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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心同行… 권한은 나누고 경청하는 리더십이 열쇠 “교수 전원 면담… 10년 후에도 경쟁력 있게 학과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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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리더십 탐구 한태식 동국대 총장
一心同行… 권한은 나누고 경청하는 리더십이 열쇠 “교수 전원 면담… 10년 후에도 경쟁력 있게 학과 개편”
기사입력 2017.03.27 09:58


한태식 동국대 총장은 “한마음 한뜻으로 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일심동행(一心同行) 리더십으로 학교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임영근>

교무회의 때 45명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제일 마지막에 발언하는 총장. 교수 전원과 일대일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총장. 정량평가 중심의 외부평가를 거부하는 총장. 실적으로 줄 세우기를 거부하는 총장. 권한의 절반만 쓰는 총장.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학과 개편을 추진 중인 총장. 등록금 반환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각오로 취업·창업 지원에 나서는 총장. 모두 ‘3전4기(三顚四起)’ 도전 끝에 2015년 5월부터 동국대학교 제18대 총장을 맡고 있는 한태식(보광·66) 총장의 모습이다.

“취임 후부터 일심동행(一心同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자는 것이지요. 그러려면 리더는 권한을 나눠야 합니다. 밀어붙이는 리더십의 성과는 잠깐이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믿음에서 한 총장은 올해 교수 전원과 면담을 계획하고 있다. 교수연구실에 일일이 전부 찾아가 애로사항을 경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득도(得道)’한 한 총장에게도 ‘나누고 경청하는 리더십’을 온전하게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회의 때 45명이나 되는 교무위원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있기 힘들었습니다. 생각이 너무 달라 속이 뒤집어질 때도 있었지요.(웃음)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단련이 되더군요. 회의 때 총장이 먼저 발언하면 다른 얘기는 거의 들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면 기껏 총장 권한을 나눈 효과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끝까지 참고 들었더니 그제야 상대방 의견도 ‘일리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총장은 이렇게 권한을 나누니 오히려 직접 모든 일을 챙길 때보다 학교가 잘 돌아간다고 밝혔다. 총장이 모든 권한을 휘두르면 학내 주요 구성원들이 총장만 쳐다보고, 총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갈등이 발생하는데 이런 부작용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구성원들을 끌고 가려 하지 않고, 학교를 직접 이끌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총장 혼자 끌고 가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대신 한 총장은 기부금 모금 같은 ‘궂은일’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해 149억원(약정액 230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는 국내 사립대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규모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으로부터는 총 200억원이 넘는 국책사업을 따냈다.


지난해 세계 대학 순위 93계단 상승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동국대는 전 세계 380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2016 QS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14위, 세계 순위 444위에 올랐다. 2015년 537위에서 93계단 뛰어오른 것으로 동국대가 개교 이래 기록한 최고(最高) 순위다.

한 총장은 국내에 채 100명도 되지 않는 한국 불교학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동국대 불교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후 1989년 일본 교토 붓교대학에서 ‘신라 정토(淨土) 사상의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모교 강단에서 불교학을 가르치면서 대외협력처장, 불교대학장 등 각종 보직을 두루 거쳐 학내 행정과 리더십 실무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조계종 장학위원회 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같은 대외직책도 맡고 있다.

임기(4년)의 반환점을 돈 한 총장은 “지금부터 임기가 시작된다는 각오로 다시 달리겠다”며 “올해는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맞춰 교과과정을 개편하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한태식 총장이 산학협력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의 아이디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동국대>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다. 어떤 대학관(觀)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마디로 ‘대학다운 대학’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대학가에 학생을 고객으로 보는 관점이 각광받고 있는데 이에 반대한다. 같은 맥락으로 대학들이 기업 평가 방식을 적용해 교수와 직원들을 실적 위주로 줄 세우는 것도 반대한다. 대학은 생산을 하는 곳이 아니다. 학문 발전과 인재 육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3전4기 끝에 총장이 됐다. 4수를 한 이유가 뭔가.
“교수를 하는 동안 16년간 보직을 맡았다. 학교에는 교육부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학사행정과 학생들에게 교육서비스를 하는 일반행정이 있는데, 학사행정과 일반행정 보직을 각각 8년씩 했다. 이렇게 16년을 하니 학교 행정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그래서 총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번째 도전 끝에 총장이 됐는데 그게 좋은 약(藥)이 됐다. 3전4기 하면서 계속해서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총장이 되자마자 바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다.”

정토사 주지스님이기도 한데, 학교와 사찰 경영은 어떤 차이가 있나.
“둘 다 조계종이 세운 곳이고 부처님을 모신다. 공통점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는 비영리법인이라는 점이다. 대학은 저출산 현상에, 불교는 불교인구가 줄고 있는 위기에 빠져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소통이다. 학교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훨씬 더 힘들다. 학교에 주인의식을 가진 분들이 많기 때문인데,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역지사지(易地思之)해서 양보와 배려를 중시하려고 한다.”

