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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부부가 초미니 백반집 차린 이유
  > 2016년07월 157호 > 기업 & 산업
창업 트렌드 <1>
70대 부부가 초미니 백반집 차린 이유
기사입력 2016.07.09 23:36


<일러스트 : 이승범>

서울 신사역 부근 골목길에는 리버한식이라는 가정식 백반집이 있다. 시니어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테이블 5개의 초미니 음식점이다. 메뉴는 백반 딱 한 가지. 반찬은 매일 바뀐다. 점심시간이면 손님이 짐짝처럼 붙어 앉아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허름하고 비좁지만 골수팬들이 많다. 음식점 안주인이 내 가족에게 하는 것보다 더 진실하고 정성스럽게 상을 차려내기 때문이다. 모처럼 고향집 방문한 자식을 위하는 엄마 마음 같다.

남편은 올해 77세, 아내는 72세다. 대학 졸업 후 은행에서 만나 사랑을 꽃 피웠다는 이들은 당시 최고 엘리트들이 가는 은행 출신으로 남편이 잘나갈 때 대한민국 중상류층의 삶을 만끽했던 사람들이다.

초미니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은퇴 없는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생산적인 삶이 좋다는 것이다.

가끔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하며 매장에서 부부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손님들도 말싸움에 끼어들어 웃음바다가 되기도 한다. 70대에 음식점 하면 아픈 곳은 없냐는 질문에 건강하단다. 건강을 타고난 건지 일을 해서 안 아픈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서울 논현역에서 브레댄코라는 내추럴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하정평씨도 올해 72세다. 그가 창업했던 나이는 요즘 한창 직장에서 퇴직하는 50대 중반이었다. 서울 동부이촌동에서 신라명과를 운영하다가 신라명과 계열사가 브레댄코라는 베이커리카페 브랜드를 출시하자 매장을 옮기고 새로운 브랜드로 변경했다.

현재 하정평씨는 브레댄코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다. 7호선역에 있는 논현역점과 압구정점 그리고 모 대학병원 내 매장이다.

하씨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온 가족이 사업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이 각각 매장 하나씩을 맡고 있지만 총괄 지휘자는 하정평씨다.

가맹본사에서 제빵사를 파견해주기 때문에 인력 걱정은 없다. 그래도 하 사장은 논현역점에 아침 일찍 출근한다. 지하철 매장이라 이른 시간에 고객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직장인 대부분은 젊은층이지만 거리감은 없다. 항상 솔 음정으로 활기차게 인사하고 말을 걸고 농담도 곧잘 건네기 때문이다.

커피는 본인이 직접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맛 내는 법을 배워서 그만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체에 다니던 김정국(60세)씨는 자녀의 사업을 지원해주면서 2막 인생을 멋지게 살고 있다. 김씨의 장녀는 음대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피아노리브레라는 성인피아노학원을 운영하고있다. 김씨는 첫 매장을 여는 데 필요한 초기 투자비를 대여해주고 그 회사 임원이자 자신 역시 매장을 하나 운영하는 가맹점주로서 경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간능력 최고조 나이는 57세

정년이 연장됐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는 심지어 55세도 안 돼 퇴직한 후 재취업도, 창업도 못 한 채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는 중년의 인재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본격적인 창업에 대해 “이 나이에 무슨 모험”이냐고 말하기도 하고 일에 대한 욕망을 자의 반 타의 반 포기하고 주식투자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오레곤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 능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나이가 57세라고 한다. 중요한 책임을 맡은 정치인들은 70세가 넘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재래시장에는 꼬부랑 할머니들도 왕성하게 장사를 한다. 능력을 나이에 맞추는 것은 소중한 삶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다.


▒ 이경희
고려대 사회학과, 세종대 경영학 박사, 20여년간 신사업 개발 및 개인창업설계, 프랜차이즈 기업 시스템 구축과 전략마케팅 분야 컨설턴트로 활동

기사: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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