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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노동시장 유연성 높인 獨 슈뢰더 개혁 배워야 <br>성장·분배 동시 추구 필요… 정책 감시·진흥 역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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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움직이는 국회의원 3]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서울 관악구갑)
“文 정부, 노동시장 유연성 높인 獨 슈뢰더 개혁 배워야
성장·분배 동시 추구 필요… 정책 감시·진흥 역할 할 것”
기사입력 2017.11.20 10:58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임영근>

“운전대는 대통령과 내각 그리고 여당이 단단히 쥐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은 함께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그럴 때만 정말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 추진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국민에게 욕도 같이 먹고 꿈도 함께 나눠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민생을 위한 새 정치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국정감사를 앞두고 실시된 9월 13일 정기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 나선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요즘 자영업자들 정부 정책 따른 피해 호소”

저성장, 저출산, 양극화 극복 방안을 여‧야‧정(與‧野‧政)과 노사 등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만들자는 얘기다. 경제성장과 불평등 완화를 위한 사회적합의가 이뤄져야 한국 경제의 재도약이 가능하다는 게 김 의원의 지론이다.

조선비즈는 국감 전인 10월 12일과 국감 후인 11월 6일 김 의원을 만났다. 그는 “과거에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특정 정치세력이 밀어붙여 성과를 냈지만, 저성장과 양극화 극복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놔야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과거방식으로 할 수 없다”면서 “성장과 분배개선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의원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학생운동을 하다 1984년 대학 졸업 후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련 정책기획부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투옥생활을 하며 경제학 공부를 새로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정책전문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서울대 제자들이 주축이 된 금융연구회에서 경제식견을 쌓았다.

1997년 통합민주당과 신한국당이 합당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손학규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갑 지역구에 출마, 처음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당내 초재선 개혁파 의원 모임인 민본21을 주도했으며, 2011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정치개혁을 위한 무소속 정치의병을 자임했다. 이후 2012년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도모했고, 2016년 국민의당 창당 때 합류해 20대 총선에서 재선 의원 고지에 등정했다. 그는 “선수(選手) 늘리는 일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경제·사회변화에 도움되는 일을 하려고 한다”면서 “안그러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식(가운데) 의원이 서울시 관악구 지역구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과 사진을 찍고있다. <사진 : 김성식 의원실>

지역구 주민들은 최근 경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했다. 최저임금 16.7% 인상 등 현 정부 정책으로 피해가 크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경제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금융·기업 구조조정의 계기로 활용할 정도로 경기변동 대응력이 좋았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중국발 특수 효과의 달콤함에 취해 있다 경제체질 개선 기회를 놓쳤다. 그사이 중국은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의 추격자가 됐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에서는 혁신을 주도하며 한국 경제의 혁신 에너지를 압도하고 있다. 경제구조와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한국 경제가 추구해야할 체질 개선 방향은.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사회안전망을 강화 시켜야 한다. 그래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지금은 한계기업들을 퇴출시키면 실업 등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다. 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을 위한 고용유연성 증대를 수용하고, 대기업은 사회안전망 강화에 기여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
“고용보험 강화다. 현재는 해고 후 실업급여를 최대 150만원가량, 3~8개월만 받을 수 있다. 구조조정을 위한 인력조정을 수용할 수 없는 환경이다. 고용보험을 강화해서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와 업황이 좋지 않아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1년 정도는 먹고살 걱정 없이 재취업이나 재창업을 하기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성식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경제정책을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인 관점에서 만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표가 될 만한 정책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복지 재원을 위한 증세에 소극적인 점에 대해서는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제대로 된 민주정치는 자기 지지층에게 양보와 타협을 요구하는 지도력에서 시작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그런 의미에서 대기업 노동조합에 어떤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무원 증원 등 청년 세대를 위한다면서 추진하는 정책이 오히려 청년 세대의 미래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또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내놓은 정책이 기업주들이 고용을 적게하는 쪽으로 행동하게 만들어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 현 정부 정책은 선의(善意)의 목표와 달리 결과는 악과(惡果)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 증세가 불가피하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소득자·대기업 핀셋 증세는 바람직한 방향인가.
“그렇지 않다. 고소득층과 대기업 등 일부 계층을 겨냥해서 증세하겠다는 발상은 세금은 부자만 내고 중산층과 서민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 때문에 핀셋 증세는 복지사회로 가는 국민적 동력을 떨어뜨린다. 현 정부 임기 5년간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증세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중산층과 서민 복지를 취약하게 만들고, 복지를 위한 재원 마련 부담을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행동이다.”

정부는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세율을 25%로 올리자는 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정치공학적인 접근이다. 법인세율을 여러 구간으로 운용하면 분사 등으로 기업규모를 줄여서 세율 상승을 회피하려는 문턱효과가 발생한다. 법인세율 인상이 필요하면 기업들에 증세 당위성을 설득하는 정공법을 펼쳐야 하는데, 이게 부담스러우니까 터무니 없이 높은 과세표준 2000억원이라는 구간을 신설해서 여기에 해당되는 100개 기업만 증세 대상에 해당되고 나머지 기업들은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굉장히 궁색한 논리이고 조세 원칙을 왜곡시키는 정책이다.”

