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공감(共感)과 공생(共生)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듭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월 2일 신년사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 사업 방식과 경영 습관, 일하는 태도를 바꾸자”고 했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사업 구조 혁신, 고객 공감, 유연한 기업 문화, 공생 추구 등 4대 경영 방침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기업뿐 아니라 고객·협력사·임직원·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행복할 수 있어야 롯데그룹의 미래도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와 공생을 추구하는 ‘좋은 기업’이 되자”고 말했다.

신 회장의 강력한 지속 가능 경영 의지는 롯데그룹이 지난해 8월 발간한 ‘2019 롯데 지속가능개발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행 보고서’에 집약돼 있다. SDGs는 유엔이 사회·환경·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5년 9월 채택한 국제 사회 목표다. 17개 분야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다. 롯데는 각 사가 그간 운영해온 가치 창출 활동을 토대로 롯데만의 SDGs 테마(여성·아동, 환경, 상생)를 수립했다.


1│여성·아동

신 회장은 롯데 SDGs의 최상단에 여성과 아동을 배치했다. 이 테마에서 롯데그룹은 여성과 아동의 복지를 강화하고 교육, 사회 참여 등의 기회를 확대하는 활동을 추진한다. 예컨대 롯데백화점은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로 고통받는 여직원을 돕기 위해 ‘Rejoice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노원점·광주점 등에 설치된 상담카페에서 임직원들은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롯데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추진하는 ‘mom 편한 예비맘 프로젝트’는 소외 계층 산모에게 안정적인 출산·육아 환경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의 예비맘이 각종 출산용품과 육아 상식 자료, 태교 음악회 등의 지원을 받았다.

롯데마트가 2016년부터 시작한 ‘드림캐쳐스’는 아동 복지시설이나 저소득 가정 아동 가운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꿈나무를 발굴해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선발 아동은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1 대 1 전문가 레슨을 비롯한 각종 후원을 받을 수 있다. 롯데에 따르면 드림캐쳐스 단원의 50%가 예중·예고·음대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mom 편한 꿈다락’은 낙후된 아동센터를 선정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2017년 전북 군산 1호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40곳 이상의 아동센터가 새 옷을 입었다. 롯데는 mom 편한 꿈다락에 책·컴퓨터 등을 지원하고, 다락 영화관과 디지털 학습실 등도 제공한다.

롯데홈쇼핑의 ‘드림보이스’는 시각 장애 아동을 위한 음성 동화 제작 사업이다. 롯데홈쇼핑은 소속 쇼호스트(목소리 나눔)와 편집 감독(영상 편집 나눔) 등의 재능 기부를 통해 신간 동화책을 오디오북과 수화 영상으로 만든다.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음성 동화책 1200세트와 1000세트를 전국 복지 시설 300여 곳에 배포했다. 이 밖에 롯데컬처웍스는 영화인을 꿈꾸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해피앤딩(Happy Anding) 영화 제작 교실’을 운영한다. 2017년부터 2019년 4월까지 총 6개 중학교에서 150명 이상이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2│환경

신 회장이 강조하는 롯데 SDGs의 두 번째 테마는 환경이다. 롯데는 경영 활동 전반에서 친환경 가치를 추구해 지속 가능한 생산·소비 문화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친환경 경영의 출발은 자원 선순환과 폐기물 관리다. 롯데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 페트(PET)가 대표 사례다. 바이오 페트는 옥수수·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틸렌글리콜을 원료로 쓴다. 친환경 소재인 열가소성 엘라스토머(LOTTMER)도 기존 고무의 대체재로 주목받는 롯데케미칼 제품이다. 롯데주류 군산 공장은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박’을 재활용 업체에 제공해 사료·장아찌 등을 만든다. 충주 공장은 폐수 침전물인 ‘오니’를 시멘트 부원료로 재활용한다.

기후 변화 대응과 수원지 보호도 롯데가 심혈을 기울이는 환경 보존 활동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의 경우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폐열로 스팀을 생산해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했다. 울산 공장도 노후 시설 보수와 폐기물 처리 시설 구축 등으로 온실가스를 연간 4000t 이상 줄이고 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몰 상부와 주변부에 태양열 집열판, 풍력발전 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설치해 총에너지 사용량의 15%를 책임지게 했다. 또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지하 6층에 1900t 용량의 빗물 저수조를 설치해 청소나 조경에 빗물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200t 규모의 중수도를 통해서는 생활 배수를 환경친화시설(화장실) 용수로 재활용한다.

롯데의 지속 가능한 소비 촉진 활동도 환경 테마의 핵심축이다. 롯데는 “2050년 96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인구가 현 생활양식을 유지하려면 지구 3개에 해당하는 천연자원이 필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소비는 자원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조성해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롯데호텔은 투숙객의 침대 시트, 수건 재사용 의사를 묻는 ‘Think Nature’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으로 절감된 비용은 주요 황사 발원지인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의 방풍림 조성 사업에 쓰인다.


3│상생

롯데 SDGs의 마지막 테마인 상생은 건강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 모든 이해 관계자와 함께 성장하자는 신 회장의 올해 신년사와 일맥상통한다. 롯데가 2016년 베트남 호찌민 산업대에 설립한 ‘롯데-코이카 서비스 교육센터’는 글로벌 상생 협력의 모범 사례다. 이 센터는 베트남 현지 저소득층 구직자와 중소 상인이 유통·서비스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위생 관리, 외국어, 컴퓨터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직업훈련 학교다. 2018년 기준 수료생의 취업률은 73%에 이른다. 수료생 중 일부는 현지 롯데 계열사에 채용됐다.

국내에서는 롯데마트와 중소기업의 공동 브랜드 개발을 위해 조성된 ‘어깨동무 협동조합’을 예로 들 수 있다. 전국 두부 업체 9곳을 중심으로 결성된 어깨동무 협동조합은 현재 참여 기업을 14개 사로 늘렸다. 제품군은 두부뿐 아니라 콩나물·유부·두부과자·청국장·막걸리·낫토·도토리묵 등으로 다각화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에 업계 최초로 상설 중소기업 전용 판매관인 ‘드림플라자’를 만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우수한 중소기업이 비용 부담 없이 판매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드림플라자 매장 인테리어 비용과 판매사원 인건비를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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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 유엔이 2000~2015년 실시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뒤를 이어 새롭게 설정한 목표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된다. 사회 문제(빈곤·질병· 아동·난민 등), 환경 문제(기후 변화, 에너지, 물, 생물 다양성 등), 경제 문제(주거·고용· 생산·소비 등)를 다룬다. SDGs에는 매년 3조3000억~4조5000억달러(3850조~5880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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