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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반려견의 사회화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하진(30)씨는 2세짜리 호구(진돗개의 한 종류로 호랑이처럼 얼룩덜룩한 털 무늬가 특징) ‘깜순이’를 일산에 위치한 애견훈련소에 맡겼다. 사고 없이 사람과 함께 지내려면 교육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달 훈련 비용은 60만원. 깜순이의 훈련은 1년째 계속되고 있다. 김씨와 그의 부모는 매 주말마다 일산으로 깜순이 면회를 간다. “갈 때마다 고구마, 바나나, 말린 닭고기 등 간식을 싸들고 가는데, 처음 훈련소에 들어갈 때에 비해 굉장히 많이 밝아졌다”며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긴 하지만 깜순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교육 산업은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 중에서도 가장 전도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아직 공식적인 시장 규모는 산출되지 않았지만, 이 분야 종사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20년 전부터 애견훈련사로 활동해온 변상우 포라우스 독일 애견훈련소장은 “1990년대보다 애견훈련소만 따지면 7~8배, 애견 카페·유치원 등 다른 교육기관까지 포함하면 20배 가까이 반려견 훈련기관이 늘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애견연맹 측은 “반려견 훈련 기관은 워낙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어 파악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교육 시장은 특히 ‘개’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반려견을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훈련시켜야 한다는 인식은 높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반려견 교육 수요가 증가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급증한 반려견 양육 가구와 마릿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의 만 20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가구는 약 593만가구로 추산된다. 전체 가구의 28.1%로 네 집 중 한 집꼴이다. 5년 전인 2012년 359만가구(전체 가구의 17.9%)에 비하면 65%나 늘어났다. 반려견 수는 지난해 기준 662만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했던 ‘상근이(그레이트 피레니즈 견종)’의 훈련사이자 원조 ‘개통령(개들의 대통령이라는 뜻의 합성어)’으로 불리는 이웅종 이삭애견훈련소 대표는 “집 안에서만 머무는 고양이와 달리, 개는 집 밖에서 낯선 타인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견 수가 적을 때는 괜찮았지만, 최근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다른 집 반려견, 또는 타인과 접촉 빈도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결국 개도 사회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선 반려견 교육 필수 과정

이웅종 대표가 말하는 ‘각종 사건 사고’의 대표적 사례는 개물림 사고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반려견에게 물렸다는 신고건수는 총 6012건으로 나타났다. 2011년까지만 해도 245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408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이에 반려동물 대책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맹견 범위를 넓히고, 체고(발부터 어깨 가장 높은 부분까지의 길이) 40cm 이상인 개를 관리대상견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입마개 착용 의무화로 풀 문제가 아니라,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반려인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웅종 대표는 “개물림 사고는 결국 교육 부재의 결과물”이라며 “최근 반려견을 사람처럼 여기며 과잉보호하고 훈육을 하지 않는 반려인들이 많다 보니, 반려견이 밖에 나가 타인 또는 다른 동물에게 공격적으로 구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우 소장은 “견종과 개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강아지 때부터 얼마나 교육을 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맹견이라도 강아지 때부터 사회성 교육을 받으면 예절바른 개로 성장할 수 있다. 반면 소형견이라도 올바른 훈육 없이 키우면 맹견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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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려동물 산업 선진국에서는 이미 반려견 교육을 필수 과정으로 생각한다. 영국에서는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을 제정해 맹견을 키울 때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인명사고를 낸 개의 주인에게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변상우 소장은 “해외 반려동물 산업 선진국들은 인명사고를 냈을 때 주인에게 굉장히 강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스스로 필요에 의해 교육기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여행을 다니다 보면 노천카페에서 개들이 주인과 함께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개들이 낯선 사람의 존재에 반응하지 않고 차분하게 있는 것은 교육의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머지않아 반려견 사회화 교육을 당연시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신동찬 한국애견협회 훈련사 회장 겸 한국애견대학 소장은 “반려견 교육 시장이 커질 것인지 전망하는 것은 사실상 불필요하다”며 “반려인은 물론 비반려인까지 무조건 (반려견 교육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상황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애견훈련사 5년간 3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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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종 이삭훈련소 대표가 셔틀랜드 쉽독 ‘로빈(8개월)’과 훈련하고 있다. C영상미디어 한준호

반려견 교육시장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여지가 많다. 훈련소에 입소해 받는 교육 비용은 견종과 체구 등에 따라 보통 월 40만~60만원 선이다. 교육기간은 사람을 공격하는 등 나쁜 습관이 없어 기본 예절교육만 필요할 경우 평균 3~4개월이다.

교육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나고 있다. 전국 30곳의 고등학교, 대학교, 전문대학 등에서 반려견 훈련사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애견연맹에서 애견훈련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2013년 161명에서 지난해 478명으로 5년간 196% 늘었다. 한국애견협회는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애견훈련사가 3700여명이라고 집계했다.

