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비자얀 테키온 CEO. 사진 테키온
제이 비자얀 테키온 CEO. 사진 테키온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테키온(Tekion)’의 최고경영자(CEO) 제이 비자얀은 테슬라를 거치며 ‘카 가이(Car Guy·자동차에 푹 빠진 사람)’로 변신한 인물이다. 오라클(Oracle), VM웨어(VMware)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비자얀은 2012년 테슬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동차 산업을 처음 경험했다. 4년간 테슬라에서 일하면서 최고정보책임자(CIO)까지 지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소통하며 테슬라의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중앙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주도했다.

비자얀은 테슬라를 떠난 직후인 2016년 2월 테키온을 설립했다. 그는 1월 4일 진행한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테슬라에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휴가를 보내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클라우드 기반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며 “자동차 유통 산업의 업무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테키온이 개발한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 ‘오토모티브 리테일 클라우드(이하 ARC)’는 자동차 판매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가져와 ‘100% 비대면’ 자동차 판매를 구현한다. 머신러닝·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특징이다.

가령 ARC를 통해 소비자는 원하는 차량 종류와 예산 등에 적합한 구매 선택지를 제공받고 디지털 서명만으로 온라인 결제와 보험 가입도 할 수 있다. 구매한 차량을 가까운 매장이나 집에서 인도받을 수 있고, 수리를 맡길 경우 현재 차량 상태를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매업자와 제조사는 ARC를 통해 재고를 관리하고 시장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소비자 분석 데이터를 통해 수익 창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집 다음으로 비싼 상품인 자동차 구매에서 소비자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테키온은 자동차 구매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자동차 판매 경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비자얀은 “오늘날 소비자는 아마존·애플·디즈니와 같은 회사의 서비스를 통해 수준 높은 맞춤형 구매 경험을 제공받지만, 자동차를 살 때는 그렇지 않다”며 “자동차 판매 과정의 디지털화를 통해 소비자·소매업자·제조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현대적 형태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테키온의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 ARC 구동 화면. 사진 테키온
테키온의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 ARC 구동 화면. 사진 테키온

특히 소매업자와 제조사는 테키온 플랫폼을 이용해 유통이나 서비스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고 비자얀은 설명했다. 그는 “투명하게 가격을 책정하고 사전에 많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업체는 소비자의 신뢰도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키온이 2019년 11월에 첫선을 보인 ARC는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 3억3000만달러(약 3590억원)를 기록했다. ARC를 사용하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을 포함해 18곳에 이른다. 미국·캐나다의 주요 딜러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테키온은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테키온 매출은 전년 대비 5000%나 뛰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올해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300%를 기록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한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도 두둑이 확보했다. 테키온은 지난해 10월 말 1억5000만달러(약 1632억원) 규모의 시리즈 C단계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 평가를 받았다. 설립 4년 만에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에 등극한 것이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2억1500만달러(약 2339억원)다.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를 모색하던 많은 글로벌 완성차 회사가 테키온의 가능성을 알아봤고 GM, BMW,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주사 엑소르 등이 테키온 투자사로 나섰다.

테키온은 올해 북미 사업을 안정화하는 한편, 유럽과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비자얀은 “나라별로 다른 자동차 판매 방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용하기 쉽고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는 지루하거나 복잡할 필요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자동차 판매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고 장벽을 뛰어넘겠다”고 강조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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