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닭띠 해. 이 때문일까. 새삼 치킨점 창업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킨점은 국내 4대 배달사업(치킨, 자장면, 분식, 피자) 중에서도 시장 규모가 넘버원이다. 경쟁이 치열한데도 치킨점을 부업 내지 주업으로 하겠다는 예비 창업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이 같은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 치킨점은 을유년을 맞아 ‘황금알을 낳고 훨훨 비상하는’ 사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국내 1위의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인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을 찾았다. 기자는 새해 벽두부터 이곳저곳을 바삐 다니는 윤 회장과 48시간 동안 동행하면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문제점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1년전 전국 치킨점들은 철퇴를 맞았다. 당시만 해도 금시초문이던 조류독감 바이러스 탓이었다. 2004년 1월 매출은 80~90%씩 급전직하하며 부도업체가 속출했다. 전국 소비자들이 작심한 듯 닭고기는 쳐다보지도 않았기 때문.

 로부터 한 달 뒤 전국적인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번엔 ‘치킨을 살려내자’는 캐치프레이즈가 나붙었다. 그리고 치킨 업계는 벌떡 일어섰다. 2월 말 이후 이번엔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다. 불과 두 달 새 전국 치킨 업계는 지옥과 천국을 오간 셈이다.

 유는 단 하나. 전국에 치킨 간판만 3만5000여개나 깔려 있는 ‘세(勢)의 파워’였다. 실제 국내 창업 예비군 중 희망 아이템으로 첫손에 꼽는 게 치킨점이다. 창업 컨설팅 업체인 창업e닷컴이 지난해 연말 예비 창업자 1170명을 상대로 한 창업 설문 결과 절반가량(46.9%)이 외식업을 택했고 그 가운데 10명 중 서너 명꼴(34.2%)로 치킨점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쉽게 말해 창업 예비군 10명 중 한 명 이상이 치킨점을 연다는 계산이다.



 업자 10명 중 1명꼴 치킨점 선택



 10평 미만 공간서 소자본으로 특별한 기술 없이도 바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금 면에서 치킨점만큼 예비 창업자들과 ‘궁합’이 잘 맞는 업종도 드물다. 점포 사업자들의 평균 희망창업비는 5000만~7000만원대. 이 돈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치킨점이 제격이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소비층이 넓다는 것도 치킨점 사업의 매력.

 실제 치킨점은 국내 4대 배달 사업(치킨, 자장면, 분식, 피자) 중 시장 규모도 넘버원이다. 외식치킨산업협회가 분석한 2004년 말 치킨 시장 규모는 약 4조5000억원. 이는 수십년간 배달업종 대명사로 군림하던 자장면 시장 규모(2조7000억원)를 훨씬 능가하는 수치다. 점포 숫자 면에서도 치킨점은 중국집 2만5000여 곳을 1만 곳 이상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반면 치킨점 창업이 가장 많다는 얘기는 뒤집어 생각하면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투자금만 까먹은 사례도 치킨점이 제일 많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업체 난립도 골치 아픈 문제다. 항간에선 치킨 프랜차이즈 난립으로 치킨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경고음도 울린다. 그러나 치킨시장은 향후에도 더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이른바 ‘레드미트’(red meat: 소, 돼지)보다는 ‘화이트미트’(white meat: 닭) 소비량이 급증하는 경향 때문이다. 실제 농림부 자료(2004년)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연간 58.5kg에 달한다. 캐나다는 31.9kg, 태국은 12.8kg이다. 반면 한국은 10.3kg에 불과하다. 2010년께 16kg으로 현재보다 50% 이상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윤홍근 회장이 말하는 ‘왜 치킨점인가’



 “포화요? 모르는 소리입니다. 향후 5년내 50% 성장합니다”



 #01 전북 익산 하림 공장



 지난 1월6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에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 본사. 김홍국 하림 회장(48)은 본사 정문 앞까지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하림 주요 납품회사 대표인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50)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닭띠 해 새해 벽두부터 국내 1위 치킨 생산업체와 국내 1위 치킨 판매업체 대표가 만난 것이다.

