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의 레인(reign)은 ‘지배하다’란 의미다. 이름처럼 레인콤은 플래시 메모리 MP3 플레이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130여개의 MP3 플레이어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뒤늦게 뛰어들어 아이리버(iriver)란 브랜드로 시장의 지배자가 되기까지 레인콤이 어떤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는지 취재했다.
 2005년 1월5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국제 가전쇼(CES) 전야행사로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빌 게이츠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빌 게이츠의 기조연설은 CES의 하이라이트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사다. 빌 게이츠도 기조연설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콘티를 짜고 리허설까지 했다.

 청중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한 편의 퍼포먼스처럼 펼쳐지는데, 올해는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을 출연시켜 토크쇼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시대가 도래했다’는 딱딱한 테마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와 그들 특유의 유머로 부드럽게 풀어간 것인데, 정작 이날 행사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은 이들은 한국의 MP3 플레이어 제작업체인 레인콤 관계자들이었다. 빌 게이츠가 레인콤이 생산하는 제품을 들고 시연을 하며 한참 동안 칭찬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날 빌 게이츠가 들고 있던 제품은 레인콤의 아이리버 H-10. 레인콤이 애플의 하드디스크 타입 MP3 플레이어인 아이포드(iPOD)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에 출시한 제품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광고 효과를 얻은 셈인데, 정작 레인콤 홍보실 측은 “우리가 MS를 도와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자사의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을 고수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 중 음원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사에 대해 윈도우 호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호환 인증제인 ‘플레이 포 슈어(play for sure)’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리버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그렇기에 그 정도 ‘예우’는 당연하다는 게 레인콤 측의 주장이다. 여하튼 레인콤 아이리버의 위상이 MS에서 그만큼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사실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레인콤의 아이리버는 절대 강자다. 플래시 메모리 타입 MP3 플레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와 국내시장 점유율 1위(60%)다. 삼성, LG, 소니 등 IT 메이저들이 오히려 힘을 못 쓴다. 타사 제품보다 20% 정도 고가이면서 MP3 플레이어의 지존으로 그리고 명품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의 양덕준 사장이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레인콤을 설립한 해가 1999년. 당시 주 업종은 엔지니어링 서비스였다. MP3 분야도 처음에는 솔루션 제공 정도였다. 하지만 기술 제공을 받던 업체에서 양산까지 책임져 줄 것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돼 레인콤은 지금의 MP3 제조업체로 탈바꿈한다. 양산까지 지원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수수료는 턱없이 낮았기 때문에 아예 자체 생산을 하자고 내부 결론이 난 것. 2000년 5월의 일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레인콤에 유리하지 않았다. 국내에는 이미 130여개의 MP3 플레이어 업체가 있었고, 삼성전자가 1위의 MP3 플레이어 업체로 군림하고 있었다. 레인콤이 가지고 있던 것은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로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뿐이었다. 제품 개발을 위한 개발비도 없었다. 다행히 양 사장이 삼성전자 홍콩법인장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AV 컨셉트의 소등휘 회장이 양 사장의 신용과 사업 전망을 담보로 560만 달러를 투자했다.

 자금력이 갖춰지자 이래환 부사장을 비롯한 총 11명의 개발팀원들이 세트 개발에 들어갔다. 이 부사장은 “잠도 연구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자면서 3개월 동안 개발에 진력했다”고 회고했다. 그 결과 당시 시장의 선도 주자였던 필립스를 능가하는 모델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나온 것이 iMP-100.

 제품이 개발되자 레인콤은 개발자 주도형 생산(ODM) 공급처를 찾기 시작했다.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브랜드, 자금력, 마케팅 등 모든 측면에서 열세란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필립스를 견제할 MP3 CD 플레이어를 찾던 북미 최대 포터블 오디오 기기 업체였던 리오가 iMP-100의 가치를 알아채곤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레인콤이 제안서를 넣은 지 이틀 만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날아왔다.

 리오의 적극적인 대시와 공급처가 생겼다는 레인콤의 안도가 맞아떨어져 계약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양 사장은 이때를 두고 “무작정 계약을 맺고 봤다”고 말한다.

 “생산은 나중 문제였습니다. 쉽게 봤던 면도 있고요. 3개월 안에 납품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이행하기 위해서 또 다시 사투를 벌였습니다.”

