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의 인테리어를 시공하고 있는 ‘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 천기누설’ 저자 김정태씨(오른쪽)와 김민건 현대종합인테리어 대표(왼쪽). 사진 C영상미디어 장은주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의 인테리어를 시공하고 있는 ‘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 천기누설’ 저자 김정태씨(오른쪽)와 김민건 현대종합인테리어 대표(왼쪽). 사진 C영상미디어 장은주

김소현(33)씨는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뉴타운 3구역에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다. 2년 전까지는 보증금 800만원에 월 30만원을 받고 세를 놨었는데, 집이 너무 낡아 이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 김씨는 “5년 안에 재개발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 집 전체를 손보는 것은 낭비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놀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1000만원 예산 안에서 내부를 수리해 다시 임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이태원 우사단로가 집 근처라는 점에 착안, 이들의 작업실이나 프리마켓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허름한 집을 깔끔하게 인테리어한 뒤 보다 높은 가격에 세를 놓아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 방법이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한국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거 환경에 대한 눈도 높아졌다. 돈을 더 주고라도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소비 경향에 따라 인테리어를 해놓은 집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전·월세, 또는 숙박 공유 등 임대용 부동산에서 인테리어 효과는 명확하다. ‘독일 병정의 월세 더 받는 똑똑한 부동산 인테리어’ 저자이자 인테리어 업체 미승합판의 김종민 대표는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매매가 6500만원짜리 빌라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 25만~30만원 정도의 세를 받을 수 있지만, 7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한 같은 가격, 같은 평형의 빌라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35만~4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며 “최소 월 5만원의 차액이 발생해 수익률이 17% 이상 상승한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의 리모델링 전과 후 모습. 사진 김정태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의 리모델링 전과 후 모습. 사진 김정태

전세 역시 마찬가지다. ‘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 천기누설’의 저자이자 2001년 적금 1000만원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 현재 40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김정태씨는 꼭 인테리어를 손본 뒤 전세를 놓는다고 했다. 김씨는 “전용면적 60㎡(18평)짜리 아파트 기준으로 창틀까지 바꾸는 데 1500만원 정도가 드는데, 이 경우 주변 시세보다 2000만원 올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해두면 관리 차원에서도 수월하다. 김정태씨는 “중장년층의 경우 집이 조금 노후해도 저렴한 집을 찾는데, 신혼부부 등 젊은 세입자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좋은 집을 찾는다”며 “젊은 세입자들은 집을 비교적 깨끗하게 사용하는 데다, 가지고 들어오는 가구나 가전이 비교적 새 제품이기 때문에 집 상태가 더욱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집 상태가 좋아야 2년 뒤 다른 세입자를 받을 때 쉽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욕실·싱크대 먼저 고쳐야

임대용 부동산의 인테리어는 점차 고급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세를 놓을 때 도배, 장판만 새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노후 주택이 점점 증가해 수리할 곳이 많아지는 데다 인테리어에 대한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대용 부동산에서는 이 모든 수요를 맞출 수 없다. 김종민 대표는 “임대용 주택 인테리어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률을 감안해 가격을 최우선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며 “인테리어 비용은 매매가의 20% 이하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래야 3년 안에 인테리어 비용을 회수하고, 그 이후부터 수익률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산이 한정돼 있는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적으로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 김정태씨는 “벽지와 장판 상태가 좋다는 전제하에,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할 곳은 욕실과 싱크대”라며 “방은 크기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 인테리어 효과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데, 욕실과 싱크대의 인테리어는 집의 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매매를 고려한다면 집 안의 기능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김종민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아무리 우수해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섀시·배관·난방·전기 등 기능적인 부분을 잘 수리해 둔다면 매도할 때 적절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시공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간단한 소품을 활용해 실내 공간을 재단장하는 서비스인 ‘홈스테이징(Home Staging)’이 그 주인공이다. 홈스테이징 전문가인 조석균 인테리어 비디 대표는 “집이 비어 있을 때와 달리 각종 가구와 짐이 들어가면 예뻐 보였던 집도 지저분해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대대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아도 홈스테이징을 통해 집의 인상을 180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홈스테이징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평균 1㎡당 1만원이다.

홈스테이징이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인테리어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이다. 미국 콜드웰뱅커 부동산 협회에 따르면 홈스테이징한 주택 평균 판매 가격은 해당 지역 평균 시세보다 6%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부동산 스테이징 협회 조사 결과 홈스테이징한 주택은 매물로 나왔을 때 일반 주택보다 팔리는 기간이 평균 21%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plus point

숙박 업계가 인테리어 사업 뛰어드는 이유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에이치에비뉴 호텔. 사진 야놀자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에이치에비뉴 호텔. 사진 야놀자

숙박시설에서도 인테리어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숙박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업체 ‘야놀자’의 좋은숙박연구소는 올해 1월 ‘디자인 바이 야놀자(Designed by yanolja)’ 인테리어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야놀자는 야놀자의 가맹 브랜드를 운영하는 점주에게만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가맹 브랜드가 아닌 본인만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들도 지속적으로 리모델링 서비스를 요청하자 아예 중소형 숙박 디자인 설계 분야에 진출한 것이다.

박우혁 야놀자 공간총괄 상무(CDO)는 “숙박 비즈니스가 단순한 숙소 개념에서 ‘공간을 시간단위로 공유하는 비즈니스’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야놀자만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활용해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연구·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숙박시설의 리모델링 효과는 객실당 일 매출로 알아볼 수 있다. 야놀자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숙박시설의 경우 과거 객실당 일 매출이 5만원에 불과했는데, 리모델링 후 오픈한 지 약 1개월 만에 7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월 기준으로는 150만원에서 230만원까지 8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박우혁 상무는 “리모델링은 단순히 고객당 단가만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라 객실 점유율까지 높여 객실당 일 매출액을 크게 높이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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