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를 창립한 리 샤오둥(포레스트 리·왼쪽), Sea 본사. 사진 블룸버그·Sea Ltd
Sea를 창립한 리 샤오둥(포레스트 리·왼쪽), Sea 본사. 사진 블룸버그·Sea Ltd

‘동남아시아의 텐센트, 알리바바’로 불리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동남아 최대의 게임 퍼블리셔이자 이커머스 플랫폼인 ‘시(Sea Ltd)’다. Sea는 우리나라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남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디지털 공룡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Sea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11월 6일까지 364% 올랐다.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센트럴아시아뱅크,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그룹을 제치고 동남아 시총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Sea는 2009년 중국인 리 샤오둥(포레스트 리)이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온라인 게임 포털 ‘가레나(Global arena의 줄임말)’가 전신이다. 2014년 디지털 금융 서비스 시 머니(Sea Money)를 출시했고, 2015년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2017년 동남아(South East Asia)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의미에서 Sea로 사명을 바꾸고, 뉴욕 증시에서 기업공개에 성공했다.

Sea는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은 5억5000만달러(약 6100억원)였으나, 지난해 29억달러(약 3조2000억원)로 증가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욱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7.9% 성장했고, 2분기에는 93.4% 늘었다. 공격적인 투자에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10배 이상 올랐다. Sea가 이토록 빠른 속도로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코노미조선’이 성공 비결 세 가지를 꼽아봤다.


성공 비결 1│한 수 앞을 내다본 투자

Sea의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사이트 앱 애니의 조사에 따르면, 쇼피는 진출한 7개국의 쇼핑 앱 카테고리에서 월간 실이용자 수(MAU), 안드로이드 앱 총 체류시간, 전체 다운로드 수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쇼피가 처음부터 선두를 차지한 것은 아니다. 쇼피는 동남아 PC 보급률이 낮아 소비자들이 PC에 친숙해지기도 전에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에 쇼피는 웹 대신 모바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판을 뒤집었다. 큐텐, 라자다 등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이 웹 기반 전략을 펼칠 때 쇼피는 간단하고 직관적인 앱을 선보였다. 또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소셜미디어(SNS)의 특성을 활용해 판매자와 채팅, 팔로우 기능을 도입했다. 제품과 할인 행사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게 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제품 정보를 공유하기 쉽게 만들었다. 덕분에 쇼피 사용자 95%는 모바일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다.

쇼피는 외형 성장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고객들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와 다양한 할인쿠폰, 10% 캐시백, 후기 작성 시 적립금을 제공하는 일이 잦다. 판매관리비와 마케팅비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투입된 비용보다 외형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한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시장은 인터넷, 모바일 보급이 느렸다”며 “쇼피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면 수익성은 따라올 것”이라고 봤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세안 지역 전자상거래 비중은 전체 소매시장 대비 4% 수준으로, 한국(28%), 중국(24%), 미국(14%)에 비해 낮아 쇼피가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성공 비결 2│국가별 맞춤형 전략

Sea는 현지화 전략을 선보이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게임 업체 가레나는 개인별 취향에 따라 게임을 선별하고, 현지어로 고객에게 게임을 소개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국가별 특색을 고려했다. 모든 국가에 똑같은 게임 환경을 제공해 콘텐츠 관리 비용을 줄이는 대신, 사용자들이 느끼는 이질감을 완화해 충성도를 높이는 식이다.

이커머스 사업을 하는 쇼피도 국가별로 상이한 앱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설계했다. 진출한 국가별로 앱을 현지 실정에 최적화해 개발하고, 전달하는 메시지, 이벤트나 콘텐츠도 다르게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실무진, 경영진도 모두 현지인으로 구성해 빠른 의사 결정 과정을 추구하고,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쇼피는 동남아 시장 판매 경험이 없는 판매자에게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며 판매 제품을 늘리고 있다. 쇼피는 판매자의 제품이 동남아 국가 중 어느 나라에서 가장 잘 팔릴지 시장 조사를 해주는 것은 물론, 현지어 통역과 페이지 편집, 마케팅을 돕는다. 판매자가 쇼피에 제품을 팔면, 쇼피가 동남아 현지 물품 창고 관리, 운송 과정을 대신 맡는다.


성공 비결 3│전략적 사업 확장

Sea는 핵심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장하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가레나는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3’ ‘블레이드&소울’ 배급(퍼블리싱)에 그치지 않고, 텐센트의 게임을 먼저 퍼블리싱할 수 있는 권리를 따냈다. 2017년에는 자체 개발 게임 ‘프리 파이어’를 출시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올해 초 게임 개발사 ‘피닉스 랩스’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이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Sea는 게임 사업과 이커머스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자 핀테크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Sea는 지난해 핀테크 자회사 시머니의 전자 지갑 사업을 가레나와 쇼피에 적용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쇼피페이를, 태국, 베트남 소비자들은 에어페이를 사용해 쇼핑하거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할 수 있게 됐다. Sea는 일부 국가에서 소비자 신용 서비스인 ‘쇼피페이레이터(ShopeePayLater)’도 제공하고 있다.

Sea는 전자 지갑 사업을 적용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쇼피에 따르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주문자의 45%가 쇼피페이로 결제했다. 베인앤드컴퍼니·테마섹 리서치에 따르면 동남아 인구의 70% 이상이 제도권 금융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향후 Sea의 핀테크 사업은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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