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3월 초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임시운행허가를 신청한 차량의 임시운행 번호판을 받는 즉시 도로 테스트를 시작할 방침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특정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국형 ‘웨이모 원(Waymo One)’을 내놓겠다는 포석이다. 웨이모 원은 자율주행 기술 선도 업체인 웨이모가 2018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차 호출, 즉 로보택시(Robo Taxi) 유상 서비스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웨이모 원처럼 돈을 받고 승객이나 물건을 운송하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는 허용되지 않았다. 임시운행허가제도를 통해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로를 다닐 수 있었지만, 기술 테스트 목적에 한정됐다. 하지만 올해 5월 1일부터 하위법령 시행으로 유상운송 시범운행지구가 지정되고, 로보택시 유상 서비스의 길이 열린다.

국토교통부는 유상운송 모델을 제시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조건을 충족한 곳을 올해 안에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시범운행지구에서 택시나 물류 차량 같은 유료 서비스 모델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기업은 고객 반응도 확인하고,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실험할 수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처럼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기회를 찾던 업계와 지자체의 반응은 뜨겁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올해 2월 업계 관계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위법령 설명회를 열었는데 80석 규모의 공간에 약 160여 명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여객·화물 유상운송과 시범운행지구 제도에 특히 관심이 많았는데, 일부 지자체와 업체는 이미 사업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7월 1일부터는 안전 기준 시행에 따라 레벨3(조건부 자동화) 수준의 ‘자동차로유지’ 기능을 탑재한 자율주행차의 판매 및 출시가 가능해진다.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자율주행 시스템이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는 차량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는 차로유지 기능을 작동시키더라도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경고 알림이 울리게 돼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 도로의 요건 탓에 자동차전용도로나 고속도로를 제외한 도심에서 자동차로유지 기능을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발전 가로막는 ‘포지티브 규제’

정부가 일부 자율주행 기능만 풀어주는 식의 포지티브(positive) 규제를 하는 탓에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지티브 규제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의 규제다. 미국처럼 정부가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식의 느슨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올해 2월 발간한 ‘자율주행이 만드는 새로운 변화’ 보고서에서 “한국은 글로벌 자율주행 선도 국가와 비교했을 때 산업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라고 봤다. 또 “한국은 자율주행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국은 명문적으로 자율주행을 금지하던 기존 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미국은 명문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가이드라인 도입 등 점차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 개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자주 안전 기준을 업데이트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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