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찬은 1200가지 반찬을 주문 당일 만들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하고 있다. 사진 배민찬
배민찬은 1200가지 반찬을 주문 당일 만들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하고 있다. 사진 배민찬

5세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김소영(33)씨는 올해 복직한 후 무조건 모바일로 장을 본다. 보통 열흘에 한 번씩 근처 대형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지만 직장에 나가다 보니 장 보러 갈 시간은 물론이고 에너지조차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유 있는 시간은 주말뿐인데 이때 막히는 길을 뚫고 마트에 가서 겨우 차를 대도 북새통 속에서 아이와 장을 보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모바일로 장을 보는 게 훨씬 수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씨는 7월 29일 일요일 밤 2개의 모바일 앱을 번갈아 쓰며 대구에서 유행 중이라는 꿀떡 2팩과 얼려뒀다 아이에게 아침으로 먹일 채소죽 2팩, 남편 점심 도시락용 세척 샐러드 4팩을 구입하고 매주 금요일에 생산해 보낸다는 전복 6마리를 예약했다.

하루를 직장과 가정에 쪼개 써야 하는 맞벌이 직장인들은 일상을 돕는 서비스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식품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전날 밤 주문한 품목을 다음 날 출근 전에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이 유통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선택권이 다양해졌다. 새벽 배송 분야 개척자로 꼽히는 스타트업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는 전날 밤 신선 식품을 주문하면 출근 전까지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유, 두부, 달걀 등 기본 식재료부터 당일 잡아 보낸다는 참가자미, 무항생제 한우 등심까지 상품 구색도 다양하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맞벌이 가구의 수요가 많은  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찬 배달 서비스도 맞벌이 가구의 수요를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찬’이 판매하는 반찬 가짓수는 1200종에 달한다. 멸치볶음 같은 간단한 밑반찬부터 김치찜, 잡채 등 요리까지, 주문 당일 만들어 다음 날 아침 7시 전까지 배송한다.

가사앱에 등록된 가사 도우미 중 후기와 가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사앱에 등록된 가사 도우미 중 후기와 가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사도우미와 사용자를 앱에서 연결해주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가사도우미 서비스도 성행 중이다. 오프라인 업체들이 도우미를 중계해 수수료를 떼어가던 사업 모델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겨가면서 더 편리해졌다. 가사도우미 앱 중 하나인 ‘대리주부’는 사용자가 서비스 예약 주문을 하면 가사도우미가 지원해 쌍방 계약을 하게 된다. 서울시 99m²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서비스 이용 신청을 했더니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1명의 가사도우미가 4시간 기준 9만1500원에 지원했다. 비싼 듯하여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렸더니 2명의 지원자가 6만7100~7만3200원 정도에 견적을 올렸다. 이 밖에도 홈마스터(4시간 4만8000~5만8000원), 당신의 집사(2시간 2만7000원, 30분마다 6000원씩 추가), 미소(4시간 4만5000원) 등이 있다.

방문교사 매칭 서비스도 있다. ‘자란다’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과 대학생 선생님을 연결하고 있다. 부모들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시간대와 선생님 성향(활동적인, 이끄는, 노련한, 유연한, 정이 많은 등) 등을 선택하면 2414명의 선생님 풀 중 적합한 대상을 찾아준다.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1만3000~1만9000원 정도다. 10년 넘게 대기업에 다니던 워킹맘에서 아이 보육에 대한 고민을 계기로 창업판에 뛰어든 장서정 대표는 “직장 여성이 육아와 일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 ‘보육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누적 방문 시간 2만6000시간, 방문 건수 1만4000건을 넘어섰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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