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는 타다와 택시.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는 타다와 택시. 사진 연합뉴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이 3월 6일 국회를 통과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객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개정안은 1년 6개월 후 시행된다.

타다는 개정안 통과에 강력히 반발하며 사업을 접겠다고 밝혔다. 일단 새로 뽑은 직원의 채용을 취소했다. 11인승 이상 렌터카를 이용한 ‘타다 베이직’은 개정법안 공포 후 1개월 내로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과 만 65세 이상의 이동 약자 대상 서비스인 ‘타다 어시스트’는 즉각 중단했다.

타다가 반발하는 여객법 개정안은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 분류를 새로 만들어, 정보기술(IT) 기반의 ‘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다를 비롯한 IT 기반의 모빌리티 회사들을 제도권으로 포섭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에 따르면 모빌리티 회사들은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기여금)을 내고 차량 대수를 늘릴 때는 정부의 허가를 구해야 한다. 증차 규모는 정부가 여객 수요, 택시 감차 계획 등을 고려해 정하고, 이를 배분한다.

타다 옹호 여론은 거세다. “여당과 정부가 모빌리티 혁신 기업에 사망 선고를 했다”며 개정안 통과를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이번 개정안 통과를 이끈 국토교통부와 모빌리티 업계 일각에서는 “타다만 혁신이냐”며 “타다가 몽니를 부려 모빌리티 업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들의 입장은 어느 지점에서 엇갈리고 있는 것일까. 쟁점을 3가지로 정리했다.


1│타다는 정말 택시가 아닌가

타다가 현행법 시행령에 근거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와서 목적지에 내려주는 콜택시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통 렌터카를 빌릴 때 사람들은 목적지를 지정하고 빌리지 않는다”면서 타다가 면허 없이 택시처럼 영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다를 자가용 택시, 이른바 ‘나라시 택시’라고 본 것이다.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타다 측이) 기사 포함 렌터카인지, 유사 택시인지 이야기하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타다 측은 강력히 반발한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다는 택시가 아니며 택시가 되고 싶지도 않다”면서 “야구 선수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축구를 하라고 하는 격”이라고 썼다. 타다는 이용자에게 운전기사가 딸린 렌터카를 단기 임차해주는 서비스로, 엄연히 택시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타다 수요가 택시 수요를 갉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법리 싸움에서는 타다가 ‘한판승’을 거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2월 19일 여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재욱 대표와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판사는 당시 판결문에서 “타다 경영진이 국토부와 회의·전화·이메일·카카오톡 등을 통해 타다 출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국토부로부터) 위법성에 대한 행정지도나 논의는 없었다”고도 썼다.

검찰은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타다의 무죄 판결이 나온 날, “타다 영업의 실질적 내용이 유상 여객운송 사업에 해당하며 피고인들에게 관련 범행에 대한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항소 배경을 밝혔다. 검찰은 “타다의 실질적 영업 형태는 콜택시이고 자동차 대여 사업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타다 금지법”vs“합법적으로 해라”

여객법 개정안은 ‘현행 방식’의 타다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타다는 고객이 렌터카를 빌리고 이 차에 운전기사를 알선해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짰다. 현행법 시행령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에는 운전기사의 알선이 가능하다’는 조항에 기반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렌터카 기사 알선 허용 범위를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운행할 경우로 제한했다. 렌터카의 대여와 반납 지점도 공항이나 항만으로 한정한다. 현재 타다의 이용 고객은 서울 시내와 수도권 일부 지역 위주의 1시간 이내 운행이 주를 이룬다. 정부는 이 법안이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현행 방식의 타다 운영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타다가 운행 방식에 변화를 주면 현재와 같은 서비스를 (똑같이)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법적 문제 없이도 타다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제시한 사례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벤티’다. 카카오 벤티는 타다처럼 카니발·스타렉스 등 11인승 승합차로 운영되는 대형택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인수한 진화택시의 기존 중형택시 인가를 취소하고 대형승합택시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45억원에 인수된 진화택시는 택시 면허 9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쉽게 말해 ‘돈을 내고 사업하면, 타다도 문제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2018년 150억원 손실, 작년에도 3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진 타다 측이 감당하기에는 그 부담이 크다. 타다는 현재 1500대를 운영 중인데, 한 대당 기여금을 5000만원으로 쳐 단순 계산하면 750억원이 필요하다.


3│“총량 규제, 기여금이 사업 막아”vs“규제 공평해야”

타다 측이 개정안에서 가장 크게 반발하는 지점은 차량 ‘총량 규제’와 ‘기여금’ 부분이다. 개정안은 총량 규제와 기여금 관련 부분은 시행령에서 정하는 것으로 위임하고 있다. 타다 측은 증차·감차에 제약을 받게 되고, 기여금을 납부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다 측이 밝혔던 증차 목표치는 1만 대인데, 해마다 택시는 900여  대만 감차되고 있으며 이 물량마저도 다른 모빌리티 사업자들과 나눠 가질 것이 분명하므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총량 규제와 기여금 등 각론에서 협상의 여지를 열어둔 상황이다. 앞서 타다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운행 방식에 변화를 주도록 하는 유인책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기여금을 일부 깎아주거나 면제해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기여금 부과 방식도 운행 대수를 기준으로 하는 대신, 스타트업 연합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의 요청대로 운행 횟수와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타다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과 택시 업계 등 이해 관계자들 간 협상으로 합의점을 찾아 나갈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타다는 ‘현행 운영 방식이 아니면 아무 의미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다를 법 테두리 밖에서 운영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기존 택시 업계에 대한 규제의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법은 택시 회사의 설립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한다. 택시기사 역시 운전면허뿐 아니라 각종 범죄 기록을 따지고 정기 교육을 받도록 한다. 택시 요금은 지방공공요금으로 분류돼 있어 이를 조정하려면 물가대책위원회와 지방 의회 심사 등을 거치는 등 나라에서 정하는 대로 묶여 있다. 동일한 성격의 사업을 하는 사업자인데 한쪽(타다)은 제도 밖에서 아무 제약 없이 사업하고, 기존 사업자는 오히려 규제에 묶여 요금도 마음대로 못 정하고 제약을 받으면서 사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민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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