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회사들은 왜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탄산음료들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을까
쉴라 보니니 (Sheila M. J. Bonini) 맥킨지 실리콘밸리 사무소 컨설턴트
레니 멘도카 (Lenny T. Mendonca) 맥킨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디렉터
제레미 오펜하임 (Jeremy M. Oppenheim) 맥킨지 런던 사무소 디렉터

기업의 경영진들은 가끔 사회·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논의를 등한시함으로써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곤 한다.

맥킨지가 올해 <맥키지 쿼터리(McKinsey Quarterly)>를 통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환경 문제, 기업의 해외 진출 관련 논의, 데이터 보호 및 가치 창출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다른 민감한 문제들을 이미 인식하고 있지만 이 이슈들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영진들은 사회·정치 분야에 대한 기업의 참여 부재는 기업들이 직면한 단기적인 재무 압박과 더불어 대외 업무 및 법무부서 전문가들이 이러한 이슈들을 오히려 더 잘 처리한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함으로 인해 야기된다고 응답했다.

과연 기업의 경영진들은 이 같은 사회·정치적 이슈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기업의 리더들은 기업이 사회·정치적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사회·정치적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 자신에게 있어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정치적 논의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사회·정치적 환경이 한 산업 혹은 한 기업의 전략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사회·정치적 힘이 기업의 명성에 타격을 가할 수 있고, 충족되지 않은 사회적 니즈와 고객들이 새롭게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줌으로써 가치 있는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은 사회·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인식을 보다 체계적으로 핵심적인 전략적 의사결정 프로세스 내에 반영하는 일이다. 기업들은 사회·정치적 이슈들을 단순히 리스크로 간주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분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를 일종의 기회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들을 살피고 이러한 트렌드들에 대한 효과적인 전사 차원의 대응을 조율함으로써, 이로부터 나오는 추진 과제들이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과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 및 경영상의 도전

기업들은 그동안 사회 혹은 정치적 기대수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오늘날 사회·정치적 압력이 증가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더 빠른 속도로 변화가 진행되며,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는 시민단체들의 역량이 더욱 커졌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사회적 환경이 변했음에도 기업들의 대응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

기업들은 항상 사회와 계약을 맺어왔다. 이러한 계약에는 직접적인 이해 관련 당사자들(소비자, 직원, 규제 당국, 주주 등)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이해 관련 당사자들(기업이 소재한 지역사회, 미디어, 학계, 비영리 단체 등)이 참여하게 됐다.



이러한 계약의 일부<표1>는 법과 규제로 공식화 되어있어, 이를 위반하면 명확한 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계약의 또 다른 일부는 이 정도로 심각하게 공식화 되어있지는 않은 것으로, 예를 들면 이해 관련 당사자들이 가진 암묵적 기대수준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무시할 경우에는 이해 관련 당사자들로부터 즉각적인 반격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내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은 법적으로 필수사항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전 세계 공급망을 통틀어 적어도 일정 수준의 근로 기준을 준수, 유지하도록 돼 있다. 이러한 준공식적인 사회적 계약에 있어서의 의무 사항들을 위반할 경우, 회사의 명성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회사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심각하게 떨어지게 된다. 나이키의 사례가 바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계약은 본질적으로 상당히 유동적인 계약이다. 종종 법제화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비공식적인 기대수준 차원에서 출발한다.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계약이라 하더라도 일부는 ‘규제가 완화’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유럽의 기업들은 직원들을 배치하는 데 있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직원들에 대해 일정 수준의 고용을 보장해야만 한다.