 윤 회장은 3일 시무식만 치른 뒤 4일 마니커 동두천 공장, 5일 하림C&F 상주 공장에 이어 하림 익산 공장에 들른 것이다. 윤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협력업체 생산 공장을 순회한다”고 말한다. 윤 회장은 그동안 매년 1월 초엔 가맹점주를 만나왔다. 그러나 올해엔 가맹점 간담회는 물론 경영 계획 보고도 미뤄둔 채 협력사 공장부터 돌았다.

 이유를 묻자 그는 “올해는 식품 안전과 위생에 역점을 두는 ‘질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2005년은 식품위생법이 발효(7월)되는 데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을 맞추려면 ‘품질 1등주의’가 최고 전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BBQ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제품’(Best Believable Qulity)이란 뜻”이라며 “BBQ를 브랜드 속뜻처럼 만들겠다”고 말한다. 윤홍근 회장이 공장 견학 내내 으레 굵고 낮은 톤으로 “품질에 더 신경 써 달라”고 강조하자 김홍국 회장은 “일거리만 많이 달라”고 화답했다.



 “치킨점은 5000만원대 창업 아이템”



 올해 우리 경제는 새로운 희망을 갖느냐, 장기 불황으로 가느냐의 기로로 보입니다. 자영업 경기도 그렇겠지요.

 2004년은 정말 소점포 사업자들에겐 ‘억’ 소리 나는 한 해였습니다. 체감 경 기는 IMF 저리가라 할 정도였죠. 창업 예비군들은 아예 타이밍을 늦추는 경향도 보였고요.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계산에서였죠. 그런데 가만 보니 소낙비가 아니라 장맛비였습니다. 장마철엔 비오는 게 정상이죠. 창업자 입장에선 목 빼고 비 그칠 날만 기다릴 게 아니라 이젠 든든한 ‘우산’을 준비할 때입니다. 되는 사업, 좋은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백수도 한 달, 두 달이지 1~2년씩 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올해엔 지난해 늦춰 왔던 창업이 많이 늘어날 겁니다.



 예비 창업자 중 절반이 외식업을 원하고 그 중에서도 치킨점 선호도가 가장 높던데요. 이유를 어떻게 보십니까?

 일단 업종 자체가 안정적이죠. 경기에 따른 수요 탄력성도 낮고요. 가격이 싼 데다 남녀노소 소비층이 넓기 때문입니다. 특히 5000만원 안팎의 소자본에 기술 습득도 쉬운 편입니다. 부부가 힘을 합쳐 하기엔 안성맞춤인 셈이죠.



 그러다 보니 업체도 난립하고 경쟁이 치열한데요. 혹 치킨사업이 포화상태에 있는 건 아닙니까?

 (손을 크게 내저으며) 그건 그렇지 않아요. 선진국으로 갈수록 ‘화이트미트’(닭고기) 소비량이 많아집니다. ‘레드미트’(소, 돼지)는 정체로 가지요. 한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연간 10kg 정도입니다. 반면 미국은 58.5kg이고 홍콩도 42kg에 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제 시작입니다.



 올해는 특히 닭띠 해인데요. 그래서 치킨점 창업에 관심을 갖는 이도 많습니다. 2005년 치킨시장 전망을 한다면 어떻습니까?

 글쎄요. 1년만 딱 떼놓고 본다면야 ‘화창한 봄날’은 아니겠죠. 워낙 소비 심리가 바닥권이니까요. 그래도 2004년 기준 4조5000억원에서 약 10% 성장은 가능할 겁니다. 올해는 대략 5조원 규모 정도 되겠네요. 그러나 5년 내 현재 시장보다 1.5배 내지 2배 성장은 가능할 걸로 봅니다. 농림부 자료만 봐도 2010년엔 1인당 닭 소비량이 16kg(2004년 10kg)으로 보고 있어요. 5년 내 50% 이상 성장한다는 얘기죠.



