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연세대 의과대학,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
이현정
연세대 의과대학,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

대장암은 대장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은 식도·위·소장·대장으로 구분되는데, 대장은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위이며 주로 수분과 전해질(염화나트륨 등 물에 녹은 상태에서 이온으로 쪼개져 전류가 흐르는 물질)을 흡수한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과도한 육류와 육가공품 섭취, 섬유소 부족, 비만, 흡연, 음주 등으로 다양하다. 또 당뇨병을 앓거나 가족 중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어도 대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의 주된 원인은 바로 과다한 육류 섭취와 고지방식이다.

육류 중에서도 특히 붉은색을 띠는 육류가 대장암 발생률을 높인다. 육식을 통해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동물성 지방 소화효소)이 다량으로 생성된다. 이런 물질이 대장 세포를 손상시켜 발암물질이 발생하면 대장암에 걸리는 것이다. 육류를 먹는 방법도 대장암 발생과 관련 있다. 물에 삶아 먹을 때보다 굽거나 튀기거나 바비큐로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더 높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학계에서는 대장암 환자의 5~15%가 유전적인 요인으로 병을 얻었다고 분석한다. 직계가족 중 1명이 50세 이전에 대장암에 걸리면 가족들도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3~4배 높다. 또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도 대장암 발병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대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의 주된 원인은 과다한 육류 섭취와 고지방식이다. 특히 붉은색을 띠는 육류가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
대장암의 주된 원인은 과다한 육류 섭취와 고지방식이다. 특히 붉은색을 띠는 육류가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

1㎝ 이상 용종, 빠르면 2년 후 암 발생

대장암을 발견하기 위해선 대장에 선종성 용종(대장에 생기는 혹인 용종 중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대장암은 95% 이상이 전 단계인 선종성 용종을 거쳐서 발병한다. 깨끗한 대장에서 선종성 용종이 발생하는 데는 보통 5년이 걸린다.

선종성 용종이 암이 되는 데는 평균 10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선종성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암으로 진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며 1㎝ 이상은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데 2~5년 걸린다.

선종성 용종이 생겼어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제때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 발병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종성 용종을 제거한 후에 대장암이 발병할 확률은 그대로 두었을 때의 10% 정도다.

대장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없다. 간혹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기는 한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긴다.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직장 출혈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평소에 만져지지 않던 덩어리가 배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증상은 혈변과 체중 감소, 빈혈이다. 특히 40세 이상에서 이런 변화가 있을 때는 철저히 검사받아야 한다.

대장암 증상은 암 발생 부위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우측 대장은 비교적 변에 수분이 많은 부위다. 변이 액체 상태인 곳이라 암세포가 충분히 클 때까지는 장이 막히는 경우가 드물다. 우측 대장에 암이 생기면 변비보다는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좌측 대장은 변이 농축되는 곳이다. 또 대장 지름이 좁다. 대장 공간이 짧기 때문에 이곳에 암이 생기면 장이 막혀 변비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변도 우측 대장암보다 흔하다. 가끔 설사하기도 하지만 다시 변비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므로 50세가 넘는 성인은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항문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대장 전체를 관찰하므로 대장 질환을 가장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또 동시에 용종 절제술 등의 치료도 받을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에 매년 대변 잠혈 검사(대변에 섞여 나오는 미세한 양의 혈액으로 대장암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 양성 반응이 나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변, 체중 감소, 빈혈 증상이 있는 경우도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대장암으로 확진받은 경우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초기 대장암은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 또는 수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이 2기나 3기까지 진행됐으면, 수술 이후 보조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지방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과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금연하고 과음을 피하며 적절한 활동과 운동을 하는 것도 대장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이현정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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