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도넛 프랜차이즈 ‘던킨도너츠’가 약 70년 만에 이름을 바꾼다.
세계 최대 도넛 프랜차이즈 ‘던킨도너츠’가 약 70년 만에 이름을 바꾼다.

세계 최대 도넛 프랜차이즈 ‘던킨도너츠’의 사명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탄생했다. 1920년대 활동한 미국의 유명 무성영화 배우 ‘메이 머리(May Murray)’가 우연히 도넛을 커피에 빠트렸는데, 이 커피에 적신 도넛의 맛이 너무나 환상적이었던 나머지 “Dunk-in!”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해당 일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도넛을 한입 크기로 잘라 커피에 적셔 먹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도넛과 커피를 함께 파는 가판대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1946년 공사장 노동자를 상대로 식당차를 운영하던 윌리엄 로젠버그도 이 대열에 뛰어들었다. 그는 1948년 정식 가게를 열고 1950년 가게 이름을 바꿨는데, 그 이름이 ‘던킨도너츠’다.

가판대에서 시작해 현재 26개국에서 1만130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던킨도너츠가 약 70년 만에 개명한다. 지금의 던킨도너츠를 있게 한 ‘도너츠’를 빼고, 2019년 1월부터 ‘던킨’으로만 불러달라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입맛이 변했기 때문이다. 토니 와이즈먼(Tony Weisman) 던킨도너츠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수년 전부터 미국인을 비롯한 세계인의 커피와 커피 타입 음료 선호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우리는 음료 위주의 사업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인이 설탕과 멀어지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도넛의 위상이 예전처럼 높지 않다”며 “게다가 음료에 비하면 이윤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던킨도너츠의 매출에서 커피 등 음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한다.

던킨도너츠처럼 브랜드 네임에 약간의 변형을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확 바꾸는 곳도 있다. 최근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으로 이름을 바꾼 한국 ‘ING생명보험’이 그 주인공이다. 네덜란드 최대 금융그룹인 ING그룹의 자회사였던 ING생명보험은 2013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는데, 이후 ING그룹과 5년간 현 이름을 사용하기로 상표권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 말 ING 브랜드 사용 기한이 종료되면서 네덜란드 왕가를 상징하는 색상인 ‘오렌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ING생명은 브랜드 이름 교체 비용에 간판과 시스템 교체, 광고 등을 포함한 총 250억원을 책정했다.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브랜드 네임 변경 작업에는 기업의 크기에 따라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거액이 필요하다. 게다가 침체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브랜드 네임 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팬케이크 전문 체인 기업 ‘IHOP(International House of Pancakes)’는 지난여름 사명을 ‘IHOb’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서 ‘b’가 뜻하는 것이 ‘버거(burger)’로 나타나 소비자의 지탄을 받았다. 팬케이크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명성에 누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IHOP 측은 “햄버거 신메뉴 마케팅을 위해 일시적으로 간판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그러나 아메리쿠스 리드(Americus Reed), 패티 윌리엄스(Patti Williams)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마케팅 교수는 실패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기업이 브랜드 네임 변경에 나서야 할 때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브랜드란 기업명이 될 수도 있고, 제품명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이 제시한 네 가지 경우를 구체적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1│현대화

브랜드 네임 변경의 가장 큰 이유는 ‘최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지금은 ‘KFC’로 불리는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이 대표적이다.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은 1991년 사명을 KFC로 변경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부를 때 ‘프라이드(fried)’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국인이 건강한 음식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튀긴 음식을 주로 판매하는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의 메뉴가 공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최근 ‘WW’로 이름을 바꾼 체중관리업체 ‘웨이트 와처스(Weight Watchers)’도 비슷한 사례로 본다. 웨이트 와처스는 미국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가 ‘웨이트 와처스 프로그램으로 살을 26파운드(약 12㎏) 뺐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몸무게를 적게 유지하는 것보단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드라마틱한 몸매 변화를 앞세웠던 웨이트 와처스의 사명은 구시대 유물이 됐다. 새로운 사명 ‘WW’는 ‘행복과 건강의 실현(Wellness that Works)’을 뜻한다.

