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시중은행 대출 금리 안내문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8월 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시중은행 대출 금리 안내문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주요 은행들의 지난달 대출금리가 하락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시장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중에도 추가로 금리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중 무역 갈등과 국내 경기 위축 등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말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소비자는 금리 인상 전에 서둘러 은행을 찾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융권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0.02~0.06%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은행채 금리 또는 코픽스)와 가산금리로 구성되는데, 가산금리에 변동이 없었지만 기준금리가 내렸다.

은행별로는 7월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분할 상환방식)가 연 3.48%로 전달보다 0.06%포인트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0.02%포인트), 우리‧농협은행(0.04%포인트)도 금리가 내려갔다.

이달 들어서도 금리 인하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혼합형주택담보대출(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기준금리가 8월 2일 연 2.57%였는데 7일 2.55%까지 내렸다. 3영업일 차이로 이 은행의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이 금리를 기준으로 혼합형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최대 0.02%포인트의 금리를 더 물거나 덜 물게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소폭이지만 조금씩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실제 대출금리도 인하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단기적으로 시장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8월 시장금리는 국내 경기 부진과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말 연 2.12%의 종가를 기록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이달 중에는 연 2.04~2.15%에서 변동하고, 종가는 2.1% 수준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용이나 소득 등 경기지표가 꺾인 상황에서 우리나라 금리가 올라가는 게 쉽지 않다”라고 했다.

대출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금리가 잠시 하락한 이달이나 다음 달이 기회일 수 있다. 다음 달 25‧26일(현지시각)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가 미국의 정책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 은행의 대출 기준금리(은행채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융시장에 있는 돈들이 수익률 좋은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은행이 채권을 발행할 때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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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 오르면 대출금리도 인상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려도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인상될 수 있다. 정책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함께 증가해서 대출 기준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 연준이나 한은이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대출받는 게 유리하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시장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꼭 대출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금리가 오르기 전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많이 받아 두면 변동금리라 하더라도 최소 6개월은 금리 인상분이 적용되지 않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대범 농협은행 대전 탄방동지점 팀장은 “만약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한다면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 변동 주기가 긴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대출자가 안정적인 성향이고 금리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기 싫다면 5년 정도를 고정금리로 했다가 변동금리로 바꿀 수 있는 혼합형대출을 받아도 되고, 고정금리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면 대출을 받은 지 3년 이후부턴 중도상환해약금이 없기 때문에 그 때 봐서 변동금리대출로 갈아타기를 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plus point

예금금리 올리는 은행·저축은행들

은행과 저축은행들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속속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기본금리를 올리거나 공동구매 이벤트를 해서 금리를 올려주고 있다.

SC제일은행은 8월 20일까지 디지털 전용 정기예금인 ‘e-그린세이브예금’에 대해 6개월 만기 최고 연 2.0%, 12개월 만기 최고 연 2.3%의 금리를 제공하는 공동구매 특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집 마감일인 20일까지 6개월 만기 예금 모집 금액이 900억원 이상이면 연 2.0%의 금리를 준다. 12개월 만기 상품도 900억원 이상 판매되면 연 2.3%의 금리를 제공한다.

‘e-그린세이브예금’은 SC제일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 모바일 앱인 ‘셀프뱅크’를 이용해 가입할 수 있다. 계좌당 가입 금액은 100만원 이상 5억원 미만이고, 개설 가능 계좌 수는 제한 없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1.3~2.25%(8일 기준)의 금리로 판매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올려 고객을 모으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이달부터 자유입출금 상품인 ‘SBI 사이다 보통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1.0%에서 연 1.7%로 인상했다. 체크카드 사용 실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2.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도 거래 고객이 15만 명을 넘은 기념으로 연 2.92%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특별판매를 진행한다. 가입 기간에 따라 12개월 연 2.92%, 24개월 연 3.02%, 36개월 연 3.06%의 금리를 준다. 1000억원 한도로 판매되며 저축은행중앙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거나 페퍼저축은행 분당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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