한 총장만의 ‘리더십’은 무엇인가.
“중심을 바로 세우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즉, 학교의 인력과 자원을 대학 본연의 역할과 직결된 곳에 집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부평가에 총장부터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최근 대학 실적이 건물 많이 짓고 외부 평가 잘 받는 것으로 변질된 게 안타깝다. 정량적 잣대로 줄 세우는 외부 평가는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내부의 단합과 소통을 가로막는다. 저부터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외부 평가의 어떤 점이 불만인가.
“학내 모든 활동을 정량화해 평가하는 점이다. 일례로 이런 사고가 팽배하면 학생 수준과 관계없이 영어수업 비중이 늘어난다. 과거 우리도 국제화 평가지수를 높이기 위해 강의의 26%를 영어로 했다. 불교학 강의도 영어로 했다. 이러다 보니 불교학과 학생들이 ‘영어 때문에 도(道) 못 깨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외부 평가 때문에 정작 교육이 부실화 됐던 셈이다.”

교수 평가 방식도 바꿨나.
“그렇다. 그동안 학교는 교수를 논문 편수가 적으면 승진이나 안식년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평가했다. 이 제도를 폐지했다. 또 퇴직을 3년 정도 남긴 교수는 평가하지 않고 원로에 대한 예우를 갖추도록 했다. 저는 망신과 면박의 리더십보다는 부탁과 칭찬의 리더십이 더 나은 성과를 내게 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교수 경쟁력은 어떻게 키우나.
“정당한 평가와 합리적 인사가 핵심이다. 하지만 결코 줄 세우지 않는다. 한마음 한뜻으로 같이 가야 학교도, 교수도 발전한다. 교수가 행복하면 분명히 학생도 행복해진다. 그래서 총장이 먼저 말하고 지시하기보다는 먼저 들으려 노력 중이다. 교수진 전체와 면담을 하고, 또 연구실도 찾아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다 파악할 예정이다.”

먼저 직접 찾아가 경청하려는 리더십이 참신해 보인다.
“일심동행하려면 먼저 듣는 것 외에 방도가 없다. 저는 교무회의 등 주요 회의에서 제일 마지막에 발언한다. 총장이 먼저 말하면 다들 받아 적기 바쁘다. 이러면 다른 아이디어를 놓치게 되고 소통도 불가능해진다. 총장에게 집중된 권한도 나누고 있다. 총장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도 없지만, 이런 리더십으로는 일심동행이 불가능하다. 권한을 나누니 오히려 일이 더 잘된다. 총장에게 줄 설 필요가 없으니 불필요한 갈등도 생기지 않는다.”

학생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나.
“핵심은 교과과정 개편이다.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올라탈 수 있게 학과 운영과 교과과정을 융통성 있게 바꾸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우리 동국대 법학과는 더 이상 헌법, 민법, 상법 위주로 수업하지 않는다. 사법시험이 없어지는데, 사시 합격을 위한 교과과정은 개편해야 한다. 이에 지적재산권, 세법 등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과목을 신설해 가르친다. 1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 지금 존재하는 학과가 계속 살아남을지 아무도 모른다. 변화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그런 학과는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우리 학교는 2학년부터 전과(轉科)가 자유롭다. 문과에서 이과로 이동도 할 수 있다. 더 이상 학과 정원이 의미가 없다. 학문적으로나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면 학생들은 빠져나간다. 교수들이 스스로 변화할 유인이 충분한 셈이다.”

한 총장은 인위적으로 학과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는다. 다만 교과과정 개편과 교수 채용을 기존과 다르게 진행한다. 그는 최근 일어일문학과를 일본학과로 개편했다. 일본 문학만 공부해서는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으니, 역설적으로 일본과 관련된 종합적인 교육을 실시해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발상에서다.

그는 “한국화(韓國畫) 교수를 뽑을 때도 영상매체 활용 능력을 갖춘 이를 뽑았다”고 말했다. 화선지에 수묵화만 그리던 학생들에게 융복합 역량을 심어줘 원래 실력에다 영상 활용력까지 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총장은 “기계로봇과 교수를 채용할 때도 수술용 로봇을 개발한 사람을 뽑았다. 이는 의과대학과 시너지 창출을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취업 지원은 어떻게 하고 있나.
“장기현장실습형(IPP) 일·학습병행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방학 때 잠깐 인턴을 하는 게 아니라 6개월씩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학점도 인정받게 하는 제도다. 기업에서 학생을 마음에 들어하면 바로 취업하게 지원도 한다. 과거에 대학의 역할은 지성인을 길러내는 것으로 끝났다. 이제는 아니다. 사회 진출까지 책임져야 한다.”

