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푸비니(David Fubini) 맥킨지 보스톤 사무소 디렉터
콜린 프라이스 (Colin Price) 맥킨지 런던 사무소 디렉터
모리지오 졸로 (Maurizio Zollo) 인시아드(INSEAD) 부교수

기업의 인수 또는 합병 이후에 두 개 회사를 통합하는 과정은 이제 고도의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 되었다. 기업들은 인수 및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파악하고 포착하는 데에 이전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체계적이다. 합병 후 통합을 위한 프로젝트 툴 및 기법 역시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섬세하고 치밀해졌다.

그러나 이런 모든 ‘기술적’ 진보에도 기업의 최고 관리자들은 여전히 인수의 기술(the art of the takeover)을 터득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이들의 염려는 대부분의 합병이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가 흔히들 얘기하듯이 인수 대상의 가격을 너무 많이 지불했다든가, 통합의 기본 규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통상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데 기인한다. 신중한 관리자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것, 아니 걱정의 차원을 넘어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시너지 목표의 달성(혹은 초과 달성)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기업에 이익을 안겨 주리라고 생각했던 통합 관련 노력들이 좀 더 폭 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실패로 판명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명백히 성공한 듯 보이는 합병도 궁극적으로는 통합 기업의 가치, 즉 브랜드, 고객 관계, 신상품 및 서비스 출시 역량, 직원들의 사기 등을 약화시켜 단기적으로는 달성한 듯 보였던 재무 이익 및 영업 이익을 상쇄시켜버릴 수 있는 것이다.

맥킨지가 167건의 인수합병거래(deal)에 대한 심층 조사와 합병 분야의 베테랑 CEO 약 30인과의 심도 있는 대화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합병 후의 통합 과정에서 공식적인 통합 담당팀의 업무를 지원하는 데 있어 CEO와 최고 관리자들의 명확하고 창의적이며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합병의 대가라고 불리는 30인의 CEO들과의 심층면접 외에도, 이 글은 1996~2001년 동안 맥킨지가 참여한 합병 후 관리 프로젝트 내용의 78%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컨설턴트들은 다양한 합병 관련 요소와 통합 전략 수립 방식 등을 다루고 있는 약 400여 개의 개별 질문들로 이루어진 설문에 응답했다. 합병의 성과는 다양한 객관적, 주관적 기준에 의거해 평가되었다)