 생산 라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제품을 양산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3개월. 문효석 이사의 “12월10일 첫 양산 샘플이 나오는 순간 눈물이 절로 솟았다”는 멘트에서 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나머지 시간을 모두 생산 라인 구축에 쏟으며 보냈던 당시의 사투를 추측할 뿐이다. 그렇게 생산된 iMP-100은 비록 리오 브랜드로 납품됐지만 출시 6개월 만에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아이리버’ 신화의 바탕이 됐다.

 레인콤이 ‘아이리버’란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미국시장엔 리오로 공급했지만 계약에 따라 국내시장에는 자체 브랜드로 팔기 시작한 것. 브랜드로 가야 한다는 양덕준 사장의 판단에 따라 인터넷(i)의 강(river)이란 의미를 담은 ‘아이리버’를 브랜드로 채택하고 마케팅에 들어갔다. 해외시장에도 2002년 1월 리오와 결별하며 아이리버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짧은 시간 안에 아이리버가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해 현대증권 이시훈 연구원은 ‘DESIGN by INNO’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디지털 기기들은 그 특성상 성능이란 부문에선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기존 업체들은 성능에 집착하는 관습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아이리버만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 차별화에 주력하며 감성에 호소했는데, 독특하고 혁신적인 디자인 중시 제품이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았던 거죠.”

 아이리버는 디자인업계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이노디자인에 디자인을 맡기고 있다. “월드클래스 제품이 되는 데 가장 뒤떨어지는 게 디자인”이라고 생각한 양 사장이 해결 방안을 찾던 중 우연히 교포 디자이너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던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사장의 자서전을 본 뒤 ‘무작정’ 찾아가 디자인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월드클래스 제품을 만들고 싶은데 디자인을 부탁한다. 그런데 돈이 없다. 돈은 벌어서 주겠다”고 말한 양 사장의 제안을 김 사장이 제품 판매 상황에 따른 로열티로 받아들인 것.

 아이리버는 이후 아이리버 전 제품의 박스 포장 전면에 이노디자인 김영세 사장의 얼굴 사진을 새겨 넣고, 제품에는 ‘Design by INNO’라는 문구를 새겨 넣어 제품 이미지를 향상시켰다. 이노디자인은 삼각기둥 형태의 iFP-100에서부터 최근의 주얼리형 N10에 이르기까지 각종 혁신적인 MP3 플레이어 디자인을 내놓아 얼리어댑터들을 열광시켰고, 열쇠고리나 장신구처럼 가볍게 목에 걸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패션 액세서리 컨셉트의 디자인으로 매출을 늘려 레인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디자인을 최우선시하는 제품 개발과 관련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이용현 이사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이노디자인에서 삼각기둥 형태의 iFP-100 시리즈 디자인을 가지고 왔어요. 개발실에서 아무리 해도 부품이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경영진에 불평을 하자 ‘어떻게든 구겨넣어’란 답변만 돌아오더군요. 초창기에는 ‘작게 더 작게’란 이노디자인 측의 요청을 제품에 반영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은 저희가 오히려 이노 측에 ‘더 작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노 측에서 더 작아지면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더 작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아이리버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두 번째 이유는 ‘고객의 마음을 읽는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콜레오마케팅그룹 이존기 컨설턴트는 “국내 MP3 플레이어의 성공은 90년도 후반부터 일기 시작한 인터넷 열풍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보급으로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문화를 향유해 온 세대의 요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MP3 플레이어를 구매한 고객은 컴퓨터, 인터넷, MP3, P2P, 핸드폰, 디지털 카메라, 음악, 영화, 영어, 동호회 등의 단어와 친숙하다. 그만큼 그들은 이미 IT 제품에 대해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그들 자신만의 차별화된 요구가 있다. 소형이면서 세련된 외관, 다양한 음악 파일(mp3, wma, ogg)의 재생, 저장 용량 및 쉬운 선곡, 배터리의 지속성, 3D 음향과 EQ 기능, 어학용 기능, FM 라디오 수신 및 녹음, 보이스 레코딩 기능, 다이렉트 인코딩, 펌웨어 업그레이드, USB2.0 채택, 다운로드의 편리성 등 다양한 요구들과 새로운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 디지털 융복합화) 환경에 부응하는 기능들이 빠르게 채용돼야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아이리버 제품들은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 왔으며 더 나아가 그 고객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아이리버는 대중 매체를 통한 광고보다 입소문을 활용하는 ‘구전 마케팅’(Buzz Marketing)을 추구했다. 마케팅 총괄을 맡은 김형렬 부사장은 “인터넷이란 매체를 주목했다. 공간의 제약이 없어졌고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되는 인터넷 문화에서 대중 지향의 광고나 홍보보다 입소문이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한다.

