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북클럽 도서와 단말기를 학습에 이용하는 어린이의 모습. 사진 웅진씽크빅
웅진북클럽 도서와 단말기를 학습에 이용하는 어린이의 모습. 사진 웅진씽크빅

‘사양산업’ 취급받는 교육·출판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 소식을 접하는 건 쉽지 않아졌다. 국내 대표적인 교육·출판 업체인 웅진씽크빅의 실적 개선 소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웅진씽크빅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60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했다. 웅진씽크빅은 해당 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6348억원, 영업이익은 338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 6조원 규모의 재계 서열 31위 기업으로 성장했던 웅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과거 위상을 생각하면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설업 진출 등 과도한 몸집 불리기의 여파로 불과 7년 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성장세다. 전통적인 출판과 학습지 사업의 쇠퇴 기조 속에 정보기술(IT)과 교육 콘텐츠를 결합한 에듀테크(edutech)를 앞세워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웅진씽크빅의 실적 개선 비결을 알아봤다.


성공비결 1│
시대 흐름에 맞춰 에듀테크 업체로 변신

웅진그룹을 창업한 윤석금 회장은 ‘샐러리맨 성공 신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년 만에 54개국 영업사원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입사 9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윤 회장은 1980년 자본금 7000만원으로 헤임인터내셔널을 창업했다. 헤임인터내셔널은 웅진씽크빅의 모체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12년 어려움에 몰린 윤 회장은 자신의 주 전공인 교육∙출판 분야에 전력투구하는 길을 택했다. 그렇다고 과거 방식을 고집하진 않았다. 윤 회장은 시대 흐름에 발맞춰 웅진씽크빅을 교육 에듀테크 업체로 탈바꿈시켰다.

태블릿PC 기반의 신개념 독서 프로그램 ‘웅진북클럽’이 변화의 첨병 노릇을 했다. 웅진북클럽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해 도서를 ‘맞춤 추천’해주는 ‘북 큐레이션’ 기술을 접목한 회원제 독서 프로그램이다. 오픈 플랫폼으로 국내 150여 개 출판사와 해외 유명 출판사의 전집·백과사전·교과서 등 약 1만 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2014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웅진북클럽의 회원은 이듬해 3만 명에서 2017년 43만 명으로 급증했다. 2015년에는 AI 기반의 신개념 학습 서비스 개발을 위해 실리콘밸리 에듀테크 기업 키드앱티브(Kidaptive)에 500만달러(약 56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키드앱티브와 협력해 111억 개에 달하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출시된 AI 학습 도우미 서비스인 ‘북클럽 AI 학습코칭’이다. 북클럽 AI 학습코칭은 문제 풀이 과정에서 학습자의 수준을 평가·분석해 난이도와 문항 수를 조절하고 오답 노트를 자동으로 생성해 학습을 돕는다.


성공비결 2│
서비스 혁신으로 장기 우량고객 증가

웅진씽크빅은 북클럽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전집 판매에 멤버십(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집 시장은 재구매가 이뤄지기 어렵다. 목돈 들여 20~30권의 전집 도서를 구매하면 한동안 지갑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아 수가 줄면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였다. 웅진씽크빅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장기 고객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고민 끝에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했다.

북클럽 회원이 되면 해당 금액만큼 실물 도서를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대한 양의 디지털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2년제 약정 회원의 경우 월 회비 11만9000원에 전집 300여 권을 구입할 수 있고, 디지털 도서 약 3000권도 다운받아 볼 수 있다. 회원에게 제공되는 태블릿PC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4’ 10.1인치 모델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장기 우량고객이 늘었고, 이는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웅진씽크빅의 2013년 전집 매출은 1670억원, 2014년 매출은 1598억원이었다. 그러나 웅진북클럽이 본격화한 2015년 전집 부문 매출은 1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성장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720억원, 1780억원의 관련 매출을 기록하면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성공비결 3│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

웅진씽크빅은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업무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이 같은 믿음을 바탕으로 2012년 ‘삼무데이(3無-Day)’를 도입했다. 불필요한 회의, 회식, 야근을 없애고 집중 근무를 통해 퇴근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도록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것이 취지다. 도입 당시 월 2회 시행했지만, 2016년부터는 매주 수요일에 1시간 30분 조기 퇴근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또 ‘워킹맘’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이틀을 연차로 추가로 부여하는 워킹맘 특별휴가와 매년 한 번 자녀를 초청해 엄마∙아빠가 다니는 회사를 소개하고 함께 이벤트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패밀리데이’ 등 다양한 가족 친화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오전 8~10시에 1시간 간격으로 출근 시간을 정하고 정해진 근무 시간이 지나면 퇴근하는 제도다. 주 5일 근무와 주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는 본인이 선택한 근무 유형에 따라 근무 시간이 종료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PC셧다운제’도 시행 중이다.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통근버스도 증차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정수기 업체 ‘코웨이’ 인수를 확정했다. 2012년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한 지 6년 만이다. 웅진씽크빅은 3월 코웨이 인수를 목표로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매출 3조3000억원대 기업이 탄생한다. 두 회사는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인수 주체인 웅진씽크빅의 연결실적에 코웨이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두 회사 간 공동 마케팅도 검토하고 있다. 양사의 방문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웅진씽크빅 교육 상품과 코웨이의 렌털 제품을 연계해 판매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2만여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코웨이는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웅진씽크빅과 코웨이의 방문판매 고객을 합치면 3만3000명에 달한다.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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