조직이 대규모의 변화를 겪을 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특히 합병 거래 이력을 심층 연구하고, 합병 후 통합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관해 맥킨지의 글로벌 전문가 패널들의 의견을 취합해 본 결과, 최고 관리자들만이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이슈들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통합노력에 큰 방해가 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합병 성공 가능성을 서서히 약화시켜 종국에는 그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CEO와 최고 관리자들은 첫째, 통합 초기 단계에서부터 새롭고 효과적인 탑팀(top team, 합병 통합팀과는 별도)을 조직하고, 둘째, 통합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할 신뢰할만하고 활기찬 기업 ‘스토리’를 개발하며, 셋째, 확고한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고, 넷째, 외부 주요 이해 관계자들의 이해를 옹호하며, 다섯째, 변화의 속도를 중시하되 통합 노력을 통한 학습 효과를 반추하고 수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다섯 가지의 개별적이고도 피할 수 없는 도전의 관점에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많은 학술서들이 이런 모든 문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합병 발표 후 극도로 민감해진 조직에서는 이를 오해하거나 잘못 적용하기 쉽다. 이러한 문제들은 CEO 및 최고 관리자들에게 일관되고 논리적인 과제(agenda)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들은 모두 실체가 없고, 기술적이지 않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므로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험과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통합팀에게는 이러한 문제를 다룰만한 경험과 통찰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문제들을 소홀히 다루거나 아니면 간과해 버렸을 경우 합병의 궁극적인 성공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진다.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합병 후 통합 기간 동안에 리더십이 이토록 중요함에도 왜 최고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수행할 효율적인 역할을 정의하지 못하는가? 맥킨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여기에는 세 가지 공통된 이유가 있다.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최고 관리자들이 합병 후 통합 기간 동안에 어떻게 해야 실질적인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으로 성공적인 합병과 통상적인 합병을 구분하는 요소가 무수히 많은 데다 포착하기도 어려워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최고 관리자들은 그저 운영위원회에 나타나서 그때그때 일어나는 문제만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회사가 언론에 오르내릴만한 큰 잘못을 저질러 합병이 실패로 돌아가지 않도록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들도 있다. 장밋빛 기대에 차 있지만 허상에 지나지 않는 시너지 효과에 바탕을 둔 대규모 합병 거래, 너무나 많이 부풀려져서 통합 과정이 얼마나 원만하게 이루어지건 간에 결국에는 회수조차 할 수 없을 수익금, 이러한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할 준비는 물론 경험조차 없는 기업들에 대해 생각해 보라. 게다가 더욱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합병 파트너에 대한 오만함(양측이 모두 서로에 대해 오만함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음)이다. 오만함은 조직의 학습을 방해하고, 기회를 파악하는데 방해가 되며, 통합 당사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마찰만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실패는 피하는 것이 좋지만 단순히 합병을 둘러싼 좋지 않은 소식이 언론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는 것은 합병의 진정한 성공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한된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또 다른 유형의 최고 관리자들은 성과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훨씬 더 긍정적이지만, 통합 과정이란 기술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으므로 중간 관리자나 통합 전문가팀에게 위임해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형 합병에 따른 통합은 복잡한 IT 프로젝트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며, 합병 후 통합 과정에 대한 일부 기업의 사내 메뉴얼은 새로운 IT 인프라를 개발하여 전사적으로 배치하는 것과 유사하다. 게다가, 통합팀이 어느 정도 경험을 갖추고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모든 역할을 위임해버리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가 쉽다. 그러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기술적인 전문성만으로 대형 합병에 뒤이은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위협 요소를 모두 예방할 수는 없다.

통합 과정은 최고 관리자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합병에서 CEO가 수행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다섯 가지의 도전을 받아들이기 전에 관리자들은 왜 통합관리팀이 아닌 자신들이 이 문제를 담당해야 하는가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한다. 연공서열이나 조직 내에서의 영향력, 전략적 비전에 대한 폭넓은 시각 등을 이유로 꼽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합병 이후의 환경은 필연적으로 내부 중심적이 될 수밖에 없다. 통합의 책임을 맡은 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기는 가운데 두 개 조직의 자원을 결합하여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약속한 시너지를 실현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면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가치 창출에 필수적인 전략적 요인(lever)과 동인을 간과하게 된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통합 업무에서 자유로운 CEO와 최고 관리자들만이 일관된 탑팀 구성, 신뢰할 수 있고 활기찬 기업 스토리 개발, 성과 중심의 문화 구축, 외부 이해 관계자(주로 고객)와의 만족스러운 관계유지, 기업의 학습력 제고 및 자기성찰 등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탑팀을 신속하게 구성하라

수많은 탑-다운(top-down) 방식의 변화 주도 모델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가져옴에 따라 보다 분산된 접근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합병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전체의 방향이 최고 의사 결정자에 의해 신속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표방하는 단일 사업부나, 혁신적인 기능부서, 혹은 일선 영업부가 합병 후 통합에 필요한 변화를 주도할 수는 없다.