 창업 초기에는 택배 수리 제품에 CEO 양덕준 사장이 직접 쓴 친필 사과 메시지를 동봉하는 등 고객 감동 경영을 펼쳤는데, 이런 내용이 입소문을 통해 ‘애프터서비스는 아이리버가 최고’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고 한다. 

 또 펌웨어 업그레이드(Firmware Upgrade; 인터넷으로 이미 구입한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방식)라는 개념을 도입해 고객 개개인과의 쌍방향 대화(interactive)를 시도함으로써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기호를 최대한 수용했던 점도 인터넷 세대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천공항, 코엑스, 대학로 등 국내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 대만의 타이페이시, 일본 도쿄의 오가와마치, 신주쿠 및 오사카 등에 아이리버존을 설치해 ‘애프터’(After)서비스뿐만이 아니라 ‘비포’(Before)서비스를 포함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 활동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고객들이 놀러 오고 음료수를 마시며 PC를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센터는 커뮤니티 허브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아이리버 마케팅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존기 컨설턴트는 “레인콤의 고객 제일 서비스에 감동받아 자체적으로 결성된 서포터스가 있다. 월급을 받지 않고 제품의 개선점, 제품 제안·홍보를 해주는 열성적인 서포터스가 국내에 300명, 해외에 500명이나 있다. 그들의 의견은 제품 자체를 바꿔 놓기도 한다. 그들이야말로 ‘아이리버를 발전시키고 홍보하는 첨병’이다”라고 말한다. 그 힘이 대기업의 TV 광고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이존기 컨설턴트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 모든 마케팅 기법들이 가능했던 것은 아이리버가 ‘리마커블’(remarkable, 주목받을 만)했기 때문이다. 입소문 마케팅 등은 이미 TV 광고 집행이 어려운 중소 규모의 회사들에 의해 기획됐고, 또 아직도 무수한 기업이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 사례가 드문 이유는 제품 자체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세스 고딘이 <보랏빛 소>에서 쓴 것처럼 제품들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한 ‘보랏빛 소’가 아니라 기존의 따분한 ‘누런 소’였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현재까지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는 리마커블하다. 제품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리버의 제품 경쟁력은 무엇보다 연구 인력의 50% 이상을 차기 성장 동력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평균 한달 주기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 가는 데 있다. 대기업이 신제품 개발에 3~6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1개월이란 스피드는 분명 아이리버가 갖고 있는 강력한 무기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아이리버의 약점은 무엇일까. MP3 플레이어 부문의 독보적 위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제품군이 MP3 플레이어에 치우친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이리버는 제품군의 다양화에 진력하고 있다. 이미 PMP를 출시해 동영상 재생기 시장에 진출한 아이리버는 이 달에만도 전자사전 D10을 출시했고 DMB 단말기 등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아이리버가 갖고 있는 당면 과제는 진출 시도를 하고 있는 하드 타입 MP3 플레이어 시장에의 연착이다. 플래시 메모리 타입 MP3 플레이어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하드 타입 제품군의 약세로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드 타입 MP3 플레이어인 애플의 아이포드에 대항해 지난해 연말 H10을 출시했지만 아직 그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진 않고 있다. 애플 또한 아이리버의 H10 출시에 맞춰 저가의 하드 타입 MP3 플레이어를 내놓는 등 만만치 않은 저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아이리버는 목표 매출액을 8080억원으로 잡고 있다. 2004년 매출액이 4500억원(추정치)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양덕준 사장은 목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았다.

 아이리버 개발실이 있는 양재동 캠코타워 11층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



 Plus Analysis



 이시훈 현대증권 연구원

 “대기업으로 성장 가능성 높아”



 MP3 플레이어 업계 현안

 공급 과잉 구조다. 수요 증가세 확연하지만 마찬가지로 시장이 커지며 공급업체도 늘었다. 중소기업들의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에 의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큰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 MP3 플레이어는 메모리 타입별로 플래시와 HDD 타입으로 구분되는데 어느 타입이 시장을 주도할지도 중요한 요소다.



 아이리버의 현안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선 견고한 입지를 굳혔다. 문제는 HDD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애플이 8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HDD 시장을 어느 정도 잠식하는가가 현안이다.

 생산 능력 확보도 아이리버의 현안이다. 현재 자체 생산이 아닌 외주 생산 라인 임대를 하고 있는데, 그 한계에 봉착해 있다. PMP, 전자사전 등의 생산이 지연되는 것도 생산능력 문제라고 본다.



