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월 20일 도쿄 자민당사에서 열린 당 총재 선거에서 득표율 68.5%를 기록해 3연임에 성공했다. 사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월 20일 도쿄 자민당사에서 열린 당 총재 선거에서 득표율 68.5%를 기록해 3연임에 성공했다. 사진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월 20일(현지시각)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역대 최장수 총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선 집권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자민당은 전체 국회의석 707석 중 57%인 405석을 차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승리로 3년 뒤인 2021년까지 일본을 이끌게 됐다. 그때까지 별 탈 없이 집권한다면 총 재임 기간은 8년 9개월로 늘어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자민당사에서 치러진 당 총재 선거에서 553표(득표율 68.5%)를 얻어 254표를 얻는 데 그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압도적 차이로 눌렀다. 아베 총리는 올해 2월부터 제기된 이른바 ‘모리·가케 스캔들’ 등의 파문으로 한때 ‘3연임 불가론’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그는 자민당 특유의 파벌구도 내에서 형성된 ‘대안 부재론’을 동력으로 승기를 잡았다. 아베 총리는 9월 23~28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 다녀온 뒤 10월 초 내각·당직 개편을 시작으로 2006~2007년의 1기 집권을 포함,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아베 총리는 당선 소감의 첫 발언부터 ‘개헌’을 앞세웠다. 그는 “당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에 매진해 나가겠다”며 “확실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 일본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희망이 넘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일본을 아이들 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선거 기간에 ‘조속한 헌법 개정’을 강조하며 당장 올가을 임시국회에 헌법 9조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혀왔다. ‘평화헌법’으로도 불리는 일본의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부인’을 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부인은 그대로 두되, ‘제9조의 2’를 신설해 자위대 설치 근거를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헌법엔 “육해공군과 그 밖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어, 자위대 보유가 위헌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시민사회는 당장 평화헌법의 핵심을 훼손하기는 어려우니, 우회로를 통해 향후 본격적 개헌을 위한 디딤돌을 놓으려는 ‘꼼수’라고 보고 있다.

3연임의 비결인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금융 완화 정책 출구 마련’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노동·복지 개혁’ ‘소비 증진 대책’ 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양적 완화 정책의 출구전략에 나서고 싶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또 노인 고용을 확대하는 등 ‘평생 고용 시대’를 열겠다고도 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증가로 악화되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70세로 연기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가 2012년 집권한 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2012년 말 492조8000억엔(약 4926조원)이었던 명목국내총생산(GDP)은 6년간 552조8000억엔으로 12% 이상 증가했다. 취업자도 251만 명 늘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상태로 여겨지는 2.5%(7월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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