의사결정의 지연, 불필요한 타협, 불분명한 메시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고 관리자들의 일관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공식적인 합병 협상이 종료되기 전에 통합 조직의 최정상을 이끌 탑팀을 구성하려면 노련한 통합 전문가들조차 지금까지보다 훨씬 빨리 움직여야 한다. 2004년 Wachovia의 South Trust 통합을 공동 관리했던 Steve Boehm은 “첫 시작부터 누가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지, 역할 및 책임은 무엇인지, 통합팀이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고 경영진의 선임만을 신속하게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피상적인 통합 프로세스에 안주하여 두 조직이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들은 그대로 곪아가도록 방치한다. 한 관리자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수개월간 우리는 사실상 별개의 팀이나 마찬가지였고, 우리들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싫었고, 그래서 아무도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합병 협상이 종료되기 전에 구성되어 합병을 통해 탄생하게 될 새로운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의지를 천명하는 탑팀이야말로 완전한 통합의 근본이다.

Alcan의 Dick Evans는 최고 경영진을 선임하는 것이 “통합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무위로 돌아간 Alcan, Algroup, Pechiney 간의 3자 합병이 1990년대 말에 이루어졌더라면 각 기업들은 어떤 역할에 가장 적합한지의 여부에 상관없이 여섯 개 비즈니스 그룹 중 두 개씩을 할당받았을 것이다. Dick Evans는 가치창출이 정치적 역학관계에 밀려 희생되었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그것이 바로 합병 기업 간에 자본과 나머지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탑팀 내의 결속성을 다지는 것만도 어려운데 합병 조직 전반의 결속을 이루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인터뷰했던 많은 응답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고객, 경쟁사, 사업 파트너, 규제 당국 등과 같이 외부 환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 마찰을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LSG Sky Chefs의 전 CEO였던 Michael Kay는 1995년의 Cater Air 인수 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팀 내에 긴장이 감도는 듯하면 나는 화제를 고객으로 바꾸었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도 내 말뜻을 알아들었다”고 말한다.

기업 스토리를 전파하라

일단의 경영 전문 저술가들 및 컨설턴트들은 관리자들로 하여금 합병과 관련하여 지나치게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종용한다. 그러나 충분한 리소스와 이른바 우수사례(best practice)들에도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에 대한 가장 큰 문제점은 합병을 보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기업 스토리의 형태로 합병 전 커뮤니케이션(precommunication)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련의 기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은행을 키워낸 UBS의 Peter Wuffli 사장은 “합병 거래를 할 때 우리의 판단 기준 중 하나는 그 거래가 전략적으로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설명 가능한 정도에 지나서는 안 되고 명확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성공의 관건은 큰 그림이다. 기업들이 기술적인 통합팀의 구성에만 관심을 두고 최고 경영진의 역할에는 소홀하다 보니 각기 다른 이해 당사자 그룹을 대상으로 잘 짜이고 흠잡을 데 없이 계획된 합병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인터뷰했던 많은 최고 관리자들은 현실성과 진실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들은 언론사 기자나 애널리스트보다 더 확고하고, 설득적으로 합병 스토리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병을 보다 큰 이야기 속의 한 에피소드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 합병을 해야 하는가를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기업들은 ‘무엇’과 ‘어떻게’에 대한 기본사항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최고 경영진은 여전히 미세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한 가지 잘못은 ‘내 일자리는 안전할 것인가?’, ‘나의 상사는 누가 될 것인가?’와 같이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종업원 및 다른 사람들에게 합병 스토리를 추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반면에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항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케이션 역시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하라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한다고 해도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반드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혜안이 있는 관리자라면 합병 당사자 모두가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할 것이나 완고한 관리자는 인수하는 기업의 문화가 피합병 회사의 문화보다 모든 면에서 객관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합병 기업 간에 상호작용을 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자유방임형 접근법을 취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강력한 개입형 스타일로 워크숍 등을 통해 문화적 이슈들을 드러내놓고 논의하는 회사들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둘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합병과 관련하여 거론되는 두 가지의 강력한 신화가 있다. 첫 번째는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더 강한 쪽의 문화가 우세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러나 이 가정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며, 특히 동등한 두 기업 간의 합병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두 번째 신화는 합병당한 회사가 쉽게 문화를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생산 라인과 업무 프로세스, 리테일 네트워크, IT시스템을 재설계하고, 통합할 수 있다면 문화라고 못할 것이 무엇이겠느냐는 것이 이 가정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합병으로 인한 도전의 규모와 복잡성을 간과한 것이다. 우리가 만나본 합병 베테랑들은 한결같이 합병을 통해 탄생할 새로운 기업의 가치를 창출할 강력한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리’와 ‘그들’의 문화적 차이를 파악하고 조정하는 데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성과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외부 지향적일수록, 그리고 실질적일수록 더욱 좋다).