 자영업자들이야 돈 많이 버는 게 새해 소망일 텐데요. 실제 10평짜리 체인점을 해서도 큰돈을 벌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저도 10년 전인 95년엔 점포 하나로 시작했는데요. 지금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하하) 실제 BBQ 가맹점 중 8~9년쯤 된 한 점포 사장님은 큰돈을 버셨더군요. 아파트 2채를 갖고 있고 점포도 현재 3개나 운영 중입니다. 본인은 렉서스 타고 아내는 에쿠스라던데요. 물론 그런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단시간 내 큰돈을 벌겠다는 건 무리구요. 부부가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엔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BBQ를 3년간 운영한 사업자의 경우 순익을 다 저축했다면 2억~3억원씩은 모았을 겁니다.



 조류독감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철렁

 

 꼭 1년 전쯤 치킨업계가 조류독감으로 홍역을 앓았는데요. 당시 목소리도 쉬고 엄청 고생하셨지요.

말도 마세요. 아주 끔찍합니다. 국내 발생일이 2003년 12월13일이었죠.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좀 떨어지다 말겠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웬걸요. 2004년 1월 되니까 업계 매출액이 평균 80~90%씩 빠졌습니다. 한마디로 패닉 상태였다고 할까요.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조류독감 닭을 먹으면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언론 보도가 결정타였죠. 그런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독감은 호흡기 질환인데, 먹어서 걸린다니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사업을 접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랬더니 눈물도 나오더군요. 거짓말 안 보태고 보름간 한숨도 못 잤습니다. 방법은 정면 돌파밖에 없다 생각했습니다. 1월27일경 치킨외식업체를 집결시켰죠. KFC는 본사 방침이 결정 안 됐다고 쏙 빠지더라고요. 그땐 좀 밉더군요.(현재 그는 치킨외식협회장을 맡고 있음) 그리고 나서 계육협회, 양계협회, 오리협회 다 모였습니다. 그때 치킨 관련 4단체장이 2월 초 농림부로 찾아가 당시 허상만 장관께 ‘방송 3사를 찾아가 머리 한번 숙여 달라’고 읍소했습니다. 농림부 내부에선 반대가 많았지만 그걸 물리치고 허 장관께선 하시더라고요. 때마침 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에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신문에서도 ‘닭고기 먹어도 (조류독감) 안 걸린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때가 아마 지난해 2월12일로 기억합니다. 그때부터 닭고기 소비가 급반전되더군요. 지금도 치킨업계에선 당시 파동을 조류독감이라 하지 않고 ‘언론독감’이라고들 합니다.

 (그는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듯 열변을 토했다. 그때가 사업 10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로 윤 회장은 기억한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국민들이 다시 닭고기를 믿고 먹어주기 시작한 그때였다고 말했다.)



 조류독감 초기엔 수요가 뚝 끊어져 말썽이었다면 그 후엔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 됐는데요. 공급 체계에도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까?

 네. 그랬죠. 수입육은 금지됐고 갑자기 치솟은 수요량을 국내산만으론 댈 수 없었죠. 가격이 불과 한두 달 새 바닥에서 천장까지 출렁거렸죠. 그나마 BBQ는 국내 1, 2위 메이커인 하림과 마니커에서 대량 공급을 받아 형편이 괜찮았지만 군소업체들은 물량을 못 대 또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재발한다면 지난해 전철을 되밟는 건 아닌지요. 현재 치킨점을 창업한 사람이나 예비 창업자나 그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을 텐데요.

 전 우리 국민들이 현명하다고 믿습니다. 한번 학습효과도 있고 해서 약간의 영향은 받더라도 ‘파동’까진 없을 걸로 낙관합니다. 실제 올 초에도 베트남에서 조류독감 경보등이 켜졌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조용하지요? 이렇게 바뀐 겁니다.