대학이 학생들의 사회 진출까지 책임져야 하나.
“물론이다. 이젠 학생들이 취업이 안 되면 등록금 반환 소송을 할지도 모른다. 부모 입장에서도 4년 등록금 냈는데 자식이 백수가 되면 마음이 어떻겠나. 정말 등록금 반환 소송이 날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학교가 적극적으로 취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 총장이 앞장서야 한다. 우리 학생 취업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찾아가 누구든 만난다.”

대학 재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한 해에 등록금이 1400억원 들어오는데 지출해야 할 예산은 2300억원에 육박한다. 900억원이 모자란데, 총장이 이걸 책임져야 한다. 이에 각종 국책사업 및 수익사업을 진행 중이다. 교수들의 특허를 적극 활용해 사업화하기도 한다. 또 우리 학교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교통이 좋은 만큼 대관 수요가 많다. 이런 사업들을 다 해서 작년에 836억원 정도의 수입을 만들어냈다.”

총장님들이 기부금 모금에 힘들어하는데.
“지난해 우리 동국대의 약정 기부금은 230억원(모금액 149억원)을 넘었다.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기부금을 내주시는 동문 가족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그래서 기부자들에게 틈틈이 전화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다. 30만원의 기부금을 낸 졸업생 변호사 등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한다. 아울러 매월 1만원씩 정액 기부하시는 재학생 부모들에게도 꼭꼭 연락드리고 있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


▒ 한태식
1951년생, 청계산 정토사 주지(1982년~현재), 경북 경주고-동국대 불교학과(학사·석사)-일본 교토 붓교대학 대학원 박사(1989년),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1999년), 동국대 총장(2015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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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 세계대학평가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는 매년 상반기 ‘세계 대학 평가 학과별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4곳 늘어난 총 46학과에 대해 대학 순위를 매겼다. 학과별 순위는 ①학계 평가 ②졸업생 평판도 ③논문 피(被)인용 수 ④H인덱스 등 네 가지 지표를 이용해 평가한다. ‘학계 평가’에는 전 세계 학자 약 7만5000명이 참여했다. ‘졸업생 평판도’는 전 세계 기업의 인사 담당자 4만4000여명에게 ‘어느 대학 졸업생이 우수한가’ ‘그 대학의 어떤 학과 졸업생을 채용하길 선호하느냐’고 물어 산출한다. ‘논문 피인용 수’는 지난 5년간 해당 학과에서 생산된 논문이 타 논문에서 인용된 횟수를 의미한다. ‘H인덱스’는 연구자 개인의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아보고자 사용하는 지표다. 교수당 논문 수가 많고, 논문 인용 빈도가 높을수록 H인덱스는 높다.


동국대 학생들이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 : 동국대>

plus point

53개 창업 강좌 운영하는 동국대

동국대는 2011년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창업선도대학에 최초 선정된 이후 7년 연속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전국 8개 대학만이 차지한 최고 등급(A)의 창업선도대학에도 뽑혔다. 비결은 창업 친화적인 학사제도다. 동국대는 기술적 역량과 경영적 역량을 고루 갖춘 창업 인재 양성을 위해 53개의 창업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864명의 학생이 수강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강좌는 ‘창업 인식 단계, 실전 단계, 심화 단계’로 세분화돼 있어 창업을 위한 전(全) 주기 프로세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창업 강좌를 온라인 등 사이버 공간에서도 수강할 수 있게 했다.

창업 강좌를 통해 사업화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학교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동국대가 운영하는 ‘창업동아리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1년간 최대 500만원의 사업화 자금과 창업 공간을 지원받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와 교수로 구성된 멘토링을 통해 실질적인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2012년 12개였던 창업동아리는 지난해 42개가 됐다. 성과도 돋보인다. 2012년 3건이었던 지식재산권 등록 건수는 2016년 30건으로 늘었다. 창업동아리의 매출도 같은 기간 2억원에서 9억원으로 증가했다.

동국대는 ‘창업휴학제’라는 학사제도도 운영 중이다. 휴학이 창업을 위해서라는 사실이 인정되면 최대 2년(4학기)까지 연속 휴학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46명의 학생이 창업에 전념하기 위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또 동국대는 창업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기 위해 2015년 일반대학원에 기술창업학과를 개설했다. 석·박사급 인력을 고급 창업전문가로 양성하는 한편, 기술성과 사업성을 고루 갖춘 학부생을 골라내는 창업 스카우터로도 활용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이 창업에 손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청년 기업가 센터’라는 명칭의 원 스톱(one-stop) 창업지원센터도 만들어 놓고 있다.

대담: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정리: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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