 아이리버의 약점

 비즈니스가 단일 제품군이란 점이다. 또 대형업체에 비해 자금 능력이 달린다는 것도 약점이다. 매출을 늘릴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운전자금이 부족해 못하는 측면도 있다. 시장 개척에서도 고충이 있다. 핵심 시장인 미주 등은 기반을 닦았지만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는 기존에 판로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아이리버의 미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출혈을 최소화하는가가 문제다. 디지털 어플라이언스의 특성은 기존 제품이 진화하는 것도 있지만 새로운 개념의 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걸 포착해 대비하는 능력이 아이리버에 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준다.



 Plus Interview



 양덕준 레인콤 대표

 “MP3플레이어 바탕으로 DMB 등 성장동력 준비할 것”



 양덕준(54) 사장이 레인콤을 설립한 해는 1999년.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마케팅 및 수출 담당 이사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유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 흐름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 사장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타고 6년 만에 매출액 4500억원 대의 회사를 키워냈다.

 50대 중반의 나이지만, 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겠다는 이유를 걸며 머리색깔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양 사장은 “아이리버 경쟁사는 샤넬, 스위치, 아르마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만이 기업체가 살 길이다”라며 브랜드 파워 확산에 사활을 걸겠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리버 신화 창조의 주인공 양덕준 사장을 만난다.

 아이리버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요인을 꼽으라면 어떤 것들을 들겠습니까?

 우수한 기술력, 공격적인 영업 방식 즉, 고객을 사로잡는 마케팅과 서비스, 전문 디자인업체의 우수한 디자인,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 고객 감성에 호소한 제품을 들 수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며 예전의 강점들이 사라지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기업이 성장하며 (규모에 따라) 어떤 난제들이 발생했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스피드와 유연성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이는 삼성, 소니 등 국내외 대기업들도 겪은 현상입니다. 이는 조직이 커지면서 의사소통이나 의사 결정 과정이 길어지고 조직이 관료화되기 때문입니다. 레인콤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대기업에서 만연하고 있는 부서 이기주의 등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것이 정말 문제이지 느끼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문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지금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있으니 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양 사장의 경영관을 소개해 주십시오.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편하게 지내는 CEO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도 그렇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세계 1위 등 레인콤이라는 회사를 수치 등에 얽매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양 사장은 21세기 인재로 어떤 사람을 꼽고 있습니까? 인재관을 설명해 주십시오.

창의적인 인간입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일만 하는 사람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능률적으로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21세기 인재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는 자율적이며 신뢰받는 인간입니다.

 양 사장이 지금 현재 갖고 있는 고민은 무엇입니까?

 조직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커지면서 관리의 문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하나를 든다면 기술과 브랜드를 꾸준히 향상시키고 알리는 일입니다.

 2004년 레인콤의 경영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아직 최종적으로 매출이나 순익 규모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4500억원 정도의 매출과 500억원가량의 순익을 창출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은 세계시장에서 10% 수준, 국내시장에서는 60%를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MP3=아이리버’ 공식을 확고히 한 해였으며, 해외에서는 아이리버라는 브랜드 정립을 본격화한 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2005년 목표와 레인콤의 중장기 비전이 궁금합니다.

 매출 규모는 8000억원 정도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하드 타입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5배 이상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MP3 플레이어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MP3 플레이어를 캐시카우로 한다는 점에서 지금과 변함은 없습니다. 올해도 더욱 새롭고 고객 지향적인 제품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다만 수익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PMP 등으로 제품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생각입니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우선적으로 미니 하드 디스크 타입 제품인 H10과 관련,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H10은 단순한 음악을 재생하는 하드웨어 제품이 아니라 재생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연관돼 있습니다. 특히 미니 하드 타입 분야에서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포드를 제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협력업체들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협업을 한다면 충분히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레인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때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와 전략이 궁금합니다. 5년 후, 10년 후 레인콤이 무엇으로 먹고 살지 궁금합니다.