 (윤 회장은 하림 생산 라인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후 공장을 하나씩 꼼꼼히 살펴봤다. 도계 과정, 도계 후 컨베이어벨트처럼 매달려 있는 닭 가공 과정, 연구개발실 내 R&D센터 순으로 둘러본 뒤 김홍국 하림 회장과 구내식당서 식사를 했다. 식단은 닭튀김, 닭소시지, 닭백숙 등 닭요리와 전라도식 정갈한 밑반찬이었다.)

 윤홍근 : 이번에 참 농림부 장관이 바뀌셨네요. 허상만 장관도 참 대단한 분이셨는데...

 김홍국 : 신임 박홍수 장관은 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출신이죠. 제가 잘 압니다. 아주 합리적인 분입니다. 대화가 잘 될 겁니다.

 김홍국 : 공장을 죽 돌아본 소감이 어떻습니까? 공식 방문으로는 처음이신데요.

 윤홍근 : 굉장히 넓고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맹점에선 하림 닭이 좀 작고 살이 없어 보여 불만도 있습니다만.

 김홍국 : 그 이유는 가공 방법을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하림은 남들처럼 도계 후 처리를 물로 하지 않고 공기로 하는 시스템입니다. 고기는 겉보기에 약간 못생긴 게 좋습니다. 색깔은 불그스름한 빛을 띠는 게 좋고요. 좋은 닭고기는 표면 온도와 내부 온도가 같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체인점에 공급해서도 선도 유지가 되지요. 이것이 맛을 좌우합니다. 하림 닭도 수분을 얹으면 하얗고 살이 통통해 보기엔 좋아집니다. 그러나 그건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체인점주님들께 그런 점을 설명해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윤홍근 : 올해는 품질 관리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맹점 간담회도 뒷전으로 미루고 공장부터 달려왔습니다.

 김홍국 :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정말 철저한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죠. 아까 보셨던 정온실은 아시아에선 유일한 시설이죠. 돈도 엄청 들였습니다.(하하) 원가 부담이 따르더라도 품질을 높이겠다는 게 하림 전략입니다. 도계, 가공, 포장, 배달에까지 최고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윤홍근 : 고비용을 들인다고 꼭 고품질은 아니지만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고비용이 드는 건 정말 사실입니다. 그 점은 제너시스 전략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우리 1위 업체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겁니다. 우리 한번 잘해 봅시다.

 (오후 1시30분께 점심식사가 끝난 후 윤 회장은 제너시스의 또 다른 납품 협력사인 성화식품으로 차를 돌렸다. 충남 천안시 화덕리에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다. 그는 밤잠이 부족한지 이동 중 잠깐잠깐 눈을 붙였다. 오후 3시30분 천안 도착과 동시에 그는 공장부터 달려갔다.)



 #02 충남 천안 성화식품 공장



 김홍국 하림 회장과도 품질 부분을 강조하셨는데요. 평소 품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지난해 연말 때 제가 직원들한테 한 턱 낸다고 인근 BBQ 가맹점에 닭 30마리를 주문했죠. 그랬더니 30분도 안 돼 30마리가 바로 배달되더군요. 가만 생각해 보니 이건 문제더라고요. 한 유조에 3마리 이상을 튀길 수 없도록 했는데, 30마리를 튀겨 30분 안에 배달까지 했다면 규정을 어겼단 말이거든요. 그래서 BBQ 본사 사장과 담당 팀장을 징계에 회부시켰습니다. 아무리 손님이 급하다 해도 맛과 품질을 생각해야지, 당장 돈 몇 푼에 품질을 팔아먹을 순 없지요.



 앞으론 소비자들도 토종닭과 수입산 구별할 겁니다

 

 객관적으로 제너시스 치킨이 품질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있습니까?


