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서울 잠원동 신반포13차를 재건축하는 아파트 투시도. 사진 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서울 잠원동 신반포13차를 재건축하는 아파트 투시도. 사진 롯데건설

분양 성수기인 5월 전국에서 새 아파트 7만 가구가 공급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자 그동안 분양 일정이 미뤄졌던 물량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시장 열기가 사그라진 것과 달리 청약시장은 여전히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7월 29일 시행 예정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5월부터 분양을 서두르는 ‘알짜’ 단지들이 많다. 분양가 상한제는 적용받지 않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커 이른바 ‘로또 분양’을 노리는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기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5월 청약 결과는 앞으로 주택시장 분위기를 전망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7만4018가구다. 지난해 같은 달(4만1297가구)보다 79%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기(1만9114가구)와 인천(1만1043가구), 서울(8718가구) 등 서울과 수도권에 공급되는 단지만 4만여 가구에 이른다. 가뜩이나 청약 열기가 뜨거운 곳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진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은 올 초부터 4월 24일까지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3.39 대 1로 지방(20.62 대 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 30개 단지 중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곳이 26개 단지로 87%를 차지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몰릴 수밖에 없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수요자가 눈독을 들일 만한 입지 좋은 단지가 많다. 서울에서는 잠원동 ‘신반포13차 재건축(330가구)’, 흑석동 ‘흑석3구역 흑석리버파크자이(1772가구)’, 화곡동 ‘우장산숲아이파크(576가구)’ 등이 5월에 분양한다. 경기도는 광명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1335가구)’, 오산 ‘오산원동롯데캐슬(2341가구)’, 화성 ‘신동탄포레자이(1297가구)’, 양주 ‘양주옥정신도시제일풍경채레이크시티(1228가구)’ 등 대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위례신도시 마지막 민간분양 단지인 위례신도시 A3-2 블록 ‘위례신도시우미린2차(420가구)’도 5월 분양 예정으로 수요자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은 5월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서 가장 대단지인 백석동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4805가구)’가 공급된다.

최근 청약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이다. 정부가 2018년 말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역, 수도권, 광역시 등에서 민영주택 청약 때 추첨제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으로 청약제도를 개편하면서 유주택자의 청약 당첨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가점제로도 유주택자의 청약 당첨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무주택 기간 항목에서 점수를 받을 수 없어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전용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만 당첨자를 뽑고 85㎡ 초과는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이 각각 50%다.


삼성물산이 서울 용두6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래미안엘리니티’ 조감도. 사진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서울 용두6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래미안엘리니티’ 조감도. 사진 삼성물산

청약만 당첨되면 시세차익 수억원

무주택 실수요자가 서울과 수도권 청약시장에 몰리는 건 가장 싸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청약 당첨이라고 생각해서다. 구축 아파트의 경우 연식에 비해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앞으로 집값이 내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는 HUG의 분양가 통제로 새집인데도 주변 시세와 가격이 비슷하다. 주택시장이 가라앉는다고 해도 구축보다 가격 방어력이 강해 집값이 대폭 내려갈 우려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버틸 만한 자금력을 갖췄다면 말이다.

특히 이들이 눈여겨보는 건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다. 정비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7월 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마쳐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이런 단지들이 이달부터 분양 절차를 밟는다. 이 단지들은 분양 이후에는 새 집이라는 이점(메리트)이 두드러지며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붙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로또 분양’이다.

가령 롯데건설이 잠원동 신반포13차를 재건축해 짓는 ‘신반포13차롯데캐슬(가칭)’ 분양가는 3.3㎡당 480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급된 신반포14차 재건축 ‘르엘신반포’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전용 84㎡ 기준으로 16억원 정도다.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가격이다.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1월 23억원에 거래됐다. 신반포13차롯데캐슬이 인근 단지 가격을 따라간다면 시세차익만 약 7억원을 볼 수 있는 셈이다. GS건설이 흑석3구역을 재개발하는 ‘흑석리버파크자이’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2813만원으로, 전용 84㎡ 기준으로 9억5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2018년 11월 준공된 인근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5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6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기대해볼 만하다. 새 아파트 열기가 꺼지지 않는다면 코로나19로 소강상태에 빠진 주택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던 물량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전에 터져 나올 것”이라며 “구축 아파트의 거래량이나 호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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