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나가 유타카 오므론 부사장
미야나가 유타카 오므론 부사장

미야나가 유타카(宮永裕) 오므론 부사장 겸 ‘오므론 인더스트리얼 오토메이션 비즈니스 컴퍼니’ 사장은 오므론의 제어기기 부문을 이끌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로 앞으로 일자리가 감소해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미야나가 부사장은 “제조업에서 사람들이 일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공장 자동화가 필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한 제어기술로 장인의 손길을 재현하고 근로자의 업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 20일 오후 교토역 인근의 오므론 본사에서 미야나가 부사장을 만났다.


일본은 정부 주도하에 ‘소사이어티 5.0’을 추진하고 있다.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기술을 모든 산업과 생활에 도입한 초연결 스마트 사회의 청사진이다. 소사이어티 5.0의 전망은.
“최근 2년간 IoT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오므론은 2년마다 열리는 ‘시스템컨트롤페어’라는 일본의 공장 자동화 로봇 전시회에 참가한다. 2015년에도 이 행사에 참가했지만 IoT에 대한 관심을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 고객사들은 단어 자체는 알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같은 해 독일의 박람회에서도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모르는 상태였다. 지난해 전시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참가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IoT를 공장에 도입한다. 지난 2년간 IoT에 대한 기대는 큰 폭으로 커졌다. 오므론의 공장 자동화(FA) 사업 매출도 크게 늘었다.”

오므론이 세계 최초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전철역 무인개찰기를 만들었다는 걸 알고 정말 깜짝 놀랐다. 기술 개발 철학이 있나.
“나는 이 회사에 33년 전 들어왔다. 그때 ATM과 무인개찰기를 오므론이 개발했다는 걸 알고 사실 나도 놀랐다. 오므론은 사회의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난 뒤 기술을 개발한다. 과거 일본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고 인구도 증가해 철도역이 아주 혼잡했다. 개찰구를 자동화하면 철도역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런 사회적인 과제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오므론 창업자(다테이시 가즈마·立石一真)는 생각했다. 또 필요할 때만 현금을 찾아 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 ATM을 개발했다. 미래를 예측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을 개발하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또 오므론은 연구실에서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현장에서 고객들과 함께 기술을 개발한다. 무인개찰기도 처음 만들 때 정말 고생이 많았다. 사람들은 순서대로 개찰기를 통과하지 않는다. 두 명이 겹쳐서 들어오기도 하고, 키가 큰 어른, 키가 작은 아이 모두 개찰구를 통과하고 어떤 사람은 부피는 크지만 높이는 낮은 짐을 들고 통과한다. 이런 모든 경우에 대응해 개찰구를 열고 닫는 게 자동화다. 오므론 직원들은 몇 달이고 철도역에 가서 사람의 흐름을 보면서 개찰기를 만들었다. ATM도 그렇다. 돈은 깨끗하지 않고 더럽혀져 있으며, 접혀 있기도 한다. 은행을 찾아다니면서 다양한 상태의 현찰을 갖고 기계를 시험했다. 제어기기사업에서도 이와 같은 접근법으로 상품 개발을 해 왔다. 최근엔 벤처기업, 대학 등과 함께 여러 곳의 기술을 조화시켜 새로운 기술을 만든다. 오므론이 인수한 로봇회사 ‘어뎁트 테크놀로지(Adept Technology)’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다. 사회적 수요(소셜 니즈)에 응답해 기술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것을 오므론은 ‘오토 이노베이션’이라고 부른다. 이 3가지가 오므론이 기술을 개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장인의 손길을 기계가 완전히 재현할 수 있을까.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장인의 일자리가 기계 때문에 사라졌을까? 아니다. 최근엔 장인 자체가 줄고 있다. 장인의 기술을 전승하기 위해서도 기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장인은 철의 울림을 듣고 미세한 차이를 파악해 품질을 알 수 있다. 어떤 식으로 판단하냐고 물어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장인만의 기술이다. 오므론은 소리와 온도를 센서로 측정해 장인의 기술을 재현할 수 있다. 장인 중에 노령층에 접어들어 일할 수 없는 사람이 많다. 지금 장인을 대체할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모노즈쿠리가 쇠퇴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 때문에 고용이 감소해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본은 공장에서 채용 공고를 내도 사람이 오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은 더욱 기피하고, 게다가 인구는 줄고 있다. 공장 자동화를 하는 편이 나은 게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공장에 10명의 작업자가 있는데 로봇이 투입돼 인력을 7명이나 5명으로 감축하는 게 아니다. 애초에 일할 사람이 7명이나 5명도 모이지 않는다. 그런데 일의 양은 10명분이 있어 로봇이 필요한 것이다. 고령화로 한국도 앞으로 인력이 감소할 것이다. 인력 감소도 문제지만, 노동자가 나이를 먹으면 몸이 둔해져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공장 자동화가 점점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중국을 봐도 그렇다. 중국엔 아직 공장에서 일할 청년이 많지만,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5년, 10년 전엔 오므론 중국 공장에서 일하다 관두는 청년에게 물으면 임금을 더 주는 다른 공장에 간다고 했다. 지금 물어보면 ‘공장에서 일하는 건 싫다. 옷 가게나 레스토랑에서 일할 거다’라고 말한다. 경제가 발전하면 선호하는 일자리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건 당연하다. 서비스업 등 3차 산업에 고용이 늘어나면 제조업체는 자동화해야 한다.”

오므론의 경영관은‘기업은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것인데.
“오므론 창업자는 ‘시닉(SINIC)’ 이론을 세웠다. 세상이 어떻게 발전하고 그것은 어떤 수요를 만들고 기술이 결합해 사회가 변화해 나가는지에 대한 이론이다. 중국의 경제는 크게 발전했지만, 짙은 미세먼지 때문에 중국에선 해를 보기 힘들다. 이런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하면서 정말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오므론의 목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선 과중한 노동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오므론의 공장 자동화 기술을 이용하면 노동자가 과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오므론이 생산한 제어기기는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린다. 이 경우 신흥국에서도 기계를 수입하기만 하면 숙련공 없이도 높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일본’이라는 국가 관점에서는 손해일 텐데.
“사실 그런 의견을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이 관계자가 ‘중국에서 오므론의 AI 기술을 이용하면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느냐’라고 하길래 ‘물론 강해지죠’라고 대답했다. ‘그런 건 일본에 곤란하지 않을까?’라고 해서 ‘네? 오므론은 일본 기업만이 고객이 아니니까 괜찮다’라고 말했다. 오므론은 일본의 제조업에만 공헌하는 게 아니라, 한국 등 세계의 제조업에 공헌하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 여러 제조업체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도록 만들고 싶다. 제조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경쟁력이 높아진다. 경쟁력이 높아져 더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게 된다면 전 세계 사람의 생활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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