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근 서울대 의과대학, 서울대 의과대학 부교수
정선근
서울대 의과대학, 서울대 의과대학 부교수

아령이나 역기를 들면서 근육을 키우는 것을 젊은이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점점 줄고, 근육 힘이 빠지는 현상이 노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근감소증이라고 한다. 근감소증이 오면 거동하기 불편해지고, 잘 넘어져서 다치기 쉽다. 또 근감소증 환자는 당뇨·고혈압·심장질환·뇌졸중 등 치명적인 성인병이 잘 생기고, 치매도 잘 걸리며, 수명도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는 게 건강한 노년을 위한 필수 요소다.

근력운동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근육힘이 강해진다. 근육힘이 강해진다는 것은 일상생활을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걸음이 빨라지고 계단도 잘 오르게 된다. 평소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드라이버의 거리가 더 길어질 것이다. 청소를 한다든가 그을음이 묻은 냄비를 닦는 등 가사일도 더 쉬워진다.

자세가 좋아지는 것도 근력운동의 장점이다. 특히 엉덩이근육과 활배근이 발달하면 서 있는 자세가 꼿꼿해지고 가슴이 넓어진다. 옷 입은 태가 좋아질 뿐만 아니라 지긋지긋한 척추 통증이 줄어든다.

체지방이 줄어드는 것도 근력운동의 큰 장점이다. 근육은 같은 무게의 지방에 비해 부피는 18%가 작고 칼로리 소모량은 4~5배 더 많다. 일단 근육이 많아지면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해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주고 더 날씬한 몸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근육호르몬 증가와 관절 통증 완화도 근력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근육호르몬은 근육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말한다. 이 호르몬은 온몸의 장기를 자극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릎이나 어깨 같은 관절이 아플 때 적절한 근력운동을 하면 통증이 줄어들고 힘줄이나 인대, 연골 손상도 예방할 수 있다.

고령이 될수록 많이 발생하는 골다공증도 근력운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최근 학계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운동보다 근력운동이 뼈를 더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낙상 예방도 근력운동의 효과다. 근력운동을 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균형감각이 좋아져서 낙상의 위험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효과가 있는 근력운동을 많은 노인이 망설이는 이유가 있다. 바로 척추와 관절 등에 무리가 가지 않느냐는 걱정이다. 나이 들면서 운동을 소홀히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을 조사하면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운동 중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다.

노후를 멋지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데 운동을 하다 척추와 관절을 다치면 운동을 안 한 것만 못한 상황이 된다. 운동을 안 하면 약해지고 운동을 하면 다치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까?

필자는 40대 시절 운동하다 척추와 관절 손상을 겪었다. 하지만 그 이후 몸에 무리 가지 않는 운동법을 배우고 연구한 결과, 5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주 3회 이상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1주일에 200명 정도의 척추·관절 환자를 진료하면서 끊임없이 운동하라고 강조하는 재활의학과 의사이기도 하다. 직접 경험하고 연구한 효과적인 근력운동 방법 중에 노인에게도 무리가 되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1│척추·관절에 이로운 근육을 키우자

첫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이 드는 척추와 관절을 이롭게 하는 근육을 중점적으로 키우라는 것이다. 나이 들면서 운동 기능을 유지하고 척추와 관절을 이롭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육은 △엉덩이 근육(대둔근·중둔근·소둔근) △활배근(허리에서 등에 걸쳐 있는 편평하고 큰 삼각형 모양의 근육) △대퇴사두근(허벅지 앞면 근육) △뒤 종아리 근육 △견갑골 주변 근육(어깻죽지 근육)이다.

엉덩이 근육과 활배근은 각각 하체와 상체 힘의 원천이다.

두 근육은 허리를 덮고 있는 흉요근막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며 당기고 있어 허리를 안정되게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퇴사두근은 무릎 관절의 수호신이고, 견갑골 주변 근육은 어깨 관절의 보디가드다. 뒤 종아리 근육은 서 있을 때 넘어지지 않게 잡아주는 근육이며 다리의 정맥혈관으로 내려온 피를 펌프질해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기능을 한다.

이 다섯 가지 주요 근육을 키우는 데 집중하면 근력운동의 효과를 가장 짭짤하게 볼 수 있다.


2│부담 적은 운동부터 하자

같은 근력운동이라도 동작에 따라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은 천지 차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위아래 모두 같은 상완이두박근(팔 앞쪽에 있는 근육) 운동이다. 위쪽은 선 상태에서 역기 팔 구부리기(바벨컬)다.

아래쪽은 앉은 상태에서 경사대에 팔을 고정하고 팔 구부리기(프리처컬)다. 하지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은 위쪽이 아래쪽보다 3~4배 이상 크다.

허리가 아픈 고령자에게는 프리처컬이 더 안전한 운동이다.


엉덩이 근육 운동도 마찬가지다. 아래 그림의 세 가지 운동법 중 가장 아래쪽의 다리 벌리기 운동이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적고 위쪽으로 갈수록 부담이 커진다.

척추와 관절이 약한 고령자일 경우 스쿼트보다는 다리 벌리기 운동을 해야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덜하면서 주요 5가지 근육(엉덩이 근육, 활배근, 대퇴사두근, 뒤 종아리 근육, 견갑골 주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법을 알아보자.

우선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래와 같다.


체육관에 가서 기구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운동도 있다. 기구 운동은 가짓수는 몇 안 되지만 이 정도만 해도 100세까지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닐 수 있다.

대표적인 기구 운동은 무릎 펴기(레그익스텐션), 뒤로 날갯짓, 아래로 당기기 등이 있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어들어 잘 넘어지거나 다치기 쉬워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어들어 잘 넘어지거나 다치기 쉬워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3│최대 근력의 40%만 들어도 효과

노인들이 운동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것 중 하나는 무거운 역기를 들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근육을 키우려면 최대 근력의 70% 이상의 무게를 10회 이내 반복해서 드는 것이 좋다. 50㎏짜리 역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35㎏ 이상의 무게로 10회 이내를 반복적으로 들어야 근육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무거운 중량의 역기로 운동하면 고령자의 척추와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최대 근력의 40% 정도의 가벼운 무게로도 근육에 피로가 올 만큼 반복 횟수를 늘리면 근육이 커지고 힘이 세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50㎏짜리 역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이 20㎏짜리 역기를 오래 반복해서 들어도 근력운동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이런 운동 방법이 노인의 관절과 척추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동 범위도 좀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운동 범위를 줄인다는 것을 팔굽혀펴기로 예를 들어보자. 젊은 시절에는 가슴이 지면에 닿을 정도로 깊숙하게 팔을 굽혔다면 이제는 살짝만 팔을 굽혔다 펴도 된다는 뜻이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뻣뻣해진 척추와 관절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다. 운동 범위를 젊은 시절처럼 넓게 유지하면 연골·인대·힘줄 등이 손상되기 쉽다.

무엇보다도 운동할 때 통증을 느끼면 안 된다. 아프면 운동 동작이 잘못됐거나 운동 기기가 본인에게 너무 무거운 것이다. 정확한 운동 동작을 확인하고 무게를 줄여라. 그래도 아프면 그 운동이 몸에 맞지 않는 것이다. 다른 운동 동작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이에 반해 아프지 않은 운동은 하면 할수록 몸에 이롭다. 운동 중에 생기는 통증을 잘 살피고 내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100세까지 청춘으로 살 수 있는 길이 보일지 모른다.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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