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반가운 소식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의 본격화와 이에 따른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물론이고 3% 내외 수준의 보수적인 전망치를 유지해 오던 국내 주요 전망기관들도 이제는 3% 중반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외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특히 좋은 일이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경제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도 반길 일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2%대 성장세에 머물렀던 우리 경제가 3%대로 다시 복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국내총생산(GDP) 수준인 잠재 GDP와 실질 GDP 간에 벌어진 3%에 가까운 큰 차이(GDP 갭)를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가지는 의미도 매우 크다.

그런데도 3%대 성장 복귀에 대해 낙관적이고 듣기 좋은 의미만을 부여할 수 없는 것도 우리 경제가 직면한 현실이다. 너무 냉소적이고 단편적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단순히 경제 성장률만 놓고 봐도 그렇다. 올해 3%대 성장이라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역성장에서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잇따른 추가경정예산으로 국가 채무 비중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달성하게 될 실적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다시 2%대 성장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경제 성장률 자체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3%대 성장이 무색할 정도로 체감상 고용 없는 성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우려해야 할 지점이다.

경제 성장으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가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 GDP 성장률로 나눠 구하는 고용 탄성치다. 표면적으로 보면 국내 고용 탄성치는 2018년 이후 상승세에 있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이는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컸지만, 제조업 등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 효과는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이는 경제가 성장한 만큼 좋은 일자리가 늘어 소득과 소비가 선순환 고리를 이뤄야 함에도 실상은 그렇게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월 24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애당초 전망한 3%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월 24일 “올해 경제 성장률이 애당초 전망한 3%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경제 양극화 악화 가능성

다른 한 가지는 3%대 성장 복귀가 오히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을 더 악화하는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와 슈바베지수(Schwabe Index)를 예로 들어보자. 가계 총지출액에서 차지하는 식료품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는 지난해 12.9%로 2000년 1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가계 총지출액에서 차지하는 주거비 비중을 나타내는 슈바베지수도 18.7%로 2006년 18.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이는 이미 우리 가계의 불평등 정도가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의 3%대 성장 복귀가 생활 물가는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을 과도하게 상승시키면, 이 또한 가진 자와 그러지 못한 자 간의 격차를 확대해 사회적 갈등 심화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우리 경제의 3%대 성장 복귀가 전혀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여세를 몰아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이 향상됨과 동시에 분배 능력도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하지만 3%대 성장의 의미를 단순히 좋게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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