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의 2인승 스포츠카 'F-타입(TYPE) P380 퍼스트 에디션’ 쿠페에는 3.0L V6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46.9kg.m의 성능을 낸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의 2인승 스포츠카 'F-타입(TYPE) P380 퍼스트 에디션’ 쿠페에는 3.0L V6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46.9kg.m의 성능을 낸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의 2인승 스포츠카 ‘F-타입(TYPE)’은 회사의 슬로건 ‘아름답고 빠른 차(Beautiful Fast Car)’를 그대로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 차는 재규어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꼽히는 ‘E-타입’의 후속작이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 1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F-타입 P380 퍼스트 에디션 쿠페’를 200여㎞ 몰아봤다. 우아한 외관에 맹수처럼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품은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외관은 재규어 마크가 없었다면 어느 브랜드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새롭다. 특히 매끈한 루프(지붕) 라인이 압권이다. 루프 라인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 차량 후면까지 빠르게 떨어지는 날렵한 선은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반면 차체 면 처리는 맹수의 근육을 형상화한 듯 입체적이었다. 특히 뒷바퀴 펜더(바퀴 덮개) 부분은 부피감이 극대화됐는데, 맹수가 튀어나가기 직전 웅크리는 다리 근육을 연상시킨다.

전면은 거대한 그릴과 대비되는 얇고 날렵한 헤드램프가 탑재됐다. 이전 모델은 헤드램프가 긴 아치형에 가까웠다면, 새로운 F-타입은 좌우로 찢어진 형상에 가깝다. 이 때문에 다소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보닛은 조개껍데기 모양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후미등도 이전 모델보다 좀 더 각진 모습으로 바뀌었는데, 레이싱 서킷의 ‘S’ 자 커브를 형상화한 그래픽을 적용했다. 문 개폐 손잡이는 숨어 있다 시동을 켜면 나온다.

전고(차의 높이)는 1311㎜로 낮은 편이다. 포르셰의 스포츠카 ‘911(1300㎜)’보다는 높고, BMW ‘4’ 시리즈(1385㎜)보다는 낮다. 차체뿐 아니라 시트 위치도 낮아서 차에 타고 내릴 땐 다소 불편하다. 차 문을 활짝 열지 못하는 경우 승하차가 더욱 어렵다.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은 각각 4482㎜, 1923㎜다.

시트는 버킷형 디자인으로, 운전석에 앉으면 적당히 탄성 있는 시트가 몸을 잡아주면서 차체에 폭 파묻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테리어는 최고급 윈저 가죽과 크롬 소재, 알칸타라 등이 적절히 섞여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더불어 센터패시아에는 10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며,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SOTA(Software-Over-The-Air) 기능도 탑재됐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적용됐지만, 루프 자체가 열리지는 않는다. 커버만 여닫을 수 있다.


센터패시아에는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0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a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며,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SOTA 기능도 탑재됐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센터패시아에는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0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a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며,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SOTA 기능도 탑재됐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시속 100㎞까지 4.9초면 충분

시동을 걸면 묵직하고 거친 엔진음이 울린다. F-타입은 액티브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장착돼 더욱 강력한 배기음을 낸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 공기를 찢는 듯한 굉음이 들릴 정도다. 영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Meridian)의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주행 즐거움을 더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이 넘쳐나는 게 고스란히 느껴진다. 스포츠카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의 빠른 응답성은 기본인데, 날렵한 근육질의 외형만큼이나 달리는 성능도 뛰어났다. 주행하는 동안 맹수인 ‘재규어’가 달리는 모습이 연상됐다. F-타입 P380에는 3.0L V6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46.9kg·m의 성능을 낸다.

고속으로 달리는 중에도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더해진다. 끝없이 힘을 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핸들링은 저속에서 가볍고 탄력적이라면, 고속에서는 묵직한 느낌이 든다.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는 느낌도 좋아 방향을 바꿀 때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깊은 코너도 날카롭게 빠져나가고 좌우 롤링(차가 옆으로 기우는 현상)도 거의 없다. 차체가 쏠리는 상황에서도 버킷 시트가 몸을 감싸 안정감을 준다.

F-타입 모든 트림에는 ‘8단 퀵시프트 변속기’가 적용됐는데, 기어비가 세밀하게 제어된 만큼 빠른 응답성과 정밀함을 보여준다. 고속 주행뿐 아니라 도심에서의 일상 주행도 무리 없을 정도의 승차감을 보여준다. 노면 진동은 다소 올라오지만, 스포츠카치고는 편안한 편이다.

아울러 F-타입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이 탑재돼 차체의 수직 움직임 등을 초당 500회,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초당 100회씩 모니터링해 댐핑(진동을 흡수해서 억제시키는 것) 강도를 능동적으로 조정해준다. 재규어는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F-타입에 이런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고속 주행 시에도 제어력과 민첩성을 높여준다.


무게 낮추고, 강성 높인 보디

재규어는 항공우주 분야에 쓰이는 리벳-본딩(Rivet-Bonding) 방식의 고강도·초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를 채택했다. 리벳-본딩은 알루미늄을 용접하는 대신 리벳이라는 금속 못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가열시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팽창과 수축의 문제도 없고, 높은 정밀도를 보이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통해 차체 무게는 감량하고 강성은 높였다.

F-타입의 공기역학 성능도 항공우주 산업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기술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가상 윈드 터널에서 고속 슈퍼컴퓨터가 유체역학을 계산하는 가상 테스트를 거쳐 50만 번의 분석 결과를 얻었는데, 이는 1000만 시간의 컴퓨터 프로세서 시간과 3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에 달하는 정보량이다.

수납 공간과 연비는 아쉽다. 공인 연비는 리터(L)당 8.6㎞이나, 실제 주행 후에 계기판에는 약 6㎞가 표시됐다. 트렁크는 예비타이어를 싣고 나니 꽉 차 다른 짐을 수납하기 어려웠다. 실내에는 머리받이 뒤와 루프 사이에 공간이 있는데, 여기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룸미러로 후방을 볼 때 시야가 가려진다. 콘솔박스와 글로브박스 이외에는 수납 공간이 없고, 2명이 타면 가방 하나 놓기도 어렵다. 2인승 모델이다 보니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쉽다.

변지희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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