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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법원·특허청 출신 변호사·변리사 구성 강점 백혈병 치료제 소송서 CJ 승소 이끌며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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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인사이드 3] 국내 최초 특허 전문 법무법인 ‘다래’
특허법원·특허청 출신 변호사·변리사 구성 강점 백혈병 치료제 소송서 CJ 승소 이끌며 ‘명성’
기사입력 2017.03.06 13:02


다래의 윤정열 변리사, 조용식 대표변호사, 박승문 대표변호사, 김정국 변리사(왼쪽부터). 이들 네 사람이 의기투합해 1999년 다래를 설립했다. <사진 : 다래>

여강출판사 대표 이모씨는 2001년 1월 “내가 북한으로부터 저작권을 넘겨받은 ‘동의보감’을 법인문화사에서 베껴 펴냈다”며 법인문화사 대표 김모씨와 한의대 교수 등 2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여강출판사는 1994년 ‘북한판 동의보감’을, 법인문화사는 1999년 ‘동의보감 대역본’을 각각 출간했다.

이씨는 법원에 북한 공증 서류를 제출했다. 공증서에는 북한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로부터 판권을 위임받은 중국 조선족문화예술관이 이씨에게 남한 내 15년 독점권을 설정해줬다고 적혀 있었다.

당시 사법부는 북한 ‘동의보감’의 저작권이 실제 누구에게 있는지 달리 확인할 길이 없었다.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계 당국을 통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도 법인문화사 측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2004년 1월 “김씨 등은 총 7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일단 이씨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법인문화사와 함께 대역본 출간에 관여했던 국내 유명 한의대 교수들이 졸지에 수백만원씩 물어낼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소송이 제기된 지 5년 만인 2006년 3월, 2심 재판부는 “헌법상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효력은 주권 범위 내에 있는 북한 지역에도 미친다. 여강출판사는 (한국법상 저작권자가 아닌 출판권자로부터) 신탁법상 무효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위임받은 것일 뿐”이라며 1심 결론을 뒤집었다. 같은 해 7월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를 이어가지 않기로 하면서 법인문화사 측이 승리를 굳혔다.


국내 지식재산권 시장 개척 평가

2심부터 법인문화사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다래’가 선고를 두 달 앞둔 2006년 1월 북한 저작권 사무국으로부터 받아낸 답변서가 뒤집기의 핵심이었다. 남북 교류 바람을 타고 왕성하게 활동하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통해 북한에 권리 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북한 저작권사무국은 ‘북한판 동의보감의 원저작권자는 이를 직접 번역한 보건부동의원(현 고려의학과학원)이며, 여강출판사가 저작권자로 주장한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는 단지 책을 펴낸 곳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답해왔다.

분단 이후 실질 지배력이 미치지 않는 북한 역시 한국 저작권법이 미치는 범위, 즉 헌법상 우리 영토인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에 포함된다는 선언적 규정을 다래가 판결문에 새겨 환기한 셈이다. 또 사법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사실 조회를 한 사례다.

국내 최초 특허 전문 로펌인 다래는 한국 지식재산권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판사 출신인 조용식(57·사법연수원15기), 박승문(58·13기) 두 대표 변호사가 특허청·특허심판원 심사관, 특허법원 심리관 등을 지낸 윤정열·김정국(모두 기술고시21회) 두 변리사와 손잡고 1999년 다래를 설립했다.

다래 설립 당시가 우리나라에선 벤처 열풍에 지식재산권 관련 제도를 손보는 시기였다. 출원공고제도 폐지를 통한 특허 심사기간 단축, 벌금 상향에 따른 특허권 침해 보호 강화, 특허 출원·등록 전산화, 국문 국제 특허 출원 허용 등이 이 무렵 이뤄졌다. 지식재산권 전문 법원인 특허법원이 1998년에야 문을 열어 재판 실무 경험을 가진 변호사·변리사가 드물었다. 조용식, 박승문 대표는 특허법원 창립 멤버다. 북한 ‘동의보감’ 사건도 두 대표가 직접 나서 후배 법조인들과 함께 맡았다.

변호사·변리사 협업 시스템으로 내공을 다져온 다래는 일찌감치 글로벌 특허 분쟁 해결사로 성장했다. 2003년에는 12억달러(1조4000억원) 시장 규모의 백혈병 치료제를 두고 일본 제약회사 쥬가이(中外)제약과 국내 대기업 CJ가 충돌한 소송 사건에서 CJ를 승리로 이끌었다.