김성식 의원은 20대 총선 후인 작년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을 맡으며 여야 정치권과 기획재정부가 참여해 경제정책 방향을 조율하는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구성과 운영을 주도했다. 조선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편성, 누리과정(영유아 무상보육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 예산 지원,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이 이 회의체를 통해 결정됐다. 김 의원에게 한국 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협치가 잘 작동된다고 생각하나.
“한국 정치권에서 협치가 굉장히 왜곡돼 있다. 협치는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정당 간, 정부와 야당 간 협력은 협치가 아니라 연합정치라고 불러야 한다. 연합정치는 정책을 공유하고 내각 참여까지도 보장하는 연합정부 구성부터 사안별 정책연대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연합정치를 위해서는 사전에 의논해서 정책을 함께 만들고, 표 얻는 일, 표 잃는 일을 함께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 의미를 모르고 정부 정책에 대해 야당이 함께하면 협치고 그렇지 않으면 협치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논리다.”

지금 어떤 논의부터 시작해야 하나.
“복지를 얼마나 늘리고, 세금을 얼마나 더 거둘 것인가, 복지 확대는 어느 부분부터 시작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한 정책연대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이런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미 발표한 정책도 수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국정 성공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자본가들을 대변한다는 미국 공화당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JP모건과 스탠더드오일 등과 싸우며 반독점 정책의 틀을 잡았다. 부의 양극화, 독점현상을 차단했다.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는 친노동 정당인 사민당 소속이었지만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을 해서 독일 경제의 기틀을 바로 잡았다. 둘 다 정권을 잃었지만 사회 발전이라는 관점에서는 큰 진전을 이뤘다.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


▒ 김성식
1958년 부산 출생,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경기도 정무 부지사, 18대·20대 국회의원,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plus point

노동운동가에서 정치인 변신


김성식(왼쪽) 의원이 서울시 관악구 주민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 : 김성식 의원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의 정치역정은 ‘가시밭길’에 비유된다. 그는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함께한 동료들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할 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제정구 전 의원 등이 주도했던 ‘꼬마 민주당’에 들어갔다. ‘3김 청산’이 시급하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민주당이 이회창의 신한국당과 합당하면서 한나라당 소속이 됐지만 원외 생활을 10년 이상 했다. 호남 출신이 많은 서울 관악갑 지역에서 16, 17대 총선에 도전해 연거푸 낙선했다. 국회의원이 된것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였다.

국회 입성 후에도 그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여당속에 야당을 자처하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를 청와대 거수기라고 몰아쳤고, 2011년 말에는 한나라당의 재창당을 요구하며 탈당했다. 무소속 정치의병을 자처하며 2012년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해 대선 때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했지만,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지켜봐야만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오르고, 국민의당이 제 3당에 오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김 의원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을 깨뜨리기 위해서 기존 정당에 기웃거리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마음을 국민들께서 헤아려주셔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plus point

경제 관료가 인정하는 경제통
감옥서 경제 공부… ‘금융연구회’ 참여해 국가경제 고민

이현승 조선비즈 정치팀 기자


10월 19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김성식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 : 김성식 의원실>

지난 10월 19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번째 국정감사를 받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 질의 순서가 돌아오자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질의 내용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을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놓기 위해서였다. 고용보험 강화방안, 연공서열식 급여체계, 수요독점적 원하청 구조 등에 대한 김 의원의 정책 제언이 깨알같이 박혀있었다. 김 부총리는 김 의원이 질의할 때마다 “의원님 지적에 공감합니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정운찬 전 총리 지도로 경제 공부

국회 안팎에서 김성식 의원은 ‘최고 경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거시·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국은행의 이주열 총재도 김 의원이 질의할 때면 “의원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만”이라는 말로 답변을 시작한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등 한국 경제를 책임지는 최고 당국자들이 김 의원 질의를 경청한다. 정부 당국자들은 의원들에게 정책을 설명할 때마다 “김성식 의원이 동의한다면 나도 찬성하겠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하지만, 이력서상 프로필을 보면 ‘경제 전문가’라는 타이틀과 김 의원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기는 했지만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근무한 것도 아니고,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청년 시절은 전형적인 운동권 출신의 모습이다. 김 의원은 대학 1학년 때인 1977년 캠퍼스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전투경찰과 시비가 붙어 흠씬 두들겨 맞은 사건을 계기로 운동권 서클에 가입하게 됐고, 이듬해 긴급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가 감옥에 들어갔다. 출옥 후 군대에 갔다오고 위장취업을 한 끝에 7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노총 간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정책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역설적으로 1986년 민주화 운동 과정 중에 겪었던 두번째 투옥 생활 때다. 김 의원은 “대학을 다닐 때는 학생운동을 하느라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못했고, 감옥 안에서 폴 새뮤얼슨의 ‘경제학원론’과 미시·거시경제학 교과서를 읽으면서 경제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출옥 후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사단법인 나라정책연구원 등에서 활동하며 정책 전문가로서의 길을 모색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여러 이력 중 ‘금융연구회’ 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학 은사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만든 공부모임이다. 윤창현 전 금융연구원장(서울시립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학계·금융계 인사들이 핵심 멤버들이다. 그는 “경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정운찬 선생님께서 참여하라고 하셔서 1990년대 중반부터 수년간 함께 세미나도 하고 많은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도 고민들이 생길 때마다 경제 분야에서 식견이 많다고 알려진 분들을 만나 대화하고, 현안이 생길 때마다 심도 있는 자료를 구해 학습하고 있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으려고 하다보니 정책 제언의 설득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정원석 조선비즈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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