그러나 전문가 양성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아 교육 시장이 더욱 커졌을 때 경제적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정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자격증을 일원화해 관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교육 과정이 부실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웅종 대표는 “이전까지는 한국애견연맹과 한국애견협회 두 곳에서 애견훈련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해왔는데, 최근에 관련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많은 민간 단체에서 비슷한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며 “훈련사들은 이론보다는 현장 실습을 통해 개와 함께 교감하며 오랜 시간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최근 생긴 자격증들은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속성으로 1~2개월 만에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자격증만 있으면 관련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박보연 반려견교육기관 위드 대표는 “경력 없는 이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과대 광고로 반려인을 끌어모으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올바른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를 양성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는 반려견과 반려인의 피해로 돌아간다. 변상우 소장은 “제대로 교육받지 않고 경력도 짧은 이들이 훈련을 시키면, 나쁜 습관이 고쳐지지 않고 악화되거나 다른 종류의 문제가 새롭게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보연 대표는 “반려견과 반려인들의 피해는 반려견 교육 시장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킬 수 있고, 이는 결국 시장 성장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깜순이 가족 역시 피해자다. 김씨는 “깜순이를 데리고 오자마자 한 훈련소에 6개월 동안 맡겼었는데, 훈련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뒤 배변판 종이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가족들한테 으르렁대며 공격적 성향을 보였다”며 “이후 훈련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여러 훈련소를 알아봤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개는 ‘안락사뿐’이라며 거절하는 곳이 많았다. 결국 지금의 훈련소에서 깜순이를 받아줬지만, 이전의 잘못된 훈련법으로 형성된 나쁜 버릇을 고치느라 더 많은 훈련시간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개마다 성향이 다르다 보니 훈련법의 정석이 없다고 하지만, 모든 훈련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뼈대는 있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교육을 일원화해주면 더 체계화된 전문가들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변 소장은 “무분별하게 발급되고 있는 자격증에 대해 정부가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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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유치원 가봤더니 출석 체크, 사회활동, 예절, 놀이방…‘사람 유치원’ 보는 듯

박지영 인턴기자(연세대 국제학과 4년)

“원장님, 우리 애들 잘 부탁드립니다.”

중년의 부부가 차 앞에서 인사했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유치원 가방까지 챙겨주며 등원시키는 ‘아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두 마리의 킹 찰스 스패니얼이다. 애견 인구 1000만 시대. 더 이상 사람만 유치원을 다니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 강아지 유치원 ‘퍼피스쿨’에서 ‘강아지 원생’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살펴봤다.

오전 8시 30분쯤, 전지욱 퍼피스쿨 원장이 직접 반려견 픽업에 나섰다. 전 원장이 오늘 픽업해야 할 ‘원생’은 총 다섯 마리. 포메라니안 두 마리, 킹 찰스 스패니얼 두 마리, 스피츠 믹스 한 마리였다. 각 견종의 사이즈에 맞는 케이지(반려동물 이동용 상자)를 중형 SUV에 싣고 도곡동과 선릉을 달렸다.

강아지 원생의 집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보호자가 포메라니안 두 마리와 유치원 가방을 건네주었다. 반려견을 픽업하는 중에도 전 원장의 휴대전화는 바쁘게 울렸다. 유치원 선생님들이 다 같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는 퍼피스쿨에서 함께 운영 중인 애견호텔의 반려견들 상태에 대한 얘기가 실시간으로 오갔다. 애견호텔은 유치원과 별도로 운영되는데, 가장 비싼 방이 1박에 10만원 정도 한다.

10시. 유치원 수업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출석 체크를 하는 동안 교실 앞에 나란히 걸린 유치원 가방을 살펴봤다. 알림장과 깔끔하게 챙긴 사료와 간식이 들어 있었다. 알림장에는 반려견이 어떤 개와 친하게 지내는지, 간식은 잘 먹었는지 등에 대해 유치원 선생님들이 쓴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수업 내용은 배변 트레이닝, 사회 활동 시간, 기본 예절, 놀이방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있었다. 사회성을 길러주는 활동이 많았는데, 선생님이 반려견의 성격과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며 1 대 1 맞춤형 교육을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오늘 우리 구름이랑 잘 노는 친구들도 왔나요?” 늦게 등원한 비숑 프리제의 보호자가 교실이 훤히 보이는 창 너머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선생님은 반려견이 잘 노는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반려견이 어떻게 유치원에서 지내는지 상세하게 답했다. 스무 마리 가까이 되는 개들이 한 공간에 있으면 시끄럽고 위험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반려견들은 각자 좋아하는 장소에 앉아 있거나, 친한 친구들끼리 몰려다니며 조용히 놀이를 즐겼다. 선생님 두 명이 교실에서 개들을 살피며 성격과 컨디션을 체크했다. ‘친구’끼리 처음 만날 때는 개의 성격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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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려견이 수중 러닝머신을 이용 중이다. 수중 러닝머신은 통증과 환부의 부담을 줄여준다. 사진 퍼피스쿨 전지욱 원장

12시부터는 원생들의 낮잠 시간이다. 새소리·물소리 같은 자연음이 흘러나오는 작은 방에 개들이 들어오자 조명이 꺼졌다.

오후 2시쯤, 다리를 수술한 포메라니안 한 마리가 재활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아 수중 러닝머신을 이용했다. 수중 러닝머신은 통증을 최소화하고 환부의 부담을 줄인 상태로 운동할 수 있어 수술 전후나 비만인 반려견이 많이 찾는다. 치료를 마치고 나서도 한참 유치원을 들여다보던 보호자는 “다음번엔 유치원 등록도 생각해봐야겠다”고 했다.

하원 시간은 3시 30분. 3시부터 선생님들은 반려견의 발을 소독하고 빗질을 하는 등 하원 준비를 했다. 반려견 픽업 전문 업체를 통해 저녁에 하원한다는 한 마리를 제외하고, 네 마리의 반려견들이 아침에 등원할 때와 마찬가지로 케이지에 실린 채 집으로 향했다. 4시, 아파트에 도착하자 미리 마중 나와 있던 보호자가 반려견을 반갑게 맞이했다. 아이를 맞아 집에 들어가는 여느 학부모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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