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서울 지하철 역사 내 지하보도를 걷고 있다.
한 노인이 서울 지하철 역사 내 지하보도를 걷고 있다.

2018년 11월 1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우스 포인트 호텔에서 ‘2018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아메리카 위크엔드(2018 MUSCLEMANIA FITNESS AMERICA WEEKEND)’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는 세계 최고의 피트니스(균형 잡힌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내는 운동) 선수를 뽑는다. 이 대회에서 피지크(상체 근육의 발달을 평가하는 부문) 3위에 오른 사람은 한국 대표 장래오(62)씨였다.

장씨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이후 한 TV프로그램에서 “매일 한 시간씩 저 자신에게 투자(운동)했다”며 “(운동한 후부터) 우울증도 없어지고 15년 정도는 젊어진 것 같다”고 했다.

60대 이상 중에는 장씨처럼 젊은 사람도 하기 어려운 스포츠나 등산 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슷한 또래가 당뇨나 고혈압 등 질병으로 고통받으며 노년을 지내고 있는 동안 그들은 활기찬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가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운동, 식습관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운동이나 식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노년기에 더 활기찬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조비룡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추천한 활기차게 장수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1│땀 뺄 필요 없어, 지하철이라도 타고 다녀야

중장년기를 활기차게 보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강관리 방법은 운동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헬스장이나 수영장 등에서 집중적으로 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서 하는 운동이 아니더라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많다. 대표적인 운동이 약간 빠르게 걷기다.

호주의 생체학자 캐빈 네토는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스’와 인터뷰에서 “시속 4~6㎞ 속도로 하루 30분 이상 걷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이 된다”며 “만성질환 예방은 물론 격렬한 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의 위험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당뇨병 학회의 발표에서도 하루 30분 이상 걷기의 효과를 증명했다. 학회는 하루 30분간 걸으면 혈압을 11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미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연구에서도 하루 20분 걷는 것만으로도 심장마비 등 심장 질환 발생 가능성을 3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임상 종양 학회(ASCO)의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3시간만 걸어도 유방암이나 대장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낮아진다.

조비룡 교수는 “시간을 내서 땀을 흠뻑 흘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출퇴근 때 좀 더 많이 걷고 회사에서도 좀 더 오래 서 있는 것만으로도 (헬스장 등에 가서 하는) 운동 효과의 70%를 얻을 수 있다. 가능한 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 활동량을 늘릴 것을 권한다”고 했다. 출퇴근길에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2│노후 필수 예방접종은 4가지

예방접종을 해 미리 질병을 예방하는 것도 중장년기 건강한 생활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서울대병원이 60세 이상에게 권하는 필수 예방접종은 크게 △폐렴 예방접종 △파상풍 예방접종 △대상포진 예방접종 △독감 예방접종 등 4가지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독감 예방접종이다. 매년 10월이면 병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주사를 맞을 수 있다. 독감에 가장 많이 걸리는 층은 청소년이지만, 독감으로 가장 많이 사망하는 층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매년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다.

독감은 주로 12월에 유행한다. 그런데 예방주사를 맞은 후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2주 후부터다. 이 때문에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까지는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접종 후 예방효과는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된다.

폐렴 예방주사도 노인들이 꼭 맞아야 하는 접종 중 하나다. 국내 폐렴 사망자의 98%가 60세 이상이다. 나이가 들면 폐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에 걸리면 병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존에 앓던 당뇨병이나 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패혈증으로 번지기도 한다. 매년 주사를 맞아야 하는 독감과 달리 폐렴 예방접종은 65세 이상일 경우 한 번만 하면 평생 예방이 된다.

폐렴 예방접종은 폐렴을 가장 잘 일으키는 23개 폐렴구균 항원을 갖고 있다. 한림대병원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경우 75%의 예방효과가 있다.


3│치아 안 좋으면 영양음료라도 마셔야

나이를 먹을수록 가장 많이 손상되는 곳 중 하나는 치아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백질 등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치아가 손상되면 영양소 섭취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실제 정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65~74세 인구의 56%, 75세 이상 인구의 71%는 영양소를 필요량보다 적게 섭취하고 있다.

이렇게 치아 문제로 음식을 먹지 못할 때는 주스나 죽 등 액체 형태로라도 음식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 맥마스터대학의 레슬리 본시 영양사는 죽이나 국 등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음식에 유청단백질(유제품 속에 함유된 단백질로 보통 분말형태)을 한두 숟가락(1인분 기준) 넣어 먹을 것을 권했다. 조 교수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영양음료 200cc 한 캔을 다 마시면 거의 밥 3분의 1공기 정도와 고기 한 도막 정도를 먹은 것처럼 우리 몸에 필요한 지방과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건강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추석 연휴(12~15일)를 앞두고 책 속의 책(북인북)을 통해 서울대 의료진이 소개한 ‘100세 시대 활기차게 사는 건강 관리법’을 소개한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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