CJ는 쥬가이의 백혈병 치료제 G-CSF 관련 국내 등록 특허가 제조에 필요한 미생물 확보 방법을 명시하지 않는 등 결함을 갖고 있다며 1996년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특허법원은 쥬가이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2002년 특허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CJ는 난관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다래의 변리사들은 쥬가이의 특허가 지닌 결함을 끈질기게 파고들었고, 특허법원은 결국 두 번째 판단에서도 특허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무효인 특허라며 CJ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로 1g당 11억원에 이르는 외산 치료제를 국내 기업도 취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 국내 소송 대리인 맡아

다래는 2011년에도 독일의 유명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 오스람과 국내 대기업 삼성이 맞붙은 특허침해소송 및 특허등록무효 사건에서 삼성 측을 대리해 이듬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오스람은 상업용 조명등으로서 LED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자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국내 법원은 물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서 특허 분쟁을 벌였다.

오스람은 LED 조명의 핵심 기술로 알려진 청색 LED가 내는 청색광을 백색광으로 바꾸는 ‘화이트 컨버전’ 기술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다래는 특허명세서에 특허권을 보장받기 위한 요건이 충분히 담겨있지도 않은데다, 보호 대상 기술이 기존 기술들에 비해 새로울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특허심판원은 이들 특허가 무효라고 결론냈다. 삼성 측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다. 조용식 대표는 “다래는 침해소송과 심결취소소송을 모두 다루는 강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경영 전략적 차원에서 펼치는 전 세계 동시다발 소송 역시 다래의 활동 무대다. 다래는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노바티스가 벌인 7개국 동시 소송에서 GSK의 국내 대리인을 맡았다. 국내 시장 개척자 다래가 글로벌 제약 공룡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영국 리서치 업체 이밸류에이트파르마(EvaluatePharma)의 ‘월드 프리뷰 2016’ 보고서에 따르면 노바티스, GSK는 2016년 처방약 매출이 각각 460억달러(52조원), 387억달러(43조원)를 기록한 글로벌 제약 업계 3위, 6위 업체다.

다국적 동시다발 소송은 법률 등 제도적인 부분부터 시장 상황까지 나라마다 천차만별인 가운데 진행된다. 큰 틀에서 하나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논리적인 모순이 없도록 각국 대리인들끼리 손발을 맞춰야 한다. 한 국가의 소송에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동시에 타격을 입고, 반대로 유리한 사실을 찾아내면 다른 나라 재판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 때문이다.

다래는 한국의 판례 및 법제를 설명하고, 자료를 분석·공유하는 데만 1000시간 이상 공을 들였다. 다래는 앞서 필립스가 정지화상 압축 기술 표준인 JPEG 관련 2000년대 중반 8개국에서 다양한 기업을 상대로 벌인 소송전에서 코니카미놀타를 상대로 한 특허침해금지소송을 맡아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지식재산분쟁팀
전체 19명 중 9명이 이공계 출신 변호사

법무법인 다래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지식재산 분야 로펌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법률 시장 평가기관 챔버스앤드파트너스(Chambers and Partners)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로펌 평가’에서 다래를 ‘지식재산권 우수 로펌’으로 선정했다. 글로벌 법률 시장 정보제공 업체 리걸리스(Legallease)도 100여개국 주요 로펌들의 분야별 경쟁력을 평가한 연례보고서 ‘2017 더 리걸500’에서 다래를 우수 로펌으로 뽑았다.

다래는 특화된 전문성을 쌓은 변호사들과 지식재산권 관련 기본기를 다진 변호사들이 신구 조화를 이뤄 주요 프로젝트마다 유기적으로 팀을 꾸려 대응하는 게 강점이다. 조용식 대표는 “일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조직 내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키기 위해 주창한 아메바 경영을 지향한다”면서 “지식재산권의 경우 전문가들끼리 조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를 최고 수준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래 소속 국내 변호사 절반은 이공계 전공 출신이다. 황정열(48·사법연수원36기), 이혁제(45·변호사시험1회), 윤정근(42·변호사시험1회), 최정완(37·사법연수원42기), 배수영(36·변호사시험2회), 이은지(31·변호사시험4회) 변호사는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민현아(47·사법연수원33기) 변호사는 컴퓨터공학을, 이신정(45·사법연수원37기) 변호사와 배지영(38·변호사시험2회) 변호사는 각각 화학교육과 신소재공학을 전공했다. 이들 중 다수는 IT·소재 분야 대기업 등에서 연구원·컨설턴트로 일하거나, 변리사로 활동하다가 변호사 자격을 땄다.


지식재산권 분야 우수로펌 선정

다래 내 ‘3040’이 주로 이공계 출신인 반면 ‘4050’ 대부분은 법학 전공자들이다. 조용식 대표, 박승문 대표와 장달원(56·사법연수원16기) 변호사 등은 판사 출신이며, 박병규(44·29기)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다. 하상현(60·19기), 박성진(51·28기), 박지환(48·31기), 정영선(41·34기), 김정원(29·변호사시험5회) 변호사는 법학 전공자다.