 일단 수입육을 쓰지 않습니다. 100% 국내산이죠. 지난해까지 1~2% 정도 수입육을 써왔는데 조류독감 사태 때 전혀 안 쓰기로 결심했죠. 또한 냉동육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100% 신선육만 사용합니다. 이 점은 남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지요. 소비자들은 이런 차이까지는 모를 겁니다. BBQ는 기름도 남들이 쓰는 쇼트닝(지방질이 100%인 제과·제빵 등에 쓰이는 식품가공용 기름) 대신 좀 더 비싼 대두 경화유를 씁니다. 특히 닭을 튀길 때도 대두 경화유 18리터에 80마리 이상은 튀기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80마리를 튀겨도 건강엔 전혀 지장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가장 좋은 기름은 올리브유인데 향후 5년 내 100% 올리브유를 쓰도록 바꿀 계획입니다.



 닭은 소고기에 비해 수입산 여부가 이슈화되진 않았는데요. 닭도 수입산이냐 국내산이냐에 따라 가격이나 맛에 차이가 있는지요.

 물론입니다. 수입산은 냉동육으로밖에 들어올 수 없지요. 신선 닭에 비하면 선도가 떨어질 수밖에요. 품질 차이를 수치로 표현하자면 신선육의 한 70%쯤 될까요. 그런데 가격은 10% 남짓한 차이밖에 없지요. 가맹점 입장에선 냉동육이 다루기 쉬워 선호하지만 해동 과정에서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으론 우리 소비자들도 닭에 대해서도 수입산과 국내산을 구분하는 소비 성향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치킨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한 것 같습니다. BBQ의 경쟁 상대는 누구라고 보십니까?

 솔직히 국내 시장에선 적수가 없다고 봅니다. 맥도날드, KFC는 최소한 한국에서는 BBQ를 따라올 수 없다고 믿습니다. R&D센터 내 석·박사 인력도 저희가 12명으로 KFC 본사의 3~4명보다 훨씬 많습니다. 매출액이나 점포수 면에선 비교할 수도 없지요. 지난해 BBQ(가맹점 1750개)를 비롯한 제너시스 전체 2500여 가맹점 매출액은 5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교촌, 페리카나 등 1000개 이상 점포) 다른 국내 브랜드들은 경쟁 상대로 보지 않습니다. 점주들에게 중요한 건 외형이 아니라 내실입니다. 투자액은 비슷한데 실적은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평균 점포별 매출액에서 최소 20~30% 이상은 BBQ가 앞서 있다고 자부합니다. 사실 지난해만 해도 본사 매출액은 1600억원으로 전년 1300억원에 비해 20% 이상 성장했습니다. 조류독감 탓에 타 업체들은 20~30%씩 빠졌는데도 말입니다. 말하다 보니 자랑이 지나친 것 같아 죄송합니다. 



 고객 만족을 말씀하셨는데요. 평소 고객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어느 날 홈페이지를 보니 한 고객이 엄청 화를 내셨더군요. 딸과 함께 아파트 앞을 나서는데 트럭이 쌩하니 지나가 넘어질 뻔했다고요. 멀리 보니 트럭 뒤에 BBQ 상표가 보였더라는 겁니다. 실망했다는 쪽지까지 붙어 있었고요. 제가 보자마자 “(당사자를) 당장 찾아내라”고 지시했죠. 5분 내 바로 적발되더군요. 그날로 바로 그 기사를 시켜 꽃 한 다발과 BBQ 한 마리를 들고 가서 사과드리라고 했습니다. 고객 만족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라는 뜻에서입니다.

 (그는 성화식품 공장 방문을 마친 뒤 이승준 성화식품 대표에게도 “품질에 더 많은 신경을 써 주십시오”라고 재차 품질을 강조한 뒤 오후 5시 넘어 서울로 향했다.)



