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British Airways)의 여객기가 지난해 12월 24일 영국 히스로 공항을 이륙해 비행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의 여객기가 지난해 12월 24일 영국 히스로 공항을 이륙해 비행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김인호(45)씨는 올해 여름 휴가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족과 보낼 계획이다. 아직 휴가 일정이 정확하게 잡히지는 않았지만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에 1주일간 휴가를 떠나고 싶다.

김씨가 휴가계획을 짜는 방법은 다양하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예약하면 항공권부터 숙박, 관광 일정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패키지여행을 갈 경우에는 쇼핑 등 여행사에서 끼워 넣은, 원하지 않는 일정을 경험해야 한다.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김씨는 이런 불편함 때문에 올해 휴가는 자유여행으로 갈 계획이다. 항공권과 숙박을 개별적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불필요한 스케줄 없이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을 직접 구매해야 하는 김씨는 언제 표를 사야 하는 것일까? 좀 더 일찍 휴가 일정을 확정하고 항공권을 예매하면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까?

항공·숙박권 예약업체인 스카이스캐너가 전 세계 여행객들의 2017~2018년 항공권 구매 데이터를 이용해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은 여행을 떠나는 시기와 목적지뿐 아니라 항공권을 출발일보다 얼마나 전에 예매했는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벽에 예매하는 것이 오후나 저녁보다 더 싼 가격에 항공권을 살 가능성이 높았다. 김씨처럼 올해 국내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봤다.


1│국제선, 올해 10월 가장 쌀 듯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권은 출발 시기별로 가격이 많게는 30%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다. 같은 출발지와 도착지라 하더라도 1월과 4월, 7월과 11월의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인 셈이다. 월별로 보면 올해 10월에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평균예상가격은 665달러(왕복항공권·글로벌 평균가격)로 전망돼 연중 가장 저렴하게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시기로 예상됐다. 또 4월(668달러)과 2월(673달러)도 국제선항공권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어가는 시기로 조사됐다. 반면 최고 성수기인 12월에는 10월보다 266달러(28.5%)가 비싼 931달러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국가 안에서 움직이는 국내선 항공권의 경우는 1월이 240달러로 가장 저렴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시기로 나타났다. 또 2월(260달러)과 9월(267달러)도 국내 여행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떠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가격이 제일 낮은 시기로 꼽힌 달은 2월이었다. 나라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2월 등 겨울이 끝나가는 시기 또는 9, 10월 등 여름 성수기가 끝난 직후에 비행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2│항공권 예약은 화·일요일에

출발일이 정해졌다면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항공권을 사는 게 유리하다. 예매하는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월 15일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가는 항공권을 구매한다면 오전 5시에 예매하는 것이 오후 7시에 예매하는 것보다 낮은 가격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다. 항공권은 오전 5시에 가장 낮게 거래됐고 이후 점점 가격이 올라 오후 7~8시에 정점을 보이다 다시 낮아졌다. 시간대에 따른 항공권의 평균 가격 차이는 50달러 안팎이었다. 스카이스캐너는 “2017년 데이터를 보면 오전 5시가 당신의 비행기 표 가격을 가장 절약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예매 요일별로도 항공권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화요일과 수요일, 일요일에 구매하면 저렴했지만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비싼 가격을 감수해야 했다. 화요일은 전 세계 모든 도시 간의 국제선 항공권 평균가격이 가장 낮은 요일(603달러)이었다.

호텔·항공권 예매업체 익스피디아도 일요일에 항공권을 예약하면 아시아 지역은 평균 38%(한국 출발 기준)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유럽(29%)과 미국(25%)도 20% 이상 싼 가격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여행이나 출장 계획을 짜는 주 후반(목·금요일) 오후 시간보다는 휴일(일요일)이나 주 초반(화·수요일)을 이용하거나 이른 오전 시간에 항공권을 예매하면 싼 가격에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3│최소 1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싼 가격에 비행기 표를 구매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미리미리 예매하는 것이다. 아무리 비성수기에 비행기를 이용한다고 해도 출발 직전에 항공권을 예매한다면 남아있는 항공권이 얼마 없어 결국 높은 가격을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카이스캐너와 익스피디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선 항공권의 경우 최소 2~3주 전에, 국제선 항공권도 3~6주 전에 예약하면 20%가량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에서 출발(한국 출발 포함)해 미국으로 가는 항공권은 출발 3주(21일) 전에 구매하면 평균 19%, 아시아 지역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권은 14%가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국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항공권을 살 경우 출발 7주 전에 예매를 하면 항공권 가격이 평균 매입가보다 26%가 낮았다.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로 갈 경우에도 7주 전에 예매하면 35% 더 낮은 가격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었다. 출발 도시와 도착 도시에 따라 예상 할인율은 달랐지만 ‘얼리버드(조기 예매자)’들이 낮은 가격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같다.

한편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았고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여행객인 경우 ‘땡처리’ 항공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땡처리 항공권은 여행사가 항공사에 미리 선금을 내고 구매한 항공권 중에 여행객에게 제공하고 남는 항공권을 싼 가격에 재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땡처리 항공권만을 전문적으로 판매 중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있다. 이런 항공권들은 출발일에 임박(보통 3~4일 전)해서 판매 사이트에 올라오며 가격이 일반 항공권에 비해 훨씬 싸다. 다만 환불이 안 되고 출발일 변경이 안 되기 때문에 처음 구매할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plus point

日 가고시마 등 소도시 여행지 관심 급증

한편 올해 한국인에게 가장 관심받고 있는 여행지는 일본 가고시마로 조사됐다. 또 △필리핀 팔라완 △베트남 나트랑 △포르투갈 포르투 △스페인 세비야 등도 많은 관심을 받는 여행지로 꼽혔다. 이 조사는 스카이스캐너가 지난해 한국인이 검색한 항공권 도착지를 분석해 전년보다 검색량이 크게 증가한 도시들을 추려낸 결과다.

스카이스캐너는 “예년에는 아이슬란드, 라오스 등 국가 자체가 새로운 여행지로 조명받은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 떠오르는 여행지들은 익숙한 국가이지만 유명 관광도시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가고시마의 경우 지난해 여행객들이 전년보다 486% 더 항공권을 검색한 도시로 나타났다. 또 베트남 나트랑(261%), 필리핀 팔라완(259%) 등 소박한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관광지들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는 추세다.

최형표 스카이스캐너한국 총괄 매니저는 “남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트렌드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선호 여행지 또한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세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해용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