리드 교수는 “브랜드 네임 변경은 브랜드를 젊어 보이게 하고, 기업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기업을 현대화하기 위해 브랜드 네임을 변경한다면 어떻게 기업 이미지를 새롭게 재창조할 것인지, 하고 있는 사업을 어떤 새로운 관점에서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차세대 고객 유치

리드 교수와 윌리엄스 교수는 점차 나이가 들어가는 브랜드, 또는 수 세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브랜드 중에서 차세대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는 경우 브랜드 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전 세대에 태어난 수많은 브랜드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같은 산업군에 속하지 않는 다른 기업들이 들어와 경쟁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젊은 소비자들은 20~30년 전에 비해 기업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브랜드가 ‘구식’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두’ 산업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자두의 90%가량은 캘리포니아산이다. 이곳엔 자두 마케팅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말린 자두 위원회(California Dried Plum Board)’가 있는데, 처음부터 이 위원회가 ‘말린 자두(Dried Plum)’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내에서 자두는 ‘프룬(prune·서양 자두를 말린 것)’이라고 불리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돼 있어 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공익광고 캠페인이 소비 촉진의 계기였다. 그러나 약 20년 뒤인 2000년대 초반, 젊은 세대에게 프룬이란 ‘노인들이나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소비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위원회는 약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젊은 세대의 약 70%가 프룬보다는 ‘말린 플럼(dried plum)’이라는 단어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식품의약국(FDA) 심사를 거쳐 ‘California Prune Board’에서 ‘California Dried Plum Board’로 명칭을 변경하고, 자두 마케팅 용어 역시 바꿨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후 젊은 세대 사이에서 말린 자두는 ‘건강한 식사’와 동의어가 됐고, 매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이 새로운 소비자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브랜드 네임을 바꿀 땐, 기존 소비자의 요구 역시 외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존 소비자는 수년에 걸쳐 형성된 충성 고객이지만, 기업에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가차 없이 뒤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리드 교수는 “(브랜드 네임 또는 제품에) 소비자의 기억과 감정도 함께 담겨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은 ‘튀긴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KFC’로 이름을 바꿨다.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은 ‘튀긴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KFC’로 이름을 바꿨다.

3│부정적 이미지 탈피

브랜드 네임 변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일 때도 있다. 바로 기업 또는 제품 이미지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을 때다. 리드 교수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그리고 여기서 조금이라도 심리적 거리를 두고 싶다면, (브랜드 네임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브랜드의 위기로 번질 수 있어 조금이라도 빨리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드 교수의 조언은 미국 내 1위 회계법인이었던 ‘아서앤더슨’의 컨설팅 부서에서 출발한 ‘앤더슨컨설팅’의 사례로 더욱 확실해진다. 아서앤더슨은 2001년 미국 경제를 뒤흔들었던 ‘엔론 사태’를 일으킨 조력자다. 1980년대 엔론은 천연가스, 전기, 제지, 철강 등을 취급한 거대 에너지 기업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엔론의 자산과 이익 수치는 대부분 가짜였고, 이 같은 교묘한 회계 부정은 아서앤더슨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앤더슨컨설팅은 1989년부터 아서앤더슨으로부터 분사했지만, 매년 수익의 15%를 아서앤더슨에 지급하는 것 때문에 마찰이 잦았다. 그러다 2000년 국제상업회의소 중재로 아서앤더슨과의 관계를 정리, 2001년 1월 ‘액센추어’로 새로 태어났다. 같은 해 12월 엔론 사태가 터지면서 액센추어는 ‘앤더슨’이란 이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리드 교수는 “1996년 플로리다에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객 100명이 모두 사망한 미국 저가항공사 ‘밸류제트(ValuJet)’는 ‘에어트랜(AirTran)’으로 이름을 바꿨다”며 “브랜드에 부정적 평판을 가져다주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면, 기업이 부정적 여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경 전 월마트 로고(위)와 변경 후 월마트 로고. 사진 월마트
변경 전 월마트 로고(위)와 변경 후 월마트 로고. 사진 월마트

4│ 브랜드 가치 재조정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기보다는 미세하게 재조정하거나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될 때도 있다. 여기서 작은 변화란 브랜드 로고나 이름에 변형을 주는 것일 수도 있고, 구체적 이미지 변경이 아닌 사업 방향 등을 변경하는 것일 수도 있다. 2016년 액상과당을 줄이고 인공 방부제를 넣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정크푸드’의 오명 벗기에 나선 ‘맥도널드’가 이에 해당한다. 리드 교수는 “새로운 소비자를 유치하면서도 현재 상황에 익숙해진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통해 브랜드를 지켜보는 기존 소비자에게 주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월마트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월마트는 약 20년간 같은 로고를 유지해오다 2008년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 기존 로고는 짙은 파란색에 굵은 글씨체, 대문자로 ‘WALMART’라고 쓰여있었는데, 여기서 별 모양 기호가 ‘WAL’과 ‘MART’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월마트라는 기업명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미지는 180도 바뀌었다. 글씨는 하늘색으로 바뀌었고, 별 모양은 오른쪽 끝으로 옮겨간 대신 노란색에 보다 활기찬 이미지로 바뀌었다. 딱딱한 이미지를 주는 대문자 대신 소문자를 채택한 것도 변화였다.