 #03 경기 이천 치킨대학



 다음날인 7일 윤홍근 회장을 다시 만난 건 경기도 이천에 있는 치킨대학에서였다. 아침 9시부터 진행된 영업 경영 계획 보고가 인터뷰 약속 시간인 오후 4시를 넘어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보고가 진행되던 치킨대학 연수원 4층 대강당으로 올라가자 문 밖에까지 고성이 들렸다. 보고하는 팀장마다 혼쭐이 나고 있었다.



 오늘 영업팀 긴장 좀 했겠습니다.



 영업팀은 ‘깨지’ 않습니다. 돈 버는 부서니까요. 대신 스태프 부서에 뭐라고 좀 했습니다. 뭐 특별한 건 아니고요. ‘군기 잡는’ 차원이었죠. 이제 창업 10년쯤 되니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그는 학사장교 1기 출신이다.)



 어제 말씀 듣기로 국내엔 라이벌이 없다고 했는데요. 그럼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입니까?


 물론입니다. 유일한 라이벌은 맥도날드라고 봅니다. 올해 화두로 ‘품질 경영’과 ‘세계화 경영’을 던졌습니다. 2003년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죠. 지금은 모두 10개 점포가 운영 중이고요. 중국 최대 민영기업 중 하나인 동망희망그룹과 합작했습니다. 올해에 상하이에만 200개 점포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베이징엔 10월엔 입성할 목표도 있고요. 10년 뒤인 2015년에 중국 내 점포수를 1만개까지 키울 겁니다. 지난해엔 스페인에도 진출(법인명 BBQ에스파니아SA)했는데, 올해 2월 2개 점포를 시작으로 유럽에도 점포망을 넓혀 나갈 겁니다. 우리와 입맛이 유사한 에콰도르,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5개국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지요.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태국, 필리핀, 인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20여 개국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세계 5만개 점포를 세우는 게 장기 비전입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15년 뒤엔 맥도날드를 따라잡는 셈입니다. 맥도날드가 햄버거대학 설립을 통해 발전 커브를 그렸기에 저도 그것은 본떠 치킨대학을 세운 거죠. (그의 꿈 얘기가 나오자 까만 눈이 더 반짝반짝해졌다.)



 10년 후에 중국 내 1만개 점포를 말씀하셨는데,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무조건 됩니다. 중국은 현재 맥도날드, KFC가 꽉 잡고 있죠. 맥도날드가 1500개, KFC가 1200개쯤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가능성을 본 건 대만 업체 ‘원투쓰리’의 선전입니다. 그런데 수준은 60년대처럼 ‘가마솥 걸어놓고 사업하는 촌티’ 나는 정도입니다. 그 업체가 중국 진출 3년 만에 1500개를 달성한 것이죠. 전 그걸 보고 하루라도 더 빨리 중국에 갈 걸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이젠 프랜차이즈도 세계로 눈 돌릴 때”


 

 중국 시장을 선점한 맥도날드, KFC에 비해 후발주자라 불리한 점도 없지 않을 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네들과 사업 형태가 다릅니다. 우리는 중국에선 20~30평짜리 소형 점포입니다. 중국엔 생소한 ‘배달’ 위주 전략이고요. 효율성을 따져보면 단번에 드러납니다. KFC를 예로 든다면 그들은 보통 매장이 200~300평에 달합니다. 여기서 올리는 일 매출이 1만~1만5000위안(120만~180만원)쯤 되지요. 현재 상하이에 있는 BBQ 매장 일 평균 매출액은 3000~3500위안(35만~40만원)입니다. 점포 면적 대비 효율성 면에선 KFC를 3~4배 이상 앞서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중국 사람들이 이걸 모를 리 없지요.



 제너시스 외에도 치킨 업체 중 외국에 진출한 업체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봐야 합니다. 사실 제가 지난해에 인수한 BHC만 해도 미국에 진출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까 미국의 한 점포에서 BHC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 사업입니다. 시스템 없이 외국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국 내 1만개 점포면 정말 대단한 목표인데요. 장기 비전을 어떻게 갖고 있습니까?