성과 중심 문화의 핵심은 품질 수준, 고객 서비스 방법, 프로세스 관리 방법, 동료와의 관계 등에 관한 기준을 담은 성과 계약에 있다. Diageo(1997년 Grand Metropolitan과 Guinness 합병으로 설립)의 전 CEO인 John McGrath는 합병 당시 성과 계약에 의거하여 전사적으로 가치 중심 경영을 의무화했다. 그에 따르면 “성과 계약을 통해 기존의 가치 선언(value statements) 등과 같은 문화 변화 툴을 썼을 때보다 Guinness 측의 문화가 훨씬 더 많이 변화되었다”고 한다.

Michael Kay는 Sky Chefs’와 Cater Air의 통합에 관해 언급하면서 합병을 통해 기업의 관리자들은 조직의 문화적 특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된다고 말한다. Suncorp의 CEO인 Steve Jones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사람들을 모아놓고 새로운 문화에 대해 얘기할 수는 없다. 당신의 마음속에서 먼저 새로운 문화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한동안 실천에 옮긴 다음 그 성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담은 효과적인 성과 계약은 인재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BHP Billiton의 Don Agrus는 “고액의 퇴직금이나 그와 비슷한 제도만으로 직원들의 충성심을 얻을 수는 없다. 사람들이 조직에 머무르는 것은 그들이 그 조직을 좋아하기 때문이며, 장래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싫어지면 아무리 대단한 복지 조건을 내건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떠나버리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0년에 Barclays와 Woolwich의 통합을 주도했던 Lynne Peacock은 성과 중심의 문화가 아닌 ‘통합 문화’를 구축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그녀는 “M&A 과정은 매우 역동적인 작업이며 모든 사람들이 들떠서 거기에 참여하려고 하는데, 그로 인해 오히려 성과에는 공백이 생긴다. 모든 사람들이 M&A 과정에 참여하려고 하지만, 정작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창출은 변화의 과정을 받아들이고 평상시대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외부 이해 관계자를 보호하라

통합팀은 종업원, 투자자, 애널리스트들의 주의를 끄는 데에 매우 능숙하다. 그러나 합병의 열기 속에서 기업들은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 지역사회 등과 같은 제2의 이해 관계자들을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제2의 이해 관계자들을 간과하고 내부의 에너지 결집에만 매달리다보면 새로운 조직의 외부 포커스가 사라지고, 경쟁업체가 고객을 비롯한 다른 주요 이해 관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게 된다. IT 통합에 따른 불편, 일관성 없는 가격 정책, 마케팅 영역의 재배치 등이 특히 민감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경우 기업들은 합병을 통해 얻게 된 새로운 이해 관계자를 기존의 이해 관계자와 동일시한다. 피합병 회사의 법적 자산 외의 다른 부분에도 ‘인수’라는 말을 쓰는 데에서도 이러한 정서가 잘 나타난다. 그러나 3Com의 Eric Benhamou는 “고객 확보(acquiring customers)라는 말은 교만한 표현이다. 고객 확보는 고객에게 확보 당할 의사가 있을 때에나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CEO 및 경험 있는 최고 관리자들은 외부 이해 관계자들이 합병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또 하나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들은 CEO 및 관리자들이 물어보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귀중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할 것이므로 주요 외부 이해 관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보호하는 것 역시 통합 노력의 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Benhamou는 고객 중 일부가 그들의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3Com 이외에 어디에서 부품을 구매하고 있는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그에게 이들 기업을 사들여 단일 서비스 계약을 제공하고, 해외 시장에서 영업할 수 있는 안정성을 보장해 달라고 제안했다. 

