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기 서울대 경영정보전공(MIS) 석사, 전 액센츄어 컨설팅펌 컨설턴트
이복기
서울대 경영정보전공(MIS) 석사, 전 액센츄어 컨설팅펌 컨설턴트

“로켓에 빈자리가 생겼을 때는 어떤 자리냐고 묻지 말고 일단 올라타라.”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가 셰릴 샌드버그를 구글 사업유닛 총괄관리자로 제안하면서 한 조언이다. ‘유망한 산업,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라면 일생일대의 기회이니 앞뒤 가리지 말고 우선 가라’라고 말한 것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대기권을 뚫는 로켓답게 한계를 모르고 인력을 계속 모집하고 있다.

금융 플랫폼 스타트업인 뱅크샐러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90여 개 직군에서 200명을 채용했으며 배달의민족 등 여러 주요 스타트업도 인력 확보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기업이 대다수인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여전히 많은 이에게 막막하게 느껴진다.

이복기 원티드 대표는 10월 8일 ‘이코노미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업계는 성장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갈등을 중재하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통 산업의 ‘선배’ 인재인 문과 출신 관리직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원티드는 헤드헌팅과 온라인 구인·구직 시스템을 합친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기업이 원티드에 구인·구직 글을 올리면 이용자들이 적합한 지인을 추천하며, 매칭에 성공하면 추천자와 합격자 모두 보상금을 받는다. 현재 구직 중인 회원만 200만 명, 기업 회원 수도 1만여 곳에 달한다. 원티드에 따르면 5월과 비교해 10월 원티드를 통한 채용 건수는 약 50% 증가했으며, 이 중 70%가 스타트업을 포함한 IT 기업이다.


문과 출신 사무직이 갈 수 있는 직무는.
“IT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개발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는 ‘하드 스킬(정량화하기 쉬운 전문 지식)’에 속하지만, ‘소프트 스킬(정량화하기 어려운 정서적인 능력)’ 역시 요구되는 직무도 있다. 바로 디지털 마케팅, 사업 개발, 제품 기획 등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직군들이다. 특히 작은 조직에서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업무 현장 내 협업이 활발해 서로 이질적인 팀, 직무 사이의 대화를 연결해주고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기획자 등 조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중재해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비개발자 출신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어떤 경력을 중시하나.
“하나의 프로젝트를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본 경험을 높게 평가한다. 직원 개개인이 마치 ‘미니 CEO’처럼 행동해야 하는 만큼 신사업을 진행해봤거나, 경영자 마인드를 갖춘 사람을 좋아한다.”

면접을 본다면 어떤 장점을 어필해야 하나.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조직이 급격하게 비대해진 경우가 많다 보니 새로운 문제가 계속 생기기 때문에 면접 자체도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순발력을 본다. 기존 조직에서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으며, 스타트업에서는 어떻게 적응할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

IT 이해도가 떨어지는 10년 이상 경력의 시니어급도 이직 가능한가.
“커지면 체계를 잡아야 하고 여기서 큰 규모의 안정적인 조직을 겪어본 시니어급 중간 관리자에 대한 수요가 생긴다. 즉, 기존 기업의 조직 관리 노하우를 알려줄 어드바이저도 필요하다. 영화 ‘인턴’에서 30세 CEO인 앤 해서웨이에게 삶의 지혜를 기반으로 조언하는 70세 인턴 로버트 드 니로처럼 말이다. 또 스타트업 업계에 유입되는 자금이 커지고 있으므로 큰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젊고 급변하는 조직인 만큼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소연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