하지만 실제 이보다 더 어려운 문제는 공식적 혹은 준공식적인 계약의 형태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인 기대수준이 될 수 있는 ‘미개척’ 이슈들이다. 사실 기업들은 이러한 이슈들이 존재하는지조차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비만 문제를 예로 들어 보면, 우리는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순전히 개인의 책임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즉 비만의 책임은 이를 유발하는 식품을 제조 혹은 판매하는 기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을지를 선택하는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담배를 둘러싼 논쟁에 있어서도 책임 소재가 이제는 개인에서 담배와 같은 중독성이 있는 제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담배회사들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식품회사들에 대해서도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지방 및 당분 함유량을 강제적으로 바꾸도록 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이슈에 대한 모멘텀이 너무나 커짐에 따라 이제는 규제 당국이나 의회의 의원들이 참여, 새로운 법적 규제를 마련함으로써 사회의 기대수준을 공식화할 수 있다.

점점 높아지는 기대수준

한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원(브랜드, 인재, 관계 등)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이해 관련 당사자들의 기대수준에 점차 더 영향을 받게 된다. 이제 두 개의 힘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하나는 사람들과, 지역사회, 그리고 사회의 삶 자체를 바꾸어 놓고 있는 거시적인 사회·정치적 트렌드<표2>이고 다른 하나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이해 관련 당사자 집단이다. 199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시민단체들이 설립됐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중국의 경우만 해도 시위 건수가 1993년에는 1만 건에 못 미치던 것이 2003년에는 5만8000여 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힘의 균형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여러 툴과 전술들을 활용하게 된 개인들과 소규모 시민단체들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엔론, 월드컴 등 기업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는 반면 비정부기구(NGO), 시민단체, 온라인 정보 소스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조직들은 이 분야에 있어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대개 기업들은 예기치 못했던 언론과 이해 관련 당사자들의 압력과 반격을 받게 되면 당황한다. 사실 기업들은 사회에 상당한 혜택을 제공한다.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가 하면 많은 수의 인력들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높아지고 있는 기대수준은 이제 기업들이 이러한 기대수준을 보다 정확히 예측,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의 비즈니스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은행업에 있어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주로 하는 은행들은 사회의 보다 높은 기대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비난을 받았던 몇몇 은행들은 이제는 환경 파괴의 주범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대출이나 신용 승인 등을 제한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레인포리스트 액션 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라는 시민단체가 조직한 시위의 결과다.

기업의 CEO를 비롯해 다른 최고경영진들이 하버드대학의 조셉 나이(Joseph Nye)가 말한 ‘소프트 파워’를 행사하거나 혹은 NGO 등과 같은 관련 당사자들과의 감정적인 논쟁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데 서툴기 때문에 기업은 대개 방어적인 입장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진들이 가지고 있는 ‘하드 스킬’이나 심층적 지식과는 대조적으로 사회·정치적 이슈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정치적 수완과, 이해 관련 당사자들과의 유대관계 구축 및 ‘기업의 명성과 관련이 있는’ 기업 자산을 강화하는 노력들이 요구된다. 그러나 많은 경영진들은 압력단체들의 주장을 근거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트렌드가 가져올 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산정해보기 위해서 경영진들은 가정을 세우고 교과서에서는 논하지 않는 사회·정치적 트렌드의 민감도를 테스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사회·정치적 주제에 대해 본격적인 전략적 접근 방법을 취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사회·정치적 요인들이 한 산업의 전반적인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업의 예를 보면, 의약품 생산비용 및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이러한 의약품에 대한 접근 문제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의약품 관련 규제 환경이 한층 강화되게 됐다. 따라서 제약회사의 CEO들은 이러한 논의에 보다 적극 참여함으로써 CEO 자신들과, 직원 그리고 투자자들을 위해 보다 안정적인 일련의 규칙들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적인 이슈들이 가져올 단기적인 회사의 재무상의 파급효과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회사의 명성에 끼칠 영향은 실로 엄청날 수 있다는 것이다. 몬산토(Monsanto)의 경우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비판으로 인해 EU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기회를 상실했으며, 엑슨모빌의 경우는 엑슨 발데즈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 법적 소송과 관련돼 50억달러를 지출한 데 더해 20억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오염 정화 비용으로 지출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정치적 요인들로부터 신제품 혹은 새로운 시장 전략이 파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요타자동차의 신형 모델인 프리우스의 성공은 시장에서 환경친화적인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인도 시장에서 휠(Wheel)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세제 등 유니에버의 혁신적인 제품들의 성공은 충족되지 않고 있던 개도국 시장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니즈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실질적인 차원에서 기업들은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해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기업들은 미래 리스크 및 기회를 예상하기 위한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러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다양한 옵션들을 마스터하고, 외부의 논의에 참여하고, 전체 조직이 일관되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사회·정치적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신뢰할 만한 레이더의 개발

