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로 포장된 이념적 규제들을 대규모 도입하려 하고 있다. 대주주의 경영권을 제약하고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협력이익공유제도도 그중 하나다. 이익공유제는 해외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시장 개입이다. 이 제도가 도입돼선 안 되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재산권 침해로 자유시장경제의 헌법질서에 반한다. 이익공유제는 자발적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정부가 기업이익을 강제로 배분하는 것이다. 기업이익 처분을 권력과 사회적 압력으로 강제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질서와 헌법에 반한다. 페루의 자유주의 싱크탱크인 자유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인 에르난도 데 소토는 ‘자본의 미스터리’에서 시장경제가 유럽과 남미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가 재산권의 제도화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장 자유와 재산권 보호 없이는 어떠한 체제도 시장경제의 원만한 작동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역사가 수없이 증명해 온 사실이다.

둘째, 성공을 처벌하고 경영활동의 자기부담 원칙에 위배된다. 이익공유제는 이익은 공유하지만 손실은 협력사가 부담을 지지 않는다. 책임은 대기업만 지고 협력사는 이익만 공유하는 비대칭적인 것이다.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성공을 처벌하는 것이고, 이는 경영활동 결과의 자기 부담 원칙에 위배된다.

셋째, 국내 기업 역차별이자 이들의 해외이전을 촉진한다.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는 애플이 지불하지 않는 협력이익공유분만큼의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현대자동차는 도요타가 지지 않는 부담을 지게 된다. 한국 협력업체와 사업할 경우 추가비용이 든다면 대기업은 해외 기업과 협력하거나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게 된다. 그에 따른 피해는 중소기업에 돌아갈 것이다.

넷째, 제조업 차별이며 중소기업 간 격차를 확대한다. 이익공유제는 많은 협력업체를 가진 제조업에 지우는 추가부담으로 안 그래도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진 제조업에 대한 차별이다. 또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중 일부만 혜택을 받아 영세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더 커진다. 이익공유제로 특혜를 받는 중소기업은 타 중소기업의 진입을 막아 수직하청구조를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 조삼모사이거나 가격인하 압력만 가중된다. 사후에 추가비용이 든다면 사전에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수밖에 없다. 원청기업이 가격인하를 요구하지 않아도 경쟁회사가 기존 시장가격에서 이익공유 기대치만큼 낮춘 가격으로 제안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섯째,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왜곡한다. 이익공유제가 강제되면 기업들은 기존 사회공헌 사용액 중 일부를 이익공유제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즉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갈 사회공헌이 하청업체 복지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일곱째, 산업평화를 더욱 해친다. 목표이익 설정이나 기여도에 대한 합의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제도가 시행되면 노조와 시민단체 또는 협력업체가 공헌이익 산정의 적정성을 놓고 시비를 걸 소지가 다분하다. 그들은 원청기업 이익의 적정성을 심사하려 들 것이고 원가공개를 압박할 것이다. 결국 기업은 사회·정치적 압력에 골병이 들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뷰캐넌은 경제란 사회의 밖이나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구성원의 자발적 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진다며 권력이 경제를 빚어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금 이 땅에는 시대착오적 무지와 오만이 넘치고 있다. 협력이익공유제라는 허울 좋은 관치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무임승차 심리와 권력에 굴종해온 역사가 시장경제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선의로 포장된 지옥으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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