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친 미증유(未曾有)의 거대한 파급력은 국내에서도 전 산업계를 덮쳤다. ‘이코노미조선’은 정보기술(IT), 유통, 금융 기업의 방역 담당자 및 실무진과의 인터뷰를 지상 대담으로 엮어 방역 현황과 위기 극복 비결을 들었다. 박대준 쿠팡 신사업 부문 대표이사(이하 박대준), 김병호 한화생명 리스크관리 팀장(상무, 이하 김병호), 진보건 SK텔레콤 ER그룹장(이하 진보건), 배진우 우리은행 전략기획부 차장(코로나19 위기대응 태스크포스팀, 이하 배진우)이 참여했다. 이들이 속한 기업은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방역 현황과 성과는.

박대준 “쿠팡은 방역 당국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고 자체 방역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7월 사업장 내 초고강도 거리 두기를 실시하면서 현장 근무자 간 거리 두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작업자의 PDA에 장착된 거리 두기 앱은 다른 작업자가 1m 이내 공간에 머무르면 알람이 울리고 해당 접촉자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이런 노하우를 물류 산업 업계 및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 방역 지침을 반영한 자체 방역 지침을 마련해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열 감지 카메라 설치, 유증상자 출근 금지, 거리 두기 안내도 시행했다. 6월 안전감시단 2400명을 채용해 느슨해질 수 있는 현장의 방역 지침을 생활화하는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7월 방역 당국으로부터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진보건 “SK텔레콤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한 2월 말 구성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전 구성원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악재를 오히려 일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기반으로 삼아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워크 애니 웨어(Work Anywhere)’라는 이름의 새로운 방식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김병호 “한화생명은 대구 사업장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가장 많은 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임직원이 없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수도권 경증환자의 격리 치료를 위한 수요를 예측해 정부와 지자체 요청에 앞서 경기 용인시 라이프파크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해 국가적 위기 상황 극복에도 힘을 보탰다.”

배진우 “우리은행은 모든 영업점 창구마다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했다. 전 직원의 방역 지침 준수 협조 덕에 일부 본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본점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방역 담당 임원을 따로 지정했나.

박대준 “그렇다. 안전 관리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상무를 최근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등 배송 인프라의 안전 관리를 맡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국내 1호 재난 안전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다. 박대식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도 안전보건감사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그는 1988년 산업안전보건공단에 입사한 후 전국 사업 현장에서 위험 예방 업무를 30년간 담당한 안전 보건 분야 전문가다.”

진보건 “사태 발생 초기 ‘SHE(Safety, Health, Environment·안전, 건강, 환경)’ 중심의 대응 방침을 수립했으며, 이를 책임지는 임원도 지정했다. 아울러 감염 관리 책임자로 기업문화담당 임원을 선임하고 주요 사업부장과 경영층이 참여하는 임원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배진우 “부행장급 경영기획그룹장이 코로나19 위기 대응 태스크포스팀장을 맡아 관련된 사안을 총괄하고 있다.”


성공적인 방역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진보건 “고위직의 한발 빠른 의사 결정이 중요하다.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상황에 적합한 근무 지원 툴을 제공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은 비대면 업무 지원을 위한 T그룹 통화 및 MeetUs(그룹 영상통화 서비스) 등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초기 100명의 임원이 참여하는 T그룹 통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재택근무를 결정한 비결이기도 하다.”

김병호 “사업 연속성 계획 등을 사전에 준비하는 등 초기 대응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내 대응 및 상황 전파, 다양한 근무 체계 도입 등 회사의 각종 대응 방안에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대준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방역 대책을 세운다고 해도 직원의 일탈이 있을 수 있는데.

배진우 “개인적인 활동과 모임을 강제로 금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임·행사 금지 권유 공문 안내, 담당 임원의 방역 준수 당부 이메일 전파 등을 통해 직원들의 자체 방역 조치를 독려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감염이 조직에 대한 피해 이전에 개인 건강에 더 큰 피해임을 주지시켜 방역 대책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진보건 “회사의 대응 가이드에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일탈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감염자와 접촉 구성원, 유증상자에 대한 관리 기준은 물론 상황에 따른 구성원 행동 요령을 이미 정해두고 있으며, 사옥 내 확진자 발생 시 자체 프로세스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김병호 “영업 조직별 예상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뒀다. 재택근무, 거점 근무지 선정 등을 통해 추가 확산을 방지하고 주요 업무에 대한 연속성 계획을 마련, 대비책을 수립했다.”


방역 강화를 위한 계획은.

박대준 “학계와 공동으로 방역 강화 시스템을 만드는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최근 고려대 보건대학원과 ‘방역 강화 시스템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고려대 보건대학원은 방역 시스템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회를 만들고 보건∙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자문단을 중심으로 전국의 물류센터, 배송캠프 등에 현장 점검을 시행하고 주기적으로 컨설팅할 방침이다.”

진보건 “정부의 방역 대응 단계와 연계된 회사의 가이드를 구성원들과 공유해 외부 상황에 따른 구성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완할 예정이다. 미증유의 상황인 만큼 유연한 가이드라인 도입도 중요하다.”

배진우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다시 격상될 것에 대비해 분산 근무 비율을 확대 운영하는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또한 영업점에 방문하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방역수칙 준수를 강화하는 등 고객과 직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김병호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확대는 물론, 최근 주목받는 거점 근무지 운영을 통해 선제적인 예방을 실시해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방침이다. 근무지별 자체 방역을 체계화하고 방문자 관리도 엄격히 할 방침이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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