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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그룹이 판매하는 소비재. 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라면, 돼지고기, 커피, 소스, 사료, 생수, 맥주다. 맨 왼쪽 아래는 계열사 테크콤뱅크의 모바일 앱 화면이다. 사진 마산그룹

친수(chin-su) 소스는 베트남의 ‘국민 소스’라고 불린다.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것은 칠리 소스다. 베트남 쌀국수(퍼·pho)나 월남쌈 등 어느 요리에나 잘 어울린다. 250㎖ 한 통에 한국 돈으로 약 500원밖에 하지 않을 정도로 가격도 싸다. 베트남에 여행 가는 한국인 관광객 중엔 친수 소스를 ‘필수 쇼핑 리스트’에 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 친수 소스를 만드는 회사가 베트남 최대 식품 기업인 ‘마산그룹(Masan Group)’의 자회사 ‘마산컨슈머’다. 음식료를 포함해 마산그룹은 동물 사료, 광산업, 금융업 등 4가지 부문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피시 소스, 칠리 소스, 소시지 등 베트남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제품을 생산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트남 가정의 95%가 적어도 마산그룹이 생산한 제품 하나는 쓰고 있다.

마산그룹은 응우옌 당 꽝(Nguyen Dang Quang) 회장이 1996년 세웠다. 프레크하노브 러시아 경제대에서 MBA를 마친 뒤, 1990년대 개혁·개방 바람이 불던 러시아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처음엔 러시아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에게 인스턴트 라면을 팔기 시작해 성공을 거뒀고, 베트남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했다. 본사는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있다. 창업 22년이 지난 현재 마산그룹은 베트남 증시에서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마산그룹은 매출액 37조6210억동(약 1조7870억원), 영업이익 4조4290억동(약 2104억원), 당기순이익 3조1030억동(약 1474억원)을 기록했다.


성공비결 1│조미료 시장의 강력한 지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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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그룹의 경쟁력은 조미료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동남아시아 음식은 언뜻 보면 모든 나라가 쌀국수를 먹는 등 비슷해 보이지만 국가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현지 기업답게 베트남 음식에 어울리는 맛과 소비 패턴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력 제품은 피시 소스다. 베트남에선 음식의 간을 맞출 때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투명한 붉은 색의 어장(魚醬·fish sauce)을 쓴다. 우리의 간장에 해당하는 조미료다. 마산컨슈머에 따르면 ‘친수’와 ‘남 응우’ 브랜드로 판매되는 피시 소스는 베트남 전체 피시 소스 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콩을 이용한 소이 소스 제품 점유율은 78%에 달한다. 칠리 소스 점유율은 37%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친수와 남 응우가 마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친수 소스는 2016년 10월 태국에도 진출했다.


성공비결 2│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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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당 꽝 마산그룹 회장. 사진 마산그룹

마산그룹은 피시 소스 외에 라면, 커피, 생수, 가공육류, 맥주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마산그룹은 인수·합병(M&A)으로 다양한 식료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마산그룹이 생산하는 인스턴트 커피 ‘비나카페’ ‘웨이크 업’ 등은 베트남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44%를 차지한다. ‘비나카페’ 브랜드는 2011년 ‘비나카페 비엔 호아’를 인수하며 갖게 됐다. 이 회사는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선두 주자였으며, 마산그룹은 음료 시장 진입을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

인스턴트 커피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 마산그룹은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시간을 절약하면서 편리하게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의 수요가 증가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성장했다”고 했다.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어서 이런 추세는 계속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산그룹은 ‘오마치’ ‘사가미’ ‘코코미’ 등의 이름으로 인스턴트 라면도 생산한다.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1인당 인스턴트 라면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이 시장에서 마산그룹은 45%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최근엔 맥주가 그룹 성장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 맥주 시장은 연평균 5%씩 성장 중이다. 베트남의 맥주 소비량은 2016년 기준으로 1인당 41ℓ를 마셔,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어 가장 맥주를 많이 마시는 국가다. 마산그룹은 맥주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2014년 9월 ‘수뜨짱’을 생산하는 현지 기업 ‘푸 옌 맥주&음료’를 인수했다. 마산그룹은 다음 해 12월 태국의 거대 맥주회사 ‘싱하’와 제휴를 맺고 싱하그룹이 투자한 11억달러로 신규 맥주 생산시설을 설립하고 생산 능력을 4배 이상 확대했다.


성공비결 3│돈육 수직계열화

2016년 기준으로 마산그룹의 사업 부문별 매출 비율은 음식료 34%, 동물사료 56%, 기타 10%다. 마산그룹은 2015년 4월 ‘샘 킴 유한책임회사’를 인수하며 베트남 가축사료생산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 중에서 돼지 사료 부문은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다.

시장조사업체 BMI에 따르면 베트남인이 선호하는 육류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순이다. 2015년 기준으로 육류 소비량은 돼지고기 243만5000t, 가금육(닭고기 등) 85만3000t, 소고기 40만3000t으로 돼지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았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베트남 소비자들은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 점점 위생 상태와 품질을 더 많이 따지고 있다. 김형래 연구원은 “고품질 사료 수요 증가 수혜는 마산그룹이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또 마산그룹은 돼지고기 사업 수직 계열화 프로젝트인 ‘피드-팜-푸드(Feed-Farm-Food)’를 진행하고 있다. 최첨단 돼지 사육장을 매입했고, 소시지와 기타 돼지고기 가공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업체 ‘비산(Vissan)’의 지분 25%를 사들였다. 이러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돼지고기 생산비용 중 60%를 차지하는 사료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성공비결 4│은행도 캐시 카우로 성장

마산그룹은 2009년 베트남 5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테크콤뱅크 지분 30%를 확보하며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테크콤뱅크의 예금액은 베트남 4위이고, 대출액은 3위다. 또 자동입출금기(ATM) 숫자도 1000여개로 다른 은행보다 훨씬 많다. 리테일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테크콤뱅크는 현재 호찌민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추진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테크콤뱅크는 이번 상장으로 9억2200만달러를 조달해, 베트남 기업 중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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