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19’에서 연설하는 모습.
지난 6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19’에서 연설하는 모습.

“애저(Azure·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는 전 세계 컴퓨터와 연결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에 진출했고, 세계 54곳에 클라우드 거점을 두고 있죠.”

지난 6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19’에서 클라우드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유망 산업으로 꼽히면서 클라우드 설비인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에도 속도가 붙었다. 최근 MS가 공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하면서 아마존(20곳)보다 클라우드 거점이 34곳 더 많아졌다. 아마존은 2006년 클라우드 서비스를 가장 먼저 상업화한 업계 선두주자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아마존이 시장 점유율 1위(34%)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MS(15%), 구글(7%), IBM(7%)이 쫓고 있다.

5세대이동통신(5G) 도입으로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G 시대에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 빅데이터 기반 기술 보급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필요한 클라우드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23~29% 증가해 오는 2020년 2000억달러(약 238조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선두를 지키기 위해 아마존도 MS처럼 클라우드 거점을 늘리고 있다. 4월 25일 아마존은 14억 인구가 몰려 있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홍콩에 데이터센터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브라이언 올라브스키 아마존 CFO는 “홍콩 지점을 열면서 중국 19개 도시에 (네트워크망) 접근 가능해졌다. 우리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눈에 띈다. 구글은 올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 및 사무실 확충을 위해 13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최소 1만 명 이상의 인력도 고용한다. 지난해에는 오라클 기업 제품 부문 부사장인 토머스 쿠리언을 클라우드 부문 CEO로 영입했다.

핵심 인력이 유출됐지만 오라클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기를 올리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해 앞으로 2년간에 걸쳐 세계 12곳에 데이터센터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3개인데, 4배에 달하는 투자 규모다.


점유율 높이려면 ‘에지 컴퓨팅’ 기술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양적 경쟁뿐만 아니라 질적 경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5G 시대에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 현재의 기술력이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데이터를 매번 중앙 서버로 보내면 전송 속도가 느려진다. 대략 100㎞ 거리마다 1㎳(밀리초)씩 지연 시간이 늘어난다.

따라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기술이 필요한데, 여기에서 주목받는 것이 ‘에지 컴퓨팅’이다. 에지 컴퓨팅은 중앙 서버인 클라우드가 아니라 네트워크 말단(에지·edge)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매번 중앙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고, 자주 쓰는 데이터는 중간 단계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네트워크 중간에 소형 클라우드를 둘 수도 있고, 기기에 자체 연산 기능을 탑재할 수도 있다.

예컨대 A 업체에서 송유관 정찰을 위한 촬영용 드론을 이용했다면, 이전에는 반드시 원격지에 있는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송수신했기 때문에 분석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드론 내부에 분석 능력을 부여한다면 이상 징후를 보다 빨리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시장 조사 기관 IDC는 2022년까지 40% 이상의 기업이 에지 컴퓨팅을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점쳤다.

5G 도입 전인 3년 전부터 업계에서는 에지 컴퓨팅 기술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2016년 선보인 ‘아마존 그린그래스(Amazon Greengrass)’가 대표적이다. IoT 기기에서 로컬 컴퓨팅, 메시징, 동기화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더라도 디바이스에서 데이터를 동기화 상태로 유지해 다른 디바이스와 통신이 가능하다.

MS는 지난해 5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18’에서 ‘애저 IoT 에지(Azure IoT Edge)’를 선보였다. 중간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한 뒤, 나중에 처리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송수신되는 모델이다. 한편 구글은 모회사 알파벳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7월 IoT 기기에서 직접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하는 AI 칩 ‘에지 TPU’를 공개했다.


Keyword

클라우드 서비스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중앙 서버인 클라우드를 개인 혹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클라우드(구름)’라는 이름은 형체가 없는 온라인 공간에 ICT 인프라가 모두 들어가는 의미를 내포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데이터 저장공간과 서버만 제공하고 소프트웨어 문제는 고객이 알아서 해결하는 인프라 서비스(IaaS),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묶음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PaaS),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등으로 나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 트래픽 폭증을 대비해 설비를 과잉투자할 필요도 없고,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인력도 줄일 수 있다.

plus point

‘나델라상스’로 MS 부활

지난해 11월 30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을 제치고 16년 만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탈환했다. 주가가 2014년 1월 37.16달러에서 만 5년 만에 110.89달러까지 3배 이상 폭등한 결과였다. 현재 MS의 시가총액은 9879억달러(약 1181조원)까지 올랐다.

MS는 그간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PC 운영체제(OS) ‘윈도’에 얽매이지 않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업 구조를 다각화했다. 현재 MS 매출의 25%는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활용한 사업에서 나온다.

MS가 환골탈태한 배경에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이 있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5월 6일 최신호에서 나델라를 표지 모델로 하고 ‘나델라상스(나델라+르네상스)’란 제목을 붙였을 정도다.

인도 출신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인 그는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엔지니어로 일하다 1992년 MS에 합류했고 기업용 클라우드 담당 부사장을 거쳐 2014년부터 CEO를 맡았다. MS가 윈도 수익에 매달리면서 구글·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시대에 뒤처진 때였다.

나델라 CEO는 취임 5년간 MS에서 ‘윈도’란 말을 싹 걷어냈다. 윈도의 성공에 기댄 ‘윈도폰’ 사업을 과감히 매각했고,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명이었던 ‘윈도 애저’에서도 윈도를 빼버렸다. 이후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면서는 MS가 쌓아온 최고의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는 겸손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며 엔지니어를 존중하고 혁신을 독려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기업 평판 조회 사이트 캄퍼러블리(Comparably)의 제이슨 나자르 CEO는 “MS는 3년 전만 해도 기술 업계에서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고 직원들도 나델라 CEO의 성과에 매우 고무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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