사회·정치적 이슈들과 규제 변경 문제들은 갑자기 불거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물론 모든 이슈들이 사회적 계약의 변화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NGO와 이해 관련 당사자들이 가지고 있는 우려들을 조기에 인식함으로써 기업들은 여론의 논의가 기업에 불리하게 전개되기 전에 논의에 참여하고 논의의 방향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시키거나 아니면 적어도 앞으로 다가올 혼란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이해 관련 당사자들과 공개적으로 대결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기업들은 그만큼 자신들의 브랜드에 타격을 입게 되고,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되기 때문에 나중에 가서 할 수 없이 전면전을 벌이게 되는 상황보다는 소규모의 전략적 논의에 미리 참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사실 맥킨지의 설문 조사 결과 기업의 경영진들은 기업이 어떤 사회적인 압력에 처할 것인가를 보다 체계적으로 예측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경영진들은 사회·정치적 트렌드의 전략적 파급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분석 및 시나리오 계획 수립 등과 같은 보다 체계적인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기업들이 미디어에서의 비만과 관련된 논의를 잘 트래킹했다면 이들 이슈에 대한 보고서가 1990년대 중반에 집중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물론 물량적인 측면만을 보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학계에서 위상이 있는 전문가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게 되면 이것이 논의의 다이나믹스 자체를 즉시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비만과 관련한 논의도 1990년대에 들어 논의의 방향 자체가 바뀌어버린 사례의 하나다.

<뉴욕타임스>의 일련의 기사들을 살펴보면<표3> 비만 문제의 책임이 개인들로부터(과식, 운동 부족) 기업의 마케팅 등 ‘환경적인’ 요인들로 옮겨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은 일부는 아동기의 비만과 정크푸드 마케팅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 하버드대학의 월터 윌렛(Walter Willett) 교수의 연구 결과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현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것 역시 중요하다. 큰 문제도 서구 국가들의 NGO들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부각시키기 전에는 대개는 해당 지역에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로 출발한다. 서구의 NGO들은 미디어의 힘을 빌려 이러한 각국의 지엽적인 문제들을 글로벌 이슈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서구의 기준보다 열악한 근로 환경 혹은 현지 정부 관리들에 대한 뇌물 제공 등의 문제가 일부 국가에서는 용인되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그렇지 않다.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구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부각시키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되면 해당 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해당 기업이 아무리 자체적으로 철저한 윤리적 철학과 정책을 실천해왔다 하더라도 한 번 이렇게 타격을 입게 되면 그 상처는 크게 남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너무 늦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즉 직접적인 이해 관련 당사자들이 이미 자신들의 태도를 바꾸는 시점에 가서야 기업들이 이러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따라서 여러 다양한 이해 관련 당사자들을 맵핑해보는 것은 한 기업의 사회·정치적 레이더 시스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여러 다양한 그룹들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이들 그룹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의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 그룹들이 어느 정도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 것이 기업이 자신의 사회·정치적 전략을 위한 최상의 파트너를 선택하기 전에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작업일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수집해 어디에 가장 리스크가 있는지 그리고 이해 관련 당사자들이 어떠한 액션을 취했을 때 이것이 기업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여러 다양한 이슈들에 한꺼번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서라도 이러한 정보는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리스크에 처해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기업들은 자신들의 원료를 소싱하고,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전체 가치망을 꼼꼼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들은 경쟁사들의 반응, 소비자 패턴의 변화, 규제 및 소송 가능성 등을 감안한 잠재적 미래 시나리오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각국 정부는 입법 절차 혹은 학교 내에서 판매되는 식품들에 대해 보다 강력한 영양 관련 요건을 요구함으로써 (현재 이 문제는 캘리포니아주의 입법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음) 궁극적으로 학교에서의 패스트푸드 판매를 금지할 수도 있다. 또한 최근의 식품 및 음료산업을 상대로 한 몇 건의 집단소송 사례에서 원고 측이 승소함으로써, 식품, 음료산업은 수년간의 조정 절차 협상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소비자 차원에서도 교육적인 캠페인과 미디어의 기사들을 통해 보다 건강한 식품에 대한 선택권 문제를 부각시키게 될 것이다.