 한마디로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는 거죠. 만약 저한테 삼성전자와 같은 장치산업에서 1등을 하라고 하면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1등은 가능합니다. 휴대폰은 애니콜, 치킨은 BBQ로 만들 계획입니다. 중국 내 1만개 점포면 로열티를 비롯한 순수입만 2억2000만달러(240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자동차 130만대를 수출한 이익과 맞먹는 겁니다. (그는 이쯤에서 아직 덜 끝난 영업 경영 계획 보고를 좀 받아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못 다한 얘기는 서울에 올라가 저녁 먹으며 더 하자며 서둘러 4층 대강당으로 올라갔다.)



 #04 서울 역삼동 음식점



 치킨 사업 10년 소감이 어떠신지요.

 매일 치킨 한 마리씩 먹는 것도 고역입니다.(하하)



 프랜차이즈협회장 하신 지도 꽤 오래되셨죠.

 97년 10월 협회가 창립했죠. 당시엔 인가도 못 받았습니다. 산자부 내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은 게 99년 3월이죠. 그때부터 3년 임기로 연임을 두 번 했네요.



 그동안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도 많이 발전했는데요.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당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다고 말하면 마치 사기꾼 취급을 당했습니다. 이 같은 인식을 어떻게든 바꿔놓아야겠다 결심했죠. 쉽진 않았습니다. 뭐 좀 해보려고 하면 ‘가맹비만 받아 먹고 본사 사장이 튀었다’는 사고가 뻥뻥 터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도 완전 퇴치됐다고 할 순 않지만 그래도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왔습니다. 시장 규모만 40조원을 넘었습니다. 체인 본사만 1600여개에 달하지요. 점포 숫자만 12만여개에 종사자만 57만명 규모입니다. 향후 프랜차이즈 시장이 더 커질 건 분명합니다. 치킨시장만 해도 현재 독립점보다는 체인점 창업이 압도적으로 많이 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젠 질적인 성장도 뒷받침돼야 할 때입니다.



 좋은 프랜차이즈란 어떤 회사입니까?

 프랜차이즈는 ‘시스템’ 사업입니다. 조직력, 자본력, 교육력 3대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R&D(연구개발)와 마케팅이 있는 겁니다. 이 5박자가 제대로 맞아야 좋은 회사죠. 대부분 아이템만 갖고 시작하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마구잡이식 점포 개설은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 해악입니다. 점차 좋아질 것으로 믿습니다.



 “이제 프랜차이즈협회장은 그만둘 생각”



 올해 3월이면 협회장 임기가 만료되는데요. 주위에선 윤 회장 재추대 분위기도 많습니다만.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제 그만하려고요. ‘장기집권’은 좋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 맥도날드를 잡으려면 이젠 회사 일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협회 내에서 인선 작업 중입니다. 이병억 오마이치킨 사장이 협회 수석 부회장이라 그 분이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요. 3월 총회 때 결정이 날 겁니다. 저는 안 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연말엔 서울스쿼시연맹회장을 맡으셨는데, 평소 스쿼시를 많이 하셨나 봅니다.

 (잠깐 뜸을 들이며) 아, 그건 아니고요. 가끔씩 치긴 했지만서도. (재차 이유를 묻자) 전임 스쿼시연맹회장이 친분이 있는 우윤근 열린우리당 의원이었죠. 그 분이 하도 간곡히 권해서 했습니다. 대기업들은 다 마다했다 하기에...



