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성균관대 무역학과, 문화일보 정치부 부장·워싱턴특파원, 제 17·19·20대 국회의원(서울 동대문구을·더불어민주당) / 10월 2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금융이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하며, 규제 방식도 이것만 하지 말고 다 하라는 ‘네거티브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흥구
민병두
성균관대 무역학과, 문화일보 정치부 부장·워싱턴특파원, 제 17·19·20대 국회의원(서울 동대문구을·더불어민주당) / 10월 2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금융이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하며, 규제 방식도 이것만 하지 말고 다 하라는 ‘네거티브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흥구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정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금융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지난해 P2P(개인간) 대출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법안을 최초 발의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혁신금융 기업에 한시적으로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발의했다. 최근에는 미래 국가 비전으로 ‘ABC(인공지능·블록체인·콘텐츠) 코리아’를 얘기하고 있다.

정계에서 보는 금융 혁신과 금융권의 변화 노력 등을 듣기 위해 10월 2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민 위원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을 변화시키는 이른바 ‘메기 효과’를 냈지만 그 수준은 미미했다”면서 “금융권과 새로운 혁신 업체들이 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 것을 자본시장으로 돌려 정상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각종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15년 전쯤 빌 게이츠는 ‘사람들은 끊임 없이 연락할 수 있고 어디에 있든 전자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단말기를 지니고 다닐 것’이라고 예언했다. 커다란 PC로도 처리가 힘들었던 일을 손 안의 기기로 해결하다니, 그야말로 공상과학에 가까운 말이었다. 하지만 예언은 스마트폰으로 실현됐다. 이 덕에 손바닥 안에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한국 금융은 어떠한가. 은행은 예대마진과 수수료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핀테크를 통해 이런 기존 금융권에 이른바 ‘메기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정말 ‘메기 효과’를 냈나.
“인터넷 전문은행을 떠올려보라. 카카오뱅크는 24시간 비대면 대출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해외 송금 수수료도 낮췄다. 700만명이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열었다. 기존 은행들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게 바로 메기 효과다. 그런데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권과 핀테크 서비스가 좀 더 강력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되,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소비자 보호책을 함께 마련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 혁신과 금융소비자(투자자) 보호는 함께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혁신금융 사업자로 지정될 경우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는 법안(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낸 것인가.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혁신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이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도록 일종의 모래를 깔아주는 제도다. 네거티브 규제(법률이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것) 방식, 즉 ‘돈두잇(Don’t do it, 이것만 하지 말라)’하라는 것이다. 기존의 ‘두잇(Do it, 이것만 하라)’식의 규제 방식에 비해 혁신을 만들어내기에 좋은 환경이다.”

금융산업이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려면 장기적으로 어떤 과제가 있나.
“부동산 금융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가야 한다.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전체의 80% 이상이 부동산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부동산 비율이 평균 50~60% 정도다. 또 한국 사람들은 부동산 외에 자본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이 거의 없다고들 한다. 미국은 전체 가구 수의 8.2%(1010만가구)가 전문 개인 투자자인 데 반해, 한국은 2000가구가 채 안 된다. 전체 가구 수의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다. 기업도 부동산 담보로 융자받지 말고, 지분 투자를 받아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ABC 코리아’에 대해 설명해달라.
“모든 나라가 고유의 미래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는 사회)에 가장 먼저 접어든 만큼 이동권, 건강권, 로봇 산업을 중시하는 ‘소사이어티 5.0’을 말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제조업 패권을 차지하겠다며 ‘중국제조 2025’를, 신산업에서는 미국의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일컫는 ‘팡(FAANG)’에 대항하겠다며 ‘바트(BAT,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키우겠다고 한다. 한국도 어떤 미래 비전을 갖고 있는지 말해야 한다. ABC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콘텐츠를 뜻한다. 미래는 사물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회가 된다고 한다. 그 핵심은 AI가 될 것이다. 다음은 B, 즉 블록체인이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은 기록을 바꿀 수 없도록 콘텐츠를 저장하는 기술, 실시간으로 자금 흐름이나 제품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때문에 각종 계약, 물류 등에 활용할 여지가 많다. 또 이런 특징 때문에 투명하게 기부금을 관리하고, 이 기부금이 어디에 얼마가 투입됐는지 추적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 C는 콘텐츠다.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주당 120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밤에는 동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불침번을 서고, 낮에는 사냥을 하는 식이었다. 현재 유럽은 주당 35시간, 한국은 40시간을 일한다. 미래에는 일하는 시간이 20시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길 것이다. 한국이 유일하게 중국보다 앞서가는 게 콘텐츠라고 하는데, 최근 동향을 보면 중국의 영화 제작 편수가 미국 할리우드를 넘어섰고, 글로벌 주요 게임사들의 최대주주도 중국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이들은 한국 PD들을 데려다가 드라마 제작 시스템까지 배우고 있다. 한류의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우리의 강점인 콘텐츠를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금융혁신 이외에 관심을 두는 것이 있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이 곧 치러진다. 국가가 변별력을 높인다며 문제를 일부러 어렵게 만들어 놓고 수학 사교육비에만 5조~6조원씩 쓰게 하고 있다. 창의성을 갉아먹는 교육 시스템에서 자란 젊은이들에게 창업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나. 또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23%로 세계 2위라고 하는데, 이런 역량이 산업과 기업의 혁신역량으로 연결이 잘 안 되고 있다. 교육도, R&D도 송두리째 바꿔야 국가의 틀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장우정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