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 사진 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 사진 연합뉴스

조모(39)씨는 지난 6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았다. 2억4000만원을 연 2.34%의 금리로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에 은행 주담대 대출 금리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2개월 사이에 금리가 연 2.1%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조씨는 “6월에 대출받을 때도 금리가 굉장히 낮다고 생각했는데 금리가 더 내려갈 줄은 몰랐다”며 “좀 더 있으면 연 1%대 금리로도 대출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은행 주담대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8월 19일부터 적용된 변동금리형(6개월마다 금리 재산정) 주담대 금리는 최저 금리가 연 2%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또 고정금리형(5년간 금리 고정) 주담대 금리는 최저 금리가 연 2%대 초반까지 내려간 은행도 있다. 이런 추세라면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1%대까지 내려가는 것도 시간문제다.

대출자들이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변동금리형 대출이 고정금리형 대출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이다. 이럴 때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은 사람이 고정금리형 대출로 갈아타기만 해도 연간 수백만원 이상 이자를 줄일 수 있다.


1│변동금리형 대출 금리 가장 낮은 곳은 농협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은행은 8월 19일부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와 연동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0.02%포인트씩 낮췄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든 비용을 반영해 산출하는 수치로,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된다. 최근 한 달간 모집한 자금의 조달 비용을 반영한 ‘신규 코픽스’, 과거 모집한 자금까지 포함해 계산한 ‘잔액 코픽스’로 나뉜다.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을 때는 대출자가 신규 코픽스를 기준으로 할지 잔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할지 정할 수 있다.

19일부터 은행이 적용한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보면 잔액 코픽스 기준으로는 농협은행의 대출금리가 가장 낮다. 농협은행은 연 2.65~4.16%를 적용했다. 국민은행은 연 3.03~4.53%로 대출 금리를 정했다. 또 신한은행은 연 3.06~4.32%, 우리은행은 연 3.06~4.06%로 대출을 제공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최저 금리 수준이 3.06%로 같지만 최고 금리 수준은 우리은행이 신한은행보다 낮다.

신용도, 우대금리 적용 여부, 주거래은행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가장 낮은 최저 금리가 적용되는 곳은 농협은행이다.

신규 코픽스 기준으로 보면 하나은행이 2.5%대 최저 금리를 제시해 금리가 가장 낮았다. 하나은행이 연 2.585~3.685%의 금리를 적용했고 이어 농협은행이 연 2.67~4.18%, KB국민은행이 2.9~4.4%, 신한은행이 3.13~4.39%다.


2│갈아타기는 1회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고정금리형 대출(금융채 연동) 금리는 변동금리형 대출보다 더 낮은 연 2%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연 2.12~3.53%로 최저 금리가 가장 낮았다. 또 국민(연 2.13~3.63%), 우리(연 2.33∼3.33%), 하나(연 2.441∼3.541%), 신한(연 2.48∼3.49%)은행도 최저 금리를 연 2.1~2.4% 수준까지 내렸다.

변동금리형 대출보다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가 낮아진 금리역전현상은 대출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변동금리형 대출에서 고정금리형 대출로 갈아탈 때는 1회에 한해 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더 낮은 금리로 추가 비용 없이 대출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에서 변동금리형으로 지난해 8월 3억원의 주담대를 받은 사람은 지금 갈아타기를 하면 매월 이자 17만원씩을 줄일 수 있다. 그가 1년 전 받은 대출 금리는 연 3.16%였다. 매달 79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 5년짜리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으면 연 2.48%를 적용받아 월 이자는 62만원이 된다. 월 17만원씩, 연간으로는 204만원의 이자가 준다.


3│기준금리 1~2회 또 내릴 듯

변동금리형 대출을 고정금리형 대출로 갈아탈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중도상환수수료가 1회만 면제된다는 것이다. 고정금리형 대출로 한 번 갈아탄 사람이 다시 금리가 내렸다고 중도에 상환하고 다시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으면 이때는 대출 금액의 최대 1.4%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면 대출을 갈아타는 시기를 조금 늦춰서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1~2회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와 금융채 금리도 내려간다.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부진,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여건 악화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내년까지 2회 정도 (기준금리가) 더 인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단 갈아타기를 할 때 대출자는 인지세를 내야 한다. 인지세는 대출이 5000만원 이하일 때는 면제된다.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일 때는 7만원, 1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일 때는 15만원, 10억원 초과일 때는 35만원의 인지세가 부과되는데 은행과 대출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예를 들어 3억원(총인지세 15만원)의 대출금을 변동금리형에서 고정금리형으로 갈아타기 위해 상환할 때는 대출자는 7만5000원의 인지세를 내야 한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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