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가톨릭의대 졸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국수면학회 이사, 국제수면전문가
이지현
가톨릭의대 졸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국수면학회 이사, 국제수면전문가

잠시 잠이 든 것 같았는데 새벽에 깨어 잠이 안 오시나요? 혹시 잠을 못 자는 날들이 하루 이틀 쌓여 이제 수면제 없이 잔 기억이 나지 않으신지요? 아마 최근 잠을 잘 못 자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보며 걱정이 더 많아지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수면제를 먹으면서도 또 약 부작용이 걱정되실 겁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겨우 잠이 들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처럼 괴로운 꿈을 꾸고 마음이 슬퍼지기도 합니다.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으실 겁니다. 대부분의 수면장애 환자분들이 잠을 못 자는 것을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여행이나 휴가로 인해 잠자리 환경이 바뀐 탓으로 돌리며 시간이 지나 나아지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수면장애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말씀드립니다. 수면장애는 분명한 병입니다. 병원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특히 잠이 드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잠이 든 이후에도 중간에 자주 깨거나, 한 번 깨면 다시 자기 어렵고, 낮에 피곤하거나 졸리고 집중이 어려운 상태가 일주일에 3번 이상,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불면증이 3개월 이상 오래 지속되지 않았더라도 잠자리에 들 때 마음과 몸이 긴장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식은땀이 나는 현상이 발생하면 여러분은 과도한 각성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미루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야합니다.

병원에 오시면 저희 의사들은 많은 것을 묻습니다. 수면패턴은 물론이고 잠을 방해하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은 없는지, 침실환경은 어떤지, 침대를 사용하는지 아니면 바닥에서 자는지, 밤에 누구하고 잠을 같이 자는지 등이 저희 질문의 단골메뉴입니다. 또 해가 진 뒤 저녁부터 잠들기 전까지 뭘 하는지, 아침에 잠에서 깬 뒤에 잠자리를 벗어나 생활하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주말에는 늦잠을 자는지 등에 대해서도 시시콜콜 묻습니다. 이렇게 귀찮을 정도로 자세히 여러분의 수면 방식을 묻는 것은 저희가 여러분의 수면 방식을 정확하게 알아야 적절한 도움을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 입원해 하루동안 잠을 자면서 시행하는 수면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검사입니다. 1년 전부터 제한적이지만,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에서도 숙면의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것이지요. 이 검사는 잠을 자는 동안 뇌파 등을 측정해 수면단계와 심장, 호흡, 뇌의 활동을 기록합니다.

이 검사를 통해 알게 된 수면의 질이나 양에 관한 진단은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이 내용과 평소 습관을 종합해 문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만약 만성 불면증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바로 수면제를 먹어야 할까요? 수면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미리 걱정하지는 마세요. 많은 병원에서는 약물보다 습관과 생각을 바꾸는 훈련을 먼저 제공합니다. 생활패턴을 고려해서 개인에게 맞는 자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지정해주고, 낮 동안의 활동과 퇴근 후부터 자기 전까지의 준비과정을 연습하도록 합니다.

잠은 단순히 4시간 자면 안 되고 8시간 자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잠든 뒤의 첫 5시간, 아무리 못해도 3시간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푹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간에 가장 깊은 잠인 3단계 수면이 제일 많이 이뤄지고 몸의 피로가 가장 많이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잠. 불면증이 생기면 혼자서 끙끙 앓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알람과 시계에만 의지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주변에 수면장애가 의심되는 분이 계시나요?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해보세요. 친구의 달라진 표정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지현 드림수면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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