린다 브랭클리 당시 월마트 브랜드 디렉터는 “우리는 더 부드럽고 친근하고 따뜻한 무언가를 원했다”며 바뀐 로고에 대해 설명했다. 2005년 미국 ‘카트리나 재해’ 당시, 월마트는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 기업으로 꼽혔고, 이 때문에 월마트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당시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리 스콧 주니어(Lee Scott Jr.)는 환경 경영을 선언했는데, 바뀐 로고는 이를 충실히 반영한다. 둥근 글씨체로 친밀감을 더하고, 노란색으로 따뜻함을 입히고, 하늘색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나타냄으로써 월마트가 변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브랜드가 무엇을 대표하는지 또는 어떤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등을 나타내기 위해 대대적으로 브랜드를 조정한 것이 아닌데도 소비자가 이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plus point

브랜드에 부는 ‘복고’ 바람

광동제약이 ‘솔표’ 브랜드를 인수한 뒤 재출시한 소화제 ‘솔표 솔청수액’. 사진 광동제약
광동제약이 ‘솔표’ 브랜드를 인수한 뒤 재출시한 소화제 ‘솔표 솔청수액’. 사진 광동제약

추억 속 브랜드가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드는 비용이 막대한 데다,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도 없다. 그럴 바엔 소비자의 기호, 취향,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인지도가 높았던 이전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이다.

광동제약은 소화제 브랜드로 유명한 ‘솔표’ 브랜드를 지난해 인수했다. 솔표는 1925년 창업한 조선무약의 소화제 브랜드로, 1990년대 중반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조선무약이 2016년 파산하면서 생산이 중단되자 광동제약이 이를 인수해 올해 3월 ‘솔표 위청수 에프’, 7월 ‘솔표 솔청수액’ 등을 연이어 재출시했다. 광동제약 측은 “아직도 약국에서 솔청수 등을 찾는 분들이 있어 제품 준비 단계부터 약국가에서 관심이 많았다”며 “변함없는 효능과 브랜드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도록 솔표 브랜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1988년 업계 최초로 출시했던 무자극성 화장품 ‘순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순정 라인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 ‘에뛰드하우스’가 담당한다. 에뛰드하우스 측은 “에뛰드하우스의 주 고객층인 20대 여성들이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 등 환경 변화에 따라 피부 관리에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며 “순정의 기술력에 그동안 축적된 민감성 피부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순정 라인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77년 설립돼 패션 1세대로 전성기를 구가하다 2010년 부도를 맞았던 여성 패션 브랜드 ‘톰보이’ 역시 리브랜딩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1년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톰보이를 인수한 뒤 매장·인테리어·제품라인업 등을 모두 바꾸면서도 톰보이가 30여 년간 쌓아온 정체성은 유지했다. 그 결과 신세계 톰보이의 매출은 2011년 259억원에서 지난해 1444억원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plus point

집값도 ‘이름’이 좌우

‘DMC청구아파트’로 이름을 바꾼 ‘수색동청구아파트’. 사진 네이버 거리뷰 캡처
‘DMC청구아파트’로 이름을 바꾼 ‘수색동청구아파트’. 사진 네이버 거리뷰 캡처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름’은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를 내놓으면 그 브랜드로 이름을 바꾸는 단지가 잇따르고, 이 과정에서 신축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엔 지역에 따라 집값 상승세의 차이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브랜드가 아닌 지역명을 넣어 아파트 이름을 바꾸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아파트 외벽 명칭 및 브랜드명 변경 신청 및 결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지난 5년간 총 11곳의 아파트가 이름을 바꿨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은평구의 아파트들이다. 4곳이 원래의 이름을 버리고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아파트 이름 앞에 집어넣었다. ‘수색자이 1단지’와 ‘수색자이 2단지’가 각각 ‘DMC자이 1단지’ ‘DMC자이 2단지’로 재탄생했다. ‘수색동청구아파트’와 ‘문영마운틴 1차아파트’는 ‘DMC청구아파트’ ‘DMC문영 퀸즈파크아파트’로 이름을 바꿨다.

이들 4개 아파트단지는 모두 수색증산뉴타운에 있는데, 길 건너의 상암DMC 후광을 기대하고 개명한 것이다. 실제 아파트 이름에 DMC가 붙은 곳들은 상암동보다 수색증산뉴타운이 더 많다. ‘DMC파크뷰자이’ ‘DMC롯데캐슬더퍼스트’ ‘DMC에코자이’ ‘DMC센트레빌’ 모두 수색, 증산, 남·북가좌동에 있다.

강남구 역시 지명을 내세운 개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잠실전화국주택조합 현대아파트 220동’은 ‘개포2차 현대아파트 220동’으로, ‘신사동 대원칸타빌’은 ‘압구정 대원칸타빌’로 바꿨다. 아파트 이름 변경은 관리단 총회에서 소유주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 지자체에 신고하면 심사 후 승인받는 구조다. 변경할 때 시공사와 협의하긴 하지만, 소유주들이 밀어붙이면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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