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 인도 출신 최고경영자(CEO) 바람이 또다시 불고 있다. IBM이 1월 30일(이하 현지시각) 새로운 CEO로 인도계 아르빈드 크리슈나 클라우드 사업부 수석부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도 2월 2일 인도 출신 샌디프 매스라니를 새 CEO로 임명했다.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도계 CEO가 이끌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인도에서 대학까지 마친 뒤 미국에 유학 온 뒤 터를 잡았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 글로벌파운드리 등 굴지의 IT 회사 CEO도 인도계다. 1982년 컴퓨터 제조회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세운 비노드 코슬로, 데이터 관리 업체 샌디스크의 공동 창업주인 산제이 메로트라 등은 인도계 IT 대부로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이다.

미국은 ‘멜팅폿(Melting Pot·용광로)’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각지에서 건너온 이민자가 세운 나라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각국에서 몰려온 엔지니어들이 뒤엉켜 사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인도 출신 CEO가 주목을 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힘의 원천 1│수학에 강하다

인도인은 수학에 강하다. 숫자 0을 발명했고, 미적분학의 기초인 무한급수 개념도 인도에서 가장 먼저 썼다. 인도 학생은 수학 시간에 구구단이 아니라 19단을 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 공과대는 모든 과를 통틀어 가장 인기가 높다. 인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인도공과대학(IIT)에는 전국 상위 1% 인재가 몰린다.

국가 차원에서도 과학, 기술 교육에 투자한다. 인도 정부는 ‘인도 실리콘밸리’로 꼽히는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등 20개 지역을 IT 중점 지역으로 육성했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소장은 “인도 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숫자와 수학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며 “인도인은 수학, 과학, IT는 물론 재무·회계 등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힘의 원천 2│높은 교육 수준

미국의 여론 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은 가장 높은 교육을 받은 민족이다. 2016년 기준 25세 이상 인도계 미국인 77.5%가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아시아계 미국인 집단 중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 태생 미국인이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비중(31.6%)보다 45.9%포인트 높은 수치다.

CNN은 “지난 몇십 년 동안 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과 공학을 배운 미국 태생 미국인은 줄어든 반면, 외국에서 태어난 학생이 그 수를 채웠다”며 “인터넷으로 가구를 파는 회사도 소매 회사가 아닌 기술 회사가 되면서 공학 전공자는 모두가 탐내는 인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힘의 원천 3│타고난 생존 능력

인도는 인구 10억 명을 자랑한다. 인구가 많은 만큼 인도 내부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인도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미국 유학까지 한 사람이라면 그만큼 생존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인도는 다문화, 다종교, 다언어 사회다. 다양한 사람 속에서 자라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CNN은 “인도는 아침에 양치질할 때 수도꼭지에서 물이 제대로 나올지부터 걱정하는 불확실한 나라”라며 “이렇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하고 인내한 힘은 기업 수장으로서 혁신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힘의 원천 4│능통한 영어

인도인이 영어에 능숙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영어를 상용어로 사용했다. 영어에 정통하고 유창하게 말한다. 미국에 정착한 중국인, 일본인 등 다른 아시아권 인재와 다른 점이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의사 소통이 되지 않으면 최고경영진의 자리에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를 반영하면, 영어를 상용어로 사용하는 인도인은 미국에서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무기를 타고난 셈이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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