전략적 기획 포착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대처 및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접근 방법을 갖추게 됨으로써 기업들은 어떤 새로운 규제가 등장할 것인지를 예상하여 자신들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 변화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사실 기업들은 자신들의 레이더 트래킹 활동을 통해 드러나는 기회들을 적극 포착해야 한다.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그 좋은 예다. 물론 프리우스 모델의 하이브리드 기술의 효과성 문제는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그래도 프리우스의 초기 성공으로 인해 도요타는 경쟁사들보다 더 빨리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용,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을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는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GE의 청정 제품 라인 강화 및 배출가스 감축 노력을 담은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추진 과제는 사회·정치적 트렌드를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할 제품 및 서비스를 예측하는 비교적 저렴하고 리스크가 덜한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보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더 광범위한 일련의 전략적 옵션들이 파생되게 마련이므로 불확실성이 제거될수록 옵션 선택 폭은 줄어들게 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정치적 이슈들을 잘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소규모 투자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되 이들 사회·정치적 이슈들이 기업과의 보다 명확한 사회적 계약 형태로 자리 잡아 가게 되면 투자의 폭도 이에 따라 줄여나가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일반적으로 사회·경제적 트렌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추진 과제 포트폴리오를 이용하는 전략이 특히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기업의 CEO들은 자신들의 산업 구조 및 장기적으로 산업을 둘러싼 제반 관련 규정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경제적 논의를 주도할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비즈니스는 일련의 복잡하고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적 상쇄관계(Trade-off)를 포함한다. 발전산업의 경우, 저렴한 가격, 안전한 에너지 수급, 친환경성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약산업의 경우에도 저렴한 가격, 제품의 안전성 및 혁신성 등을 위해 항상 긴장이 따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기업의 리더들은 이러한 불가피한 Trade-off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BP의 CEO인 존 브라운(John Browne)은 1997년 지구 기후 변화에 관한 인상 깊은 연설을 했는데, 그는 연설을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 BP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그의 연설은 (재보험회사가 아닌) 다국적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지구 기후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또한 블루 실드 오프 캘리포니아(Blue Shield of California)의 CEO인 브루스 보다켄(Bruce Bodaken)은 의료보험회사 CEO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의 보편적 건강증진제도 구축을 위한 제안을 한 바 있다.

투자자들을 포함하는 모든 이해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기업들은 자신들의 산업이 미래에 어떻게 변화, 발전해갈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보다 안정적인 가이드라인을 필요로 한다. 여러 산업들이 공통의 표준을 채택하기 전에 기술 변화가 선행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각 산업 부문 리더 기업들은 사회·정치적 Trade-off에 대한 논의가 합리적이고 사실에 입각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 없이는 사회적 계약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적절한 해결안을 찾는 것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사회적 파급효과 역시 기대할 수 없다.