 #05 서울 문정동 제너시스 사옥

 

 다시 치킨점 창업 얘기로 돌아오죠. 회장님이 만약 창업을 하려고 하는 샐러리맨이라면 독립점포와 체인점 중 어떤 걸 선택하겠습니까?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당연히 체인점이죠. 일부에선 가맹비도 내야 하고, 인테리어 비용도 더 비싸다며 독립점이 유리하다고들 하는데, 실제 한 번 해 보십시오. (체인점을 내겠다고 나선 사람들도) 처음엔 간판도 따로 하겠다고 하지만 다 계산하고 나면 본사가 일괄 처리해 주는 게 훨씬 싸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제품 구매에서도 차이가 날 겁니다. BBQ에선 현재 닭 한 마리를 3500원에 공급하고 있죠. 남들은 4000원인데 말이죠. 벌써 원가만 15% 이상 절감되는 셈입니다. 마케팅도, 맛도, 품질도 개인이 프랜차이즈를 따라잡긴 힘들다고 봅니다. 현재 전국 3만5000여 치킨점 가운데 체인점과 독립점 비중은 5대5 정도입니다. 점차 체인 비중이 높아지고 있죠.



 문제는 어떤 체인 본사냐 하는 점인데요. 초보자 입장에서 본사 선택이 쉬운 문제는 아닌데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느냐가 성공 90%를 좌우한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 다. 사업 3년이 넘도록 본사 사장 얼굴 한 번 못 봤다는 업체도 부지기수입니다. 관리는 없고 체인점만 내주는 브랜드도 숱하거든요. 계약 시점이 아닌 사후 관리, 즉 애프터서비스가 좋은 본사를 골라야 합니다. 자랑 같지만 BBQ 하루 물량만 20만수입니다. 미안하지만 20만수짜리와 2000수짜리 본사의 시스템 차이는 하늘과 땅입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치킨점도 숫자가 많다 보니 문제점도 참 많이 양산한 것도 사실입니다. 몇 년 전엔 찜닭이 유행하더니 최근엔 불닭이 또 유행합니다. 너무 바람을 많이 타는 건 아닙니까?

 사실 그렇습니다. 2~3년 전에 찜닭이 정말 대단했지요. 1년 새 1만개 가까운 점포가 생겼으니까요. 그로부터 1년도 못 돼 초토화됐죠. 지금은 찾아보려도 몇 업체 남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합류한 창업자들만 낭패를 봤죠. 일차적으론 ‘돈’만 좇는 본사 책임이겠지요. 그러나 창업자들도 뭐 좀 된다면 무작정 달라붙는 ‘불나방’ 근성도 버려야 합니다. 유행보다는 트렌드를 좇아야겠지요.



 “본사 선택이 성공의 첫 단추”



 2005년 치킨시장엔 어떤 아이템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계신지요.

 일단 현재의 불닭 유행이 조금은 더 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2005년 이후 트렌드는 일단 ‘건강 치킨’ 쪽으로 유행 코드가 맞춰질 것 같습니다. 전 사회적인 웰빙 트렌드에 따른 당연한 결과겠지요. 이 때문에 얼마 전 치킨연구소에 유기농 치킨 개발을 지시해 놓은 상태입니다. 청정 치킨 등 웰빙 치킨이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BBQ 1호점을 낸 지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경기도 연천 전곡리에 1호점을 냈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BBQ를 하겠다고 대상그룹(당시 미원마니커 영업부장)을 나온 게 95년이었죠. 장사는 입지라고 하는데, 저는 창업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당시 전곡점 사장 부부가 절 믿어줬죠. 당연히 그곳으로 들어간 겁니다. 그때 성공한 후 자신감을 갖게 됐죠. 예비 창업자 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치킨점은 되는 사업이라고 말입니다. 윤홍근 회장은 밤 12시 이전 집에 들어가는 날이 별로 없다. 지방 출장을 다녀도 첫 비행기를 타고 가서 막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다. 그 바쁜 와중에 그는 2월 조선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논문명은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중국 진출 방안’이다. 공부를 하면서도 사업을 떼놓지 않는 셈이다. 한마디로 윤홍근 회장은 ‘열정’의 사업가다.

박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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