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스트레스와 사고 습관, 감정이 텔로미어를 짧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늙지 않는 비밀(The Telomere Effect)
엘리자베스 블랙번·엘리사 에펠|알에이치코리아
1만7000원|460쪽

‘난 해내지 못할거야. 창피한 꼴을 볼까봐 두려워.’

‘난 해낼 수 있어. 그래, 해보자!’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형태의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하나는 위협받는 느낌, 하나는 도전받는 느낌이다. 한쪽의 감정만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느 한쪽에 대한 비율이 더 클 뿐이다.

늙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한 열쇠를 ‘텔로미어’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노벨의학상 수상자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는 이 비율이 텔로미어 건강에 가장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를 위협보다 도전으로 더 강하게 받아들인 이들의 텔로미어가 더 길었다는 것이다. 텔로미어는 세포 속 염색체의 양 끝단 구조를 말한다. 이는 염색체의 손상을 막아주는 일종의 ‘덮개’ 역할을 하는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상으로 줄어들게 되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더 이상 건강한 세포를 만들지 않게 돼 노화가 진행된다.


7시간 이상 자야 텔로미어 마모 막아

다행인 것은 설령 위협반응을 주로 느끼는 사람이라도 도전반응을 더 느낄 수 있도록 계발해 텔로미어를 길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지금 느끼는 스트레스가 성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인식만 바꿔도 도전 과제를 대처하는 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잠시 자기연민에 빠질 시간을 내라는 조언도 한다. ‘괴로워’ ‘지금 너무 힘들어’ 대신 ‘난 혼자가 아니야’ ‘누구나 때로는 이런 일을 겪어’ ‘삶은 누구에게나 힘겨운 법이야’ 같은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뻔한 해법일 수는 있지만, 충분히 잠을 자고 틈틈이 운동해 텔로미어를 회복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텔로미어는 적어도 7시간 이상 자는 것을 좋아한다. 침실에서 휴대전화나 TV를 켜지 않는 단순한(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방법부터 수면의 질을 방해하는 잡생각을 없애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통 잠자리에서 다음날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놓고 되새기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걱정에는 또 다른 걱정이 한 겹 더 쌓이기도 한다. ‘밤에 잠을 잘 못 자면 내일 몽롱할 거야’ ‘옆에 자는 사람만큼 푹 잘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같은 것들이다. 이 역시 ‘잠을 못 자면 내일 몽롱하겠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할 수 있어’ ‘옆에 자는 사람과 똑같이 잘 필요는 없지’ 같은 식으로 생각을 전환할 때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금 비록 여러 면에서 늙게 만드는 생각과 행동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더라도 텔로미어를 길게 할 수 있다. 책을 통해 텔로미어 길이에 도움이 되는 심혈관 운동부터 식품 종류까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건 덤이다.


중산층을 쪼그라들게 한 잘못된 경제 규칙
경제 규칙 다시 쓰기
조지프 스티글리츠|김홍식 옮김|열린책들
1만5000원|368쪽

소득 재분배, 기업 지배 구조 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는 저자는 1970년대 이후 금융은 경제 전반에 봉사하는 것에서 금융사 스스로에 봉사하는 쪽으로, 기업은 직원과 주주, 경영진 등 기업 이해당사자에게 봉사하는 것에서 최고경영자에게만 봉사하는 쪽으로, 세제는 최상위 1퍼센트의 이해에 봉사하는 쪽으로 각각 방향을 틀었다고 진단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재분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도 기업 권력과 단기적 이득을 중시하는 규칙과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힘이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혁신과 성장을 희생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세와 이전 지출을 통한 소득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과세 이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소득 분배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먼저 최상위층의 과도한 힘을 억제해야 경제 규칙을 다시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 성장에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고, 세법의 균형을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축인 중산층의 힘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근로자의 생산성에 맞게 임금을 올리는 식이다.


‘시진핑 시대’ 중국을 파헤치는 36가지 질문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
하버드대학 중국연구소|이은주 옮김|미래의창
1만8000원|424쪽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최근 국가 주석의 10년 임기 제한을 폐지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시진핑 장기집권 체제의 막이 오른 것이다. 시진핑은 과거 중국이 몰락한 수치스러운 역사를 아시아 패권 확립을 통해 되찾으려고 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 같은 중대한 외교 환경 변화에서 지난 60년간 중국에 대해 분석해 온 하버드대학 중국연구소가 그간의 성과물을 묶어 출간했다. 이 책은 시진핑의 장기집권 전략부터 중국 부상에 맞선 미국의 전략적 과제, 중·일 관계 개선 가능성 등 중국을 둘러싼 핵심 쟁점 36가지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왜 지금도 마오쩌둥이 중요한가’라는 주제는 특히 흥미롭다. 시진핑의 장기집권 체제는 마오쩌둥 독재 시대의 재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집단 지도 체제를 거부하고 강력한 1인 지도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시진핑이 세상을 떠난 지 40년이 흐른 마오쩌둥의 그림자를 불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마오쩌둥이 갖췄던 카리스마, 당과 인민해방군에 대한 장악 능력 등이 시진핑의 정책, 시진핑이라는 개인의 국가·사회적 역할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강력한 모델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 투자하는 억만장자들의 이야기
우주 거물들(The Space Barons)
크리스천 데이븐포트|퍼블릭어페어
28달러|320쪽

책은 우주 산업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부호들의 이야기다.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화물선 업체 ‘스페이스 엑스’를 만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과 우주업체 ‘블루 오리진’을 창업하고 2020년 발사 목표로 초대형 우주로켓을 개발 중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을 중심으로 다룬다. 이들을 수년간 취재하고 독점 인터뷰 한 워싱턴포스트의 크리스천 데이븐포트는 머스크를 발사체와 우주선을 개발하기 위해 신속하고 공개적으로 움직이는 ‘토끼’로, 베이조스를 연구·개발에 수년간 공들이는 ‘거북이’로 묘사한다.

베이조스가 친구인 과학 소설 작가 닐 스티븐슨과 우주 영화를 본 뒤 대화하다가 “(말로만 우주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지 말고) 오늘 시작하지 그래?”라는 말을 듣고 블루 오리진을 창업하게 됐다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담고 있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내용으로 출간된 ‘로켓 억만장자(Rocket Billionaires)’라는 책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로켓 억만장자에는 스페이스 엑스가 2012년 국제 우주 정거장에 처음으로 화물 우주선 ‘드래곤’을 성공적으로 도킹(결합)시킨 뒷이야기 등 ‘우주 거물들’에서 다루지 않은 이야기를 보완하고 있다.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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