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피오르. 하늘에는 오로라가 있다.
노르웨이의 피오르. 하늘에는 오로라가 있다.
낸시 최 씨제이스월드 대표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2007년 한국국제 PR협회(IPRA) 회장, 2003년 이화 A&P(PR과 광고) 초대 회장, 2010년 오스트리아 국가 공로 훈장 은장 수상
낸시 최 씨제이스월드 대표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2007년 한국국제 PR협회(IPRA) 회장, 2003년 이화 A&P(PR과 광고) 초대 회장, 2010년 오스트리아 국가 공로 훈장 은장 수상 / 사진 채승우 객원 기자

탐험가 로알 아문센이 북극 탐험 때 탔던 범선 ‘마우드호’가 출항 100년 만에 노르웨이로 돌아온 것은 누군가에겐 흘러가는 뉴스일 테지만, 낸시 최 씨제이스월드 대표는 이를 절호의 홍보 기회라고 보고 있다. 관광 마케팅․PR의 ‘대가’로 손꼽히는 최 대표는 지난 1997년부터 21년간 노르웨이관광청 한국사무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업무는 해외의 관광지를 한국에 소개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이다. 그는 40여년 동안 관광 홍보 업무를 하면서 비행기를 탄 횟수만 왕복 500차례가 넘는다.

그리스, 필리핀 보라카이, 미국 올랜도, 스위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등 굵직한 나라와 도시들을 한국에 알렸다. 현재는 노르웨이와 더불어 독일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담당하고 있다. 외국을 한국에 알리는 것과 더불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3년부터 4년간 뛰었고, 2011년 평창의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9월 1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내 사무실에서 만난 최 대표는 “한 나라나 도시를 알리기 위해서는 그곳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갈을 홍보하던 1997년엔 리스본의 대중음악 ‘파두(Fado)’를 KBS의 ‘열린음악회’에 선보였고, 2017년엔 마틴 루서 킹의 종교 개혁 500주년을 맞아 여행사에 종교 관련 독일 여행 상품을 제안했다. 각 나라의 문화를 활용해 홍보하고 한국 사람들이 그 궤적을 따라가보고 싶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들 국가는 음악과 예술, 문화를 곁들인 독특한 캠페인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며 “한국도 이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관광 산업에 활용하나.
“가장 최근 홍보 기회가 있었던 노르웨이를 예로 들어보겠다. 지난달 아문센이 북극 탐험에 사용했던 배 ‘마우드호(292t급)’가 노르웨이로 돌아왔다. 아문센이 1872년 첫 여정을 시작한 곳이자 노르웨이의 최북단 도시인 ‘트롬쇠’ 홍보에 이를 활용했다. 아문센의 탐험선이 돌아온 이곳에서는 오로라를 볼 수 있고, 전통 민족인 사미족의 ‘개썰매 체험’ 등 각종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노출했다. 예전 사례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996년 열린음악회의 첫 해외 공연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치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모차르트의 나라에서 우리나라 음악을 선보이는 기회였다. 1800명 정도의 관객이 모였다. 여행사를 통한 오스트리아 일주 중 빈에서 개최되는 열린음악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입장권을 무료로 주는 연계 상품을 냈다. 당시 바리톤 김동규, 가수 신효범 등이 출연했고 이탈리아 현지 가수도 참여하면서 화제가 됐다.”

최 대표는 이때 열린음악회를 빈에 초청한 공로로 시(市)로부터 요한 슈트라우스 황금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엔 오스트리아 관광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스트리아 관광청 공로메달을 받았다. 2010년에는 오스트리아의 국가 인지도를 드높인 공로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국가 공로훈장 은장을 받았다. 1990년부터 20년간 오스트리아의 관광 콘텐츠를 한국에 알렸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노르웨이나 덴마크 둘 다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다. 사실 한국인이 두 나라를 구분해서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어떻게 차별화했나.
“덴마크는 장난감 ‘레고’로 이미 비교적 잘 알려진 나라였다. 반면 노르웨이는 한국인에게 너무 생소했다. 우리가 노르웨이를 알리기 위해 활용한 것은 빼어난 자연경관이었다. ‘Powered by nature(자연으로부터 힘을 얻은)’라는 마케팅 캠페인으로 노르웨이를 부각했다. 노르웨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빙하가 침식돼 형성된 좁은 골짜기인 피오르와 오로라 등 자연 경관을 알리기 위한 구호였다. 이러한 홍보 활동을 지속했고, 노르웨이를 찾는 관광객이 점차 늘면서 대한항공이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천~오슬로 직항 전세기를 취항했다. 이후 5년째 대한항공은 매년 여름 휴가철 2개월 동안 오슬로 직항편을 일주일에 한 번씩 운항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이 여름 성수기에 오슬로 직항을 일주일에 두 번 운항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예전보다 노르웨이로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기준 노르웨이를 찾은 한국인 수는 전년 대비 37%, 독일은 12.3%씩 증가했다.”

그럼 독일은 어떻게 홍보하고 있나.
“종교 개혁 500주년 홍보를 작년까지 실시했다. 올해는 5월 말에 ‘독일의 미식-쿠킹 쇼(cooking show·요리를 선보이는 것)’를 개최해 독일 요리를 알렸다. 일반적으로 독일의 요리를 생각하면 맥주와 소시지에 그칠 것이다. 그 외 다양한 요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독일 출신 마르코 울리치 그랜드하얏트호텔 총주방장이 나와서 슈페츨레, 독일식 슈니첼 등의 요리를 선보였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로 국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에 대한 한국 홍보는 어떤 면을 보완해야 좋을까.
“해외에서는 아직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모른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한국이 K-팝(Pop) 등으로 알려졌다고 흥분하고 있는데, 기대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인지도는 낮다. K-팝은 주로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할 만한 콘텐츠다. 더 높은 연령대도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정 주제를 정해서 체계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데 K-팝, K-푸드(food) 등으로는 사실 부족하다.”

관광객의 연령대를 어떻게 확장하나.
“자연을 강조했던 노르웨이를 예로 들어보겠다. 이 나라는 아무래도 조용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보니, 40~60대가 많이 찾는 여행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커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 중 하나가 오슬로’라는 사실을 강조해 젊은층으로 서서히 홍보 목표 연령대를 넓혔다. 페이스북을 통해 오로라 사진을 올리고 트롬쇠의 각종 체험 활동을 알리는 온라인 마케팅도 병행했다.”

한 국가를 홍보할 때 지키고 있는 원칙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말고 다른 특색을 찾아내야 한다. 남들이 다하는 걸로는 성공할 수 없다. 독일 같은 경우 기계 공학, 맥주, 소시지 등과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그 나라에 자주 가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야 한다.”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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