 5년, 10년 이후에는 MP3 외에도 더욱 다양한 디지털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현재로선 PMP, DMB 등 동영상 관련 제품들이 향후 성장 동력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이들 제품들이 와이브로 등 차세대 통신기술과 접목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동차도 새로운 디지털 제품의 총아가 될 것입니다. 카오디오 시장도 레인콤이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Plus Interview

 

 아이리버 디자인 업체 김영세 이노디자인 사장 

 “제품에 따라 다양한 컬러 구사 예정”



 2005년 아이리버의 디자인 방향을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올해 아이리버 디자인 방향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그동안 형성해 온 아이리버 룩을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다양하고 많은 제품들의 디자인을 통해 ‘아이리버스러운’ 아이덴티티가 두드러지게 표출되고, 또한 이러한 아이덴티티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디자인 전략을 맞추고 있습니다. 즉, CIPD(Corporate Identity through Product Design) 철학이 많이 반영될 것입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2004년과 다른 특색은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2005년에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포커싱한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즉 다기능의 다양한 상품들을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2005년에는 어떤 색상을 메인 컬러로 사용할 계획입니까, 어떤 컬러가 유행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특정 컬러라기보다는 제품의 형태에 따른 다양한 컬러를 구상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디자인이 시장의 메인 컬러를 주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컬러 중에서 블랙이 다시 돌아오리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2005년에 특히 주요하게 혹은 새롭게 사용할 재질(소재)는 어떤 것입니까?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타이타늄 같은 메탈 소재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많은 제품들이 경제적으로나 시각적으로 경박단소 및 표면 처리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컨버전스의 시대라고 합니다. 디자인을 통해 이를 어떻게 구현하실 계획입니까?

 사용자 중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신제품 디자인 컨셉트를 통해 컨버전스 시대에 적절한 상품들을 창조해 나갈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융합, 다양, 복잡해지기 때문에 유저 인터페이스가 쉬운 인간공학적 디자인이 더욱 필요하게 되는데, 기존에 없는 역발상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해 나갈 것입니다.



 디자인과 관련된 영감 혹은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습니까? 아이디어 추출 과정이 다른 디자이너들과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일상 속에서 많은 것을 열심히 보고 직감으로 영감을 얻어 시작하는데, 마치 paranoid(편집증) 같이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형성된 직감이 적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A라는 물건을 보고 B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즉 자동차를 보고 휴대폰의 형태를 생각한다든지, 자연물을 보면서 전혀 상관없는 디지털 제품들을 상상하고 적용해 봅니다. 유비쿼터스 개념이 점점 대두되고 있는데 디자인 영감 자체도 언제 어디서나 떠오를 수 있는 유비쿼터스인 듯합니다.



 트렌드가 작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줍니까?

 디자인 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시장을 들여다보고 리서치는 꼭 하지만 이는 유사한 디자인이 나올까 미리 방지하기 위한 노력일 뿐 오히려 트렌드를 무시하는 스타일입니다. 제 욕심은 오히려 리더로서 디자인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제품들은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한 제품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인 요소들을 반영한 제품이 많습니다. 이러한 제품들이 결국 트렌드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곳은 어디입니까?

 쇼핑몰이든 비행기 안에서든, 어디든 사용자를 유심히 관찰하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얻습니다. 예를 들면 비행기 안에서 꼬마가 게임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라든지, 쇼핑몰이나 공공장소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즐깁니다. 나아가 제가 디자인해 주고 있는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많이 얻고, 이노디자인의 신세대 디자인 스태프들을 통해서도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을 종종 듣곤 합니다.



 현재 김 사장의 흥미를 끄는 요소 세 가지를 꼽으라면.

 미래-어떻게 펼쳐질지 아직 모르기 때문, 디지털-저의 최대 관심사인 디자인으로 풀어갈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 신세대-제가 디자인하는 상품들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아이리버 대표모델 5인방





 iMP-100 아이리버의 현재를 있게 한 모델. 출시 6개월 만에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아이리버’ 신화의 바탕이 됐다. 슬림형 MP3 플레이어로 아이리버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크래프트 시리즈(모델명 : iFP-300) 현재까지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모델이다. 기존의 네모반듯한 MP3 플레이이어 디자인상의 한계를 뛰어넘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플래시 메모리 타입 MP3 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했다. 출시 이후 단일 품목으로 100만대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세계 1위 MP3 메이커인 아이리버의 견고한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N10 신개념 주얼리형 MP3 플레이어로 현재 최고의 인기 모델이다. 여성들을 새로운 MP3 플레이어 구매층으로 끌어들였다. 2004년 7월 출시 이후 월간 최대 매출액 기록을 다달이 갱신하며 10월에는 570억원의 월간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H10 미니 하드 디스크 MP3 플레이어로, 애플의 iPOD에 대한 대항마이다. 콤팩트한 사이즈, 보다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탁월한 디자인과 색상이란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PMP-100시리즈 멀티 코덱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독자 개발형 제품이다. 펌웨어 방식을 채택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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