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서덜랜드(Susan Sutherland) 미 웰슬리대 경제학과, 일리노이대(어바나샴페인) 문헌정보학 석사, 맥킨지 부동산 부문 리서치 전문가
수잔 서덜랜드(Susan Sutherland) 미 웰슬리대 경제학과, 일리노이대(어바나샴페인) 문헌정보학 석사, 맥킨지 부동산 부문 리서치 전문가

최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스랑라살르(JLL)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 기회 포착하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4년간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 아·태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글로벌 공유 오피스 서비스 업체인 ‘위워크(WeWork)’가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수잔 서덜랜드 JLL 아·태 기업솔루션리서치 총괄이사와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서덜랜드 이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대기업들도 공유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공유 오피스 입주가 일부 부서의 실험적인 단계에 그치고 있는 것에 관해서는 “공유 서비스 업체와의 조율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며 “대기업은 공유 오피스를 통해 일하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태 시장에서 ‘위워크’ 같은 공유 오피스의 수요가 많은 이유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공유 오피스 동향을 보면, 아·태 지역이 연평균 35.7%의 성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연평균 25.7%, 유럽은 21.6% 성장했다. 위워크 같은 서비스 업체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아시아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 공유 오피스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대기업들이 공유 오피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아시아의 관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투입 인력이나 사업 전략을 빠르게 조정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수다. (단기로 계약하는) 공유 오피스 모델은 이런 점에서 유용하다.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공유 오피스 서비스 업체가 늘고 있는데 눈에 띄는 트렌드는.
“위워크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많은 후발 주자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시장은 대형 업체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올해 4월 위워크가 중국의 경쟁 업체인 ‘네이키드허브(Naked Hub)’를 인수했다. 앞으로도 아시아·태평양의 많은 지역에서 대형 서비스 업체로 통합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이런 대형 업체들은 단순히 공간을 임대해주는 수준을 넘어 입주사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건물주나 부동산 개발 업자가 공유 오피스 임대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떤 건물에 공유 오피스가 들어가면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건물 이미지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아·태 시장 중 특히 눈에 띄는 곳이 있는가. 한국은 어떠한가.
“JLL이 분석하는 아·태 16개 도시 가운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공유 오피스 시장이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은 벵갈루루(연평균 714%), 오클랜드(460%), 상하이(279%), 베이징(172%), 서울(196%), 델리(155%)였다. 벵갈루루와 상하이의 경우 정보기술(IT) 부문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오클랜드와 서울은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사 내지는 영업망을 두는 곳이다. 이런 곳들은 주로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들도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고 있다.
“아·태 지역에서 대기업이 직원 다수를 공유 오피스로 입주시키는 사례는 이제 막 나타나는 단계다. 한 예로 미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인 세일즈포스는 호주 멜버른에 있는 위워크의 한 층 전체를 임대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드니에 있는 위워크에 직원 140여 명을 입주시켰다. 공유 오피스가 주는 여러 이점이 부각되면서 대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프로젝트팀이 일하는 임시 공간으로 쓰기 위해’ ‘영업 담당 직원들이 고객과 접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위워크는 주요 도심에 자리하고 있다)’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고 있다.”

공유 오피스가 근본적으로 대기업의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대기업들은 공유 오피스에서 다른 입주사와 같이 일함으로써 일하는 공간에 대한 개념과 구성에 대해 완전히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이것이 공유 오피스가 대기업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일 것이다. 실제 대기업들은 최근 사옥의 여유 공간을 통합해 공간 사용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공간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진행하고, 직원·고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보고서는 대기업들이 공유 오피스에 적극적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실험해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이 실제 위워크 같은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기적으로 공간을 임대해야 하는 니즈가 있어서인 경우가 많다. 사옥 리모델링 기간에 직원들을 임시로 수용한다거나, 사업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지역에 이미 모든 사무실이 꽉 찼을 때, 해당 지역의 시장이 작아 인력을 적게 투입해도 될 때 등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대기업은 아직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것이 업무에 효과가 있는지, 혁신을 끌어올리고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는 등의 경영 목표를 지원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이 때문에 일부 팀만 공유 오피스로 입주시켜 그 효과를 검증해보려는 것이다. 또 공유 오피스 공간에서의 기업 IT 솔루션 사용 문제, 보안 문제, 브랜드·기업 정체성 유지 문제도 작용한다.”

이런 장벽이 해결될 수 있을까.
“대기업과 공유 오피스 서비스 제공 업체 간 조율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유 오피스 업체들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듯이 대기업들의 임대 공간을 다른 개별 오피스와 다르게 적당히 폐쇄성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다른 입주사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 입주 대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공유 오피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실제 공유 오피스에서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을 장려하고, 본사의 IT 시스템을 공유 오피스에도 도입하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공유 오피스 열풍은 지속될 수 있을까.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 도입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즈니스 전략을 수시로 바꿔야 한다.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늘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 만큼 공유 오피스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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