖에 없어 마트 등이 들어서기가 여의치 않았다.

대부분의 임원이 이마트 설립에 반대했다. 여러 임원들의 의견을 듣던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 타운을 짓자”고 제안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프리미엄 간편가정식인 피코크를 활용한 피코크키친, 가전독립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만들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인 트레이더스를 입점시켰다. 이마트와 창고형 매장이 결합된 새로운 유통 채널인 이마트 타운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마트 타운은 오픈 당일 계획 대비 168%를 초과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스타필드 하남을 준비할 때는 매출 목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다만 고객의 시간만 가져오자고 역설했다.

정 부회장은 항상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마트 사업이 계속 확장되고 있을 때도 이마트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지 고심했다. 그는 항상 ‘업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찾는다. 그가 찾은 업의 본질은 ‘고객 제일’이다. 그는 고객 제일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추구하는 방식은 항상 새로운 것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부회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가져야 할 경영자의 핵심 마인드로 ‘소통’을 가장 먼저 꼽는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해 임직원뿐 아니라 고객의 불만사항이나 개선점에 대한 지적에 귀 기울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사내에서는 직원들과 수시로 격의 없는 만남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오너라는 권위를 버리고 소탈하게 농담도 한다. 직원들이 매장 오픈 행사 등에서 먼저 다가가 같이 사진 찍자고 할 정도다. 얼마 전 협력사 대표들을 초대한 간담회에서도 단상 아래에서 인사말을 하고, 참석자들을 일일이 맞았다.


경복고·브라운대 동문이 주요 인맥

정 부회장은 경복고를 나와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입학, 1년을 다닌 후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폭넓은 교류를 통해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경복고와 브라운대 동문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등이 경복고 동문이다. 최재원 SK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 브라운대 동문과도 가깝게 지낸다.

정 부회장은 재계 3세 가운데 얼리어답터이자 트렌드 세터다. 테슬라의 스타필드 하남 입점도 정 부회장이 평소 첨단 자동차에 관심이 컸던 것이 한몫했다. 그는 모터사이클 마니아기도 하다. 10여 전에는 일주일 동안 모터사이클로 유럽 일주까지 했다.

기사: 장시형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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