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코트를 떠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빠진 미국 스포츠 산업과 스포츠 전문 미디어 ESPN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다. 2조원의 자산 가치로 평가받는 ‘인간 기업’ 조던이 120억달러(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스포츠 산업의 코로나19 관련 손실액을 얼마나 보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SPN은 4월 19일 오후 9시(현지시각)부터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5월 17일까지 5주간 일요일 밤마다 방송되는 이 다큐멘터리는 마이클 조던이 미국 프로농구(NBA)팀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팀의 여섯 번째 우승을 일군 1997-98시즌 이야기를 담고 있다. ESPN은 1997년 당시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조던과 시카고 불스에 대한 독점 취재 권한을 얻은 뒤 시즌 내내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촬영했다. 23년 전 만들어둔 영상을 이제야 공개한 것이다.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ESPN이 4월 21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회 시청자 수는 610만 명, 2회는 580만 명이었다. 이는 ESPN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생중계 제외)이자 지난해 NBA 파이널 시청자의 40%에 해당한다. ESPN이 방송 전후로 선보인 라이브쇼 시청자도 각각 350만 명, 260만 명에 달했다. 전체 스포츠 중계와 비교해도 올해 1월 열린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풋볼 챔피언십 이후 가장 뜨거운 반응이라는 평가다. 프로 스포츠의 잇따른 일정 연기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ESPN 입장에서 조던은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더 라스트 댄스’는 2018년 5월 15일 제작 발표를 한 이후부터 전 세계 농구 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ESPN은 같은 해 12월 첫 트레일러(trailer·작품 광고를 위해 만든 짧은 예고용 영상)를 공개했고, 2019년 12월 24일 새로운 트레일러를 선보이면서 다큐멘터리 방송 일자를 2020년 6월로 확정했다. 통상 6월 초부터 시작되는 NBA 파이널 일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그사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ESPN은 방송 공백 최소화를 위해 다큐멘터리 방송 일정을 6월에서 4월로 두 달 앞당겼다.

농구 황제 조던의 선수 시절 영상은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화제의 중심이다. ESPN에 따르면 트위터 상위 30개 토픽 중 25개가 ‘더 라스트 댄스’와 관련된 것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관한 ESPN 포스트가 약 900만 차례 언급됐다. 미국 외 국가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한국에서는 5월 11일 공개될 예정이다.


‘더 라스트 댄스’. 사진 ESPN
‘더 라스트 댄스’. 사진 ESPN

은퇴 후 더 커진 조던의 시장 가치

마이클 조던은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린다. ESPN,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슬램 등 수많은 스포츠 매체에서 매년 역대 선수 랭킹을 내놓는데, 1위는 늘 조던의 차지다. NBA 신인상, NBA 챔피언과 파이널 MVP 6회, 시즌 MVP 5회, 득점왕 10회 등, 그의 화려한 농구 경력을 떠올리면 당연한 순위일 수밖에 없다.

농구 황제이자 스포츠의 아이콘답게 조던의 시장 가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더 라스트 댄스’가 촬영된 1997-98시즌에 조던이 벌어들인 총수익이 21개 NBA 구단 수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조던의 가치는 은퇴 후 더 커졌다. 조던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9년 스포츠 선수 최고 부자 1위에 올랐는데, 자산 규모가 16억달러(약 1조9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화·향수 등 출시 상품의 직접적 매출 효과에 조던이 스포츠 산업 육성과 NBA 공식 스포츠용품 판매에 기여한 간접적 효과, 나이키 등 협찬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 등을 모두 합한 것이다.

조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나이키는 1984년 조던과 처음 계약한 이후 지금까지 총 13억달러(약 1조5800억원)를 지불했다. 막대한 협찬의 효과는 컸다. CNBC에 따르면 나이키 대표 브랜드 ‘조던’은 2019회계연도 2분기(2019년 9~11월) 기준 분기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plus point

돈 몰고 다니는 스포츠 스타들

스포츠 시장에서 마이클 조던 같은 슈퍼스타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NBA 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간판스타인 제임스 하든은 2015년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15년간 2억달러(약 2442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했다. 아디다스는 하든의 시그니처 농구화 시리즈를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19년 하든이 벌어들인 매출액은 1400만달러(약 171억원)였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대표 선수 스테판 커리는 2013년 언더아머와 계약했었다. 당시 ‘언더독’이던 커리가 받은 돈은 연간 400만달러(약 49억원). 이후 커리가 NBA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면서 그의 몸값도 자연스레 치솟았다. 현재는 매년 2000만달러(약 245억원)를 받는다.

현 농구 대통령으로 통하는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대표 선수 르브론 제임스의 연 수입은 1041억원 수준이다. 제임스는 2015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종신 계약을 했고 계약금은 5000억원에 달했다.

조강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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