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펀드(Nancy E. Pfund) DBL 인베스터 설립자 및 매니징 파트너 스탠퍼드대 인류학 학사·석사, 예일경영대학원 MBA, 전 JP모건 벤처 캐피털 전무이사, ‘포브스’ ‘2020 임팩트 50’ 선정 / 사진 DBL 인베스터
낸시 펀드(Nancy E. Pfund)
DBL 인베스터 설립자 및 매니징 파트너 스탠퍼드대 인류학 학사·석사, 예일경영대학원 MBA, 전 JP모건 벤처 캐피털 전무이사, ‘포브스’ ‘2020 임팩트 50’ 선정 / 사진 DBL 인베스터

저탄소·탈탄소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각국 정부가 쏟아내는 친환경 정책,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맞물린 덕분이다. 탄소 상쇄 기업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까, 금방 사그라들 열풍일까.

‘이코노미조선’은 12월 7일 해외 VC 관계자들에게 저탄소·탈탄소 시장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DBL 인베스터’의 낸시 펀드(Nancy E. Pfund) 대표와 서면으로, 영국 ‘노스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Christopher Steinau) 수석과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지상 대담으로 엮었다.

낸시 펀드 DBL 인베스터 대표는 임팩트 투자(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투자)의 선두 주자다. 그는 2006년 테슬라에 초기 투자해 막대한 이익을 낸 바 있다. 현재 비영리단체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의 이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포브스’가 뽑은 ‘2020년 가장 주목할 만한 영향력 있는 투자자 50인(2020 임팩트 50)’에 뽑히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수석이 있는 노스존은 비교적 초기 투자를 많이 하는 VC로 최근 저탄소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내년 한국 기업 투자도 고려 중이다.


 

어떤 탄소 상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나.

낸시 펀드 “탈탄소 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앞서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와 태양광 사업을 하는 ‘솔라시티’ ‘넥스트래커’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더 리얼리얼’, 식품의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어필 사이언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커피 로스팅 기업 ‘벨웨더 커피’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식량, 농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농업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인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에 초기 투자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데이터, 머신러닝 등을 기반으로 개인과 공공의 농작물 수확량, 날씨 변화, 재배 방법 같은 데이터를 분석한다.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농부들에게 맞춤형 비료, 농약 사용 방법 등을 알려준다. 지속 가능한 방식의 농사로 탄소를 절감할 수 있게 돕는다. 임팩트 투자의 선두 주자로서 많은 투자자가 임팩트 투자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 기쁨을 느낀다. 임팩트 투자 규모는 2019년 기준 7150억달러(약 775조원)로, 전년도(약 5020억달러) 대비 2000억달러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임팩트 투자 규모는 10배가량 늘었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 “‘티어모빌리티’와 ‘인포그리드’에 투자하고 있다. 티어모빌리티는 전동 킥보드 스타트업으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억5000만달러(약 2712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인포그리드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빌딩 관리 스타트업이다. 설비, 온도, 에너지 소비량 등을 모니터링해 탄소 줄이는 것을 돕는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Christopher Steinau) 노스존 수석 EBS 비즈니스 스쿨,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 언커버 공동창업 / 사진 노스존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Christopher Steinau)
노스존 수석 EBS 비즈니스 스쿨,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 언커버 공동창업 / 사진 노스존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낸시 펀드 “DBL 인베스터가 탄소 상쇄 기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이산화탄소가 기후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이다. 우리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탄소는 스타트업과 혁신가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VC는 기후 변화를 직시하고,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삼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테슬라에 투자했던 2006년 당시 테슬라는 수익이 나지 않고, 전망도 불투명한 기업이었지만 현재는 자동차 기업 중 시가 총액 1위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 “이익과 선한 영향력 덕분이다. 우리는 투자자로서 기업의 성공을 도와야 한다. 또 기후 변화에 맞서 행동하는 기업에 투자하며 사회 변화에 동참하고자 한다.”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낸시 펀드 “투자하기 전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 먼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중요하고 의미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본다.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비즈니스 모델, 인사이트가 있는지를 파악해 그들이 내세운 비전을 이룰 수 있는지도 따져본다. 더 나아가 시장 규모를 파악하고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 “우리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인지를 확실히 알아보고 투자한다. 현재 탄소 상쇄 기업은 기후 변화 정책, 사회적 트렌드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소비자는 앞으로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을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저탄소 기업의 상품,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 투자자들도 이익을 볼 것이다.”


탄소 시장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낸시 펀드 “탄소 비즈니스는 유의미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국 등의 탄소배출권 시장은 활발하며, 중국 정부가 베이징, 상하이 등 8개 성에 시범운영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면 탄소 감축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발적 탄소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S&P 500 기업 4개 중 하나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에 나서고 있다. 탄소 흡수·검증·저장 기술에 대한 투자가 늘고, 탄소를 상쇄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다. 탄소 네거티브 기술에 대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 “전망은 아주 좋다. 기후 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다. 모든 기업은 탄소 감축,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소비자의 삶과 생활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탄소 상쇄 분야에 무지한 기업에 조언하면.

낸시 펀드 “지금이 탄소 상쇄에 대해 공부할 절호의 기회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직간접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을 추적하고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규제와 어려움에 맞닥뜨릴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영국은행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은 ‘재무제표에 기후 변화 관련 리스크를 담아야 할 것’이라는 신호를 기업에 보내고 있다. 소비자들 또한 그들이 구매하는 제품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향후에는 유통기한처럼 제품에 탄소배출량을 알리는 라벨이 붙고, 환경에 피해를 주는 기업은 조사받을 수도 있다. 기업은 화석 연료로 만든 전기, 불필요한 운송 등으로 배출하고 있는 탄소를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나우 “기업은 변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더는 탄소 감축, 기후 변화 문제에 둔감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 기업은 결국 실패할 것이다.”

안소영 기자, 유혜정 인턴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