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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년 역사 日 요시노야, 라멘집·이자카야로 변신 저가 출혈 경쟁에 사업 다각화하고 해외 진출
  > 2016년07월 158호 > 기업 & 산업
日 규동 체인점의 변신
117년 역사 日 요시노야, 라멘집·이자카야로 변신 저가 출혈 경쟁에 사업 다각화하고 해외 진출
기사입력 2016.07.17 18:38


요시노야는 최근 유명 라멘 전문점을 인수했다.
사진은 일본의 한 요시노야 점포 앞에 점원들이 서 있는 모습. <사진 : 블룸버그>

얇게 저민 소고기를 두부, 양파, 파와 함께 양념에 볶아 하얀 쌀밥 위에 얹어 먹는 음식 규동(牛丼·소고기덮밥)은 일본의 국민 음식 중 하나다. 400엔(4600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선 어디를 가도 흔히 규동 체인점 ‘요시노야(吉野家)’ ‘마쓰야(松屋)’ ‘스키야(すき家)’를 만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117년 역사를 가진 요시노야다.

그런데 최근 요시노야가 일본의 다른 국민 음식인 라멘으로 진출했다. 또 요시노야는 일부 점포에서 술을 판매하며 이자카야(居酒屋)로 변신을 시도했다.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한 규동에서 벗어나 이익률이 높은 음식으로 사업을 다양화하고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라멘 전문점 인수해 동남아·미국 진출

요시노야홀딩스는 6월 27일 도쿄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라멘 전문점 ‘세타가야(せたが屋)’ 지분 66.5%를 창업자 마에지마 쓰카사(前島司·53)씨로부터 인수했다. 2000년 창업한 세타가야는 독특한 맛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메뉴로 인기를 끌었고 마에지마씨는 ‘미스터 라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해외에도 진출해 미국에 3곳의 점포를 갖고 있다.

요시노야홀딩스가 세타가야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는 라멘 사업의 해외 진출이다. 마에지마씨는 일본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인터뷰에서 “요시노야홀딩스가 갖고 있는 해외 영업망과 자금력으로 아세안·미국에 적극 진출하겠다”라고 말했다. 요시노야홀딩스는 이번 인수에 대해 “요시노야는 ‘경쟁으로부터 공동 가치 창조로’라는 비전을 갖고 새로운 가치 창조에 도전하고 있다. 세타가야의 철학은 요시노야의 가치관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요시노야는 라멘 전문점 인수로 해외 진출 외에 주력 사업인 규동 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과 수익성 악화에 대응할 수 있다.

규동은 일본인들이 싼값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어서 ‘디플레이션의 상징’이 됐다. 1990년대엔 보통 사이즈 한 그릇에 400엔 수준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며 가격 인하 경쟁이 붙어 200엔대로 가격이 떨어졌다. 이후 광우병 사태로 미국산 소고기 공급이 끊기면서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됐고 인기가 하락해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해 가격 인하 전쟁이 벌어졌고 200엔대 규동이 다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당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디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반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취임하면서 일어났다.

2014년 4월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소비세율을 종전 5%에서 8%로 인상했고 이후 350~380엔 수준에서 규동 가격이 형성됐다. 하지만 가격 인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스키야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열흘간 한 그릇에 350엔인 규동을 60엔 인하한 290엔에 판매했고 요시노야도 10월 1일부터 일주일간 380엔인 규동을 300엔에 판매했다. 규동 가격이 200엔대에서 300엔 이상으로 인상되자 고객이 줄어 실적이 악화된 게 원인이다. 연결 기준으로 요시노야홀딩스의 영업이익은 2014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2월)엔 35억엔이었지만 2015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엔 16억엔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 때문에 가격 전쟁은 언제라도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라멘은 규동과 같이 ‘한 끼’를 해결하면서도 단가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요시노야의 보통 사이즈 규동은 한 그릇에 380엔이지만 세타가야에서 판매하는 ‘세타가야라멘’은 1030엔이다. 여기에 일본인들은 라멘을 먹으면서 맥주를 주문해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아 고객 1인당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술과 간단한 안주 메뉴도 개발

요시노야는 규동 가격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장에서 새로 개발한 안주 메뉴와 술을 판매하는 전략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요시노미(吉呑み)’다.

2014년 일부 매장에서 시작했다가 매장을 대폭 늘려 요시노야 1200개 매장 중 350곳에 도입했다.

이 점포들은 전보다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시노미는 간단하게 술을 한잔 하는 일본의 음주 트렌드(초이노미)에 맞춰 만들어졌다. 요시노야는 원래 맥주를 판매했지만 밥이 아닌 안주와 술을 마시기 원하는 고객에 맞춰 신메뉴를 개발하고 다양한 종류의 술을 갖췄다. 안주로는 소고기조림과 소갈비, 구운 오징어 등을 100~300엔 수준에 판매한다. 생맥주(350엔), 하이볼(위스키와 소다수를 섞은 칵테일·350엔), 매실주(350엔) 등 술값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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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야 일본의 대표적인 규동 체인점. 1899년 일본 도쿄 니혼바시(日本橋) 어시장에 개인 상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1926년 쓰키치(築地)시장으로 이전했다. 1952년에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1975년 미국 덴버에 점포를 개설하면서 해외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지에 점포가 있다.
초이노미(ちょいみ) ‘적다’와 ‘마시다’는 단어를 합친 말. 술집이 아닌 곳에서 저렴하고 가볍게 술을 즐긴다는 뜻이다.

plus point

‘미스터 라멘’ 마에지마 쓰카사

마에지마씨는 일본요리 장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다양한 직업을 거쳐 2000년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에서 첫 번째 ‘세타가야’ 점포를 열었다. 고치(高知)현 도사시미즈(土佐水)의 가다랑어를 사용한 해산물 육수, 특제 간장농축액을 넣은 ‘세타가야라멘’이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라멘에 사용하는 간장이나 소금 등의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점포 ‘라멘 제로’, 모든 종업원이 여성이고 요구르트의 신맛을 살린 면을 제공하는 ‘밀과 고기 복숭아 나무(신주쿠 소재)’등 독특한 점포를 열었다.

다양한 라멘과 점포를 개발해 마에지마씨는 ‘미스터 라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에지마씨는 ‘주식회사 세타가야’ 대표이사면서 일본라멘협회 이사직도 맡고 있다. 세타가야는 일본 도쿄역과 하네다(羽田)공항 등에 매장이 있고 해외엔 뉴욕과 뉴저지 등에 점포가 있다.

기사: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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