기업의 관리자는 협력업체와 판매업체, 합작 파트너 모두에게 동일한 노력과 관심을 보여야 한다. 기업의 관리자는 그들의 조직 내에서 외부 이해 관계자는 모두 유순하고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는 교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능숙하게 다룰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선별적 학습으로 모멘텀을 강화하라

통합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파악하고 이를 사후에 적용하려는 노력의 유무 여부는 단순히 능력 있는 통합 담당자와 통합할 때마다 조금씩 더 발전해가는 전문가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실제로 지난 1996년에서 2001년까지 있었던 합병 거래를 분석해본 결과 대부분의 성공적인 합병은 기존의 통합 프로세스 및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통합 노력에 적용한 경우였다. 그러나 통합 경험이 많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합병 결과에 어떤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한 기업이 얼마나 많은 합병을 경험했는가가 아니라 종업원들이 그러한 합병 과정을 거치는 동안 얼마나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교훈을 얻었는가 이다. 

합병으로 인한 긴장과 속도 및 모멘텀이 중시되는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통합 단계가 완료될 때까지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이나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만나본 합병 베테랑 CEO들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몇몇 사례들을 들려주었다.

Arrow Electronics가 지난 1994년에 Anthem Electronics를 합병했던 사례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당시까지 Arrow는 신속한 통합 스타일로 유명했다. 그러나 CEO인 Stephen Kaufman은 Anthem의 비용 집약적이고, 관계 중심적이며, 분산화 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Stephen Kaufman은 “Anthem의 경영진이 ‘이제는 더 이상 독자적인 조직으로 남아있고 싶지 않다’는 한탄을 할 때까지 Anthem을 그대로 내버려둘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술회한다. Kaufman은 만약 자신이 정한 마스터플랜에 따라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면 마스터플랜이 아무리 ‘완벽’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종업원 및 고객의 이탈로 인해 기업의 가치는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Novartis의 Daniel Vasella 역시 “석 달 안에 내 자신도 바꿀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한 회사 전체를 바꿀 수 있겠는가”고 말한다.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성공하는 인수자의 다른 두 가지 특성은 성과 중심의 문화와 함께 리스크 및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합병 파트너가 스스로를 알고, 통합 과정을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재확인시켜 준다. 실제로,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포착하기 어려우면서도 강력한 효과는 인수하는 회사가 자체 역량을 재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합병을 통해 다른 기업을 면밀히 분석하다 보면 유사한 기업들이 물류 프로세스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과 같은 사안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무엇보다도 합병은 ‘합병 없이도’ 비용을 줄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합병 파트너의 사업 부문에서 달성한 단독 비용 개선 효과는 예상보다 14%를 초과했고, 인수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그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26%의 초과 달성을 보였다.

그러므로 합병은 기업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그 지식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써 받아들여져야 한다. 성공적인 합병의 특징은 합병을 통해 훨씬 더 현명한 기업이 탄생한다는 점이다. 

합병 후의 통합 과정은 10년 혹은 20년 전에 비해 훨씬 더 첨단화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합병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재무상의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나 궁극적으로 강력한 브랜드와 고객 관계, 종업원의 동기 유발, 혁신 의지를 갖춘 건전한 새 기업을 만들어 내는 데는 실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CEO 및 최고 관리자들은 일관성 있는 탑팀 구성, 기업 스토리 개발, 성과 중심 문화 구축, 외부 이해 관계자 보호, 통합 과정을 통한 학습과 같은 다섯 가지 사안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합병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이 글은 <The McKinsey Quarterly> 2006 No. 4에 실린 원문을 번역한 것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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