다른 전략적 변화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계약에 있어서 변화를 추진하는 데도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만약 한 기업에게 사회·정치적 문제를 유발하는 책임이 있는 것으로 비추어질 때, 변화는 필수적이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시장을 바꾸어놓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가진 업계 선도 기업일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그리고 일부 경우에는 변화가 오히려 명확한 전략적 우위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Blood Diamond’ 캠페인 이후 드 비어스(De Beers)는 글로벌 인증 시스템을 도입, 분쟁지역이 아닌 곳에서 채굴한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프리미엄 가격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이 앞서 가고 있을 때는 사회·정치적 논의에 참여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다. 그러나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사회·정치적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협력하라. 그리고 조율하라

많은 사회·정치적 이슈들은 해결이 어렵고 하나의 기업이나 하나의 산업이 주도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장 성공적인 기업들은 경쟁 관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들에 함께 대처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문제는 언제 경쟁사들과 협력하고, 언제 독자적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여러 다양한 조직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다. 나이키와 다른 브랜드들은 공급망 권내의 노동권 강화를 위해 Fair Labor Association을 설립하는 데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산업협회들은 해당 산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나 충분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바로 이 때문에 채광업체 CEO들은 채광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정치적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근 기존 산업협회와는 별도의 International Council on Mining & Metals라는 새로운 조직을 발족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에 대한 공통 마케팅 접근법을 통해 효과를 보았다. 이 두 회사는 핵심 탄산음료들을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판매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정책을 세웠다. 대개 기업들은 자신들이 선도 업체로서의 이익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할 경우, 혹은 자신들이 경쟁사의 목표인 경우, 그리고 공동의 접근이 어려울 경우는 독자적인 대응을 고려한다(BP가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경우). 다만 이해 관련 당사자들이 모든 기업들에 똑같이 책임이 있다고 간주할 경우, 그리고 규제가 업계 전체에 적용될 경우, 혹은 개별적인 액션이 명백히 가치를 파괴하는 경우에는 협력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맥킨지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대부분의 기업의 경영진은 CEO가 기업의 사회·정치적 의제들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선두에서 조직을 끌고 나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어떻게 이러한 이슈들을 종합해 단순히 하나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 반영하느냐 보다는 기업의 모든 측면을 총괄해 이를 반영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표4).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접근 방법은 자칫 잘못하면 조직 내에 불일치(misalignment)를 초래할 수 있다. 즉 CEO의 의중을 회사의 나머지 조직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질적인 액션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는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 및 프로세스를 찾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실제 회사의 대정부 및 규제 관련 부서들은 오히려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맞서 싸우고 있다면 이 회사는 별반 의미 있는 성장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CEO의 개인적인 참여가 없다면 사회·정치적 의제에 대한 민감도가 조직의 문화나 가치에 녹아 들어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조직 전반에 걸친 조율이라는 문제는 사실 여러 조직 부서와 기능에 걸쳐 달성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과제인데, CEO의 특별한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함께 행동을 취하지 않는 여러 부서들 간에(홍보, 법무, 규제, 마케팅 담당 조직 등) 조율을 이끌어 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BP의 존 브라운(John Borwne)과 GE의 제프 이멜트(Jeff Immelt)의 경우처럼 CEO들이 개인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인다면 다른 이해 관련 당사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으로 돌아서게 된다.

사회·정치적 트렌드가 점차 기업들의 전략적 자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로부터 파생되는 기대수준의 상승 문제나 이해 관련 당사자들의 힘과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해 관련 당사자들에게 기업은 이미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주요 주체로 인식되고 있으므로 이제 자신들이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를 보다 세심하게 이해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상에서 제시한 접근 방법을 수용하고, 사회적 이슈를 이해하고, 이에 적극 대처하는 기업이야말로 기업의 총체적 성장에 가장 좋은 효과를 거둘 것이다. 이러한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더 확고한 사회적 계약의 틀을 잡아나가고 사회·정치적 이슈들로부터 파생되는 기회와 리스크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더욱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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