특허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낸 구욱서(62·8기) 전 서울고등법원장이 2011년 고문으로 합류해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새로운 발명·기술이 제도 내에서 온전히 보호받으려면 전문가적 소양을 일반인의 눈높이로 풀어내는 균형감각도 중요한 요소다.

대형 로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집도 강점이다. 국내 주요 로펌과 달리 단 한 차례도 합병을 거치지 않았다. 외형 성장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조 대표는 “대표가 곧장 팀과 소통하며, 중복 사안이 있으면 팀끼리 협업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로펌의 역량을 어디에 집중할지 투자 관련 의사결정부터 고객 니즈 대응까지 신속히 대응하는 체제를 갖췄다”고 했다.

2013년에는 지식재산권 컨설팅 전담 법인 ‘다래전략사업화센터’를 열었다. 김정국, 배순구(기술고시29회) 변리사가 이 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지식재산권 조사·분석을 토대로 시장 동향을 짚어주고,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연구 성과 분석·평가 및 사업 기획 지원, 기술 평가, 기술 거래 및 기술 사업화 마케팅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 대표는 “특허법인 내 컨설팅 파트 조직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독립하게 된 경우로 50명 남짓한 석·박사급 인원이 일하고 있다”면서 “법무법인 겸 특허법인에서 출발하다 보니 소송이나 출원 업무 수요가 생기면 유기적인 협업도 가능하다”고 했다.

특허청은 2015년 다래를 국내 첫 민간 지식재산권 평가기관으로 선정했다. 평가기관은 발명의 성과를 이룬 개인·기업이 투자 유치나 기술 거래 등 산업과 접점을 이룰 기반을 갖췄는지 평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성·시장성을 모두 가늠할 눈을 갖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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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특허·상표·디자인·실용신안 등 심사·등록을 거쳐 보호받는 산업재산권과 문학·음악·미술 작품 등 창작과 함께 보호받는 저작권을 의미한다.
심결취소소송·침해소송 지식재산권 분쟁은 통상 보호 권리의 유·무효 등 특허심판원이 내린 심사 결과 처분의 적절성을 다투는 심결취소소송과, 권리 침해에 따른 각종 금지 처분과 손해배상 문제를 다투는 침해소송으로 나뉜다. 침해소송의 경우 변호사에 대해서만 소송대리권이 인정되고 있지만, 심결취소소송은 변리사들이 활약하고 있다.

plus point

interview 조용식 다래 대표변호사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 인수합병·공정거래·세무 분야도 지원”

지식재산권 분야 외길을 걷는 것이 순탄치는 않았다. 특히 국내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그 고통은 배가됐다. 조용식 다래 대표변호사는 “로펌의 대표로서 외형을 불려 다양한 사건을 취급하는 일반 로펌과 다래가 그간 걸어온 전문 로펌 사이에서 항상 선택의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다래의 성장 과정은 국내 기술 중심 중소기업들이 성장해온 과정과 같다”면서 “한국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이 변호사로서 느끼는 보람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올해로 다래 설립 19년을 맞아 국내 지식재산권 시장에 대한 평가와 포부를 들어봤다.

조 대표는 “한국의 제도적 기반은 상당히 잘 정비돼 있지만 실질적인 보호의 수준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다수 증거를 가진 일반 형사사건 등과 달리 지식재산권 분쟁의 경우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피해자의 증거 확보가 어렵고, 그만큼 가해자의 침해를 입증하기도 어렵다”면서 “영미권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제한적이나마 상대방의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대부분 군소 자본으로 출발하는 벤처기업은 자금력과 더불어 전문가의 조력 없이는 사업화가 어렵다”고 했다. 5년, 10년 앞을 내다보고 해외 시장에서도 지식재산권을 보호받도록 출원·등록 등 권리화를 해둬야 기술 상용화의 의미가 있는데, 제때를 놓쳐 좌절하는 사례가 잦다는 것이다.

다래가 전략사업화센터를 연 것도 ‘기술이 사업으로’ 자리잡기까지 시장 분석과 자금 조달 등 총체적인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했다. 조 대표는 “지식재산권 한 우물만 파더라도 관련 기업법무는 물론 기술 침해에 따른 공정거래, 지식재산권 관련 수익 창출에 따른 세무 문제, 인수·합병(M&A) 시 중요한 기술 가치 평가 등 다방면에서 강점을 갖는다”면서 “다래를 최고의 지식재산권 로펌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부회장인 조 대표는 국내 지식재산권 분야 1세대 전문가로 한·일변호사협의회 회장을 맡아 민간 외교사절 역할도 하고 있다. 올 1월에는 라비 샹카르 프라사드(Ravi Shankar Prasad) 인도 장관(정보통신·법무)을 만나 한·인도 간 기술 인증 간소화 및 전자정부·전자소송 도입 등을 논의했다.

기사: 정준영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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