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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교동의 스타벅스 매장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지난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액은 1조263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144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뒤를 추격하는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은 어땠을까. 이디야커피의 매출액이 1841억원이었고, 커피빈 1576억원, 할리스커피 140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투썸플레이스나 엔젤리너스도 이디야커피, 커피빈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들 다섯 개 커피전문점의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스타벅스코리아 한 곳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스타벅스가 국내 커피 시장을 평정한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두 가지 요인을 든다.


성장비결 1│체계적인 매장 확장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광장 부근은 스타벅스코리아의 본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벅스 한국 본사가 있는 소공동점과 한국에서 매출 상위 5위에 드는 광화문R점이 모두 이곳에 있다. 광화문역, 시청역, 을지로입구역, 종각역 부근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만 스무 곳이 넘는다. 중구와 종로구에 있는 스타벅스를 합치면 81곳에 달한다. 건물 하나 걸러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매장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데도 장사가 잘되는 건 스타벅스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매장을 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스타벅스가 새 매장을 열 때마다 인구통계학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매장 입지를 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벅스를 많이 이용하는 핵심 고객이 어디에 많은지를 분석해서 해당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낸다는 설명이었다. 4년제 대학 졸업자가 많은 지역, 상장 기업 본사와 은행 지점이 많은 지역 등이 미국 스타벅스의 핵심 지역이다.

이런 전략은 한국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7년간 인사팀장을 지낸 주홍식 에이치알 튜브 대표는 ‘국토개발계획 지도’를 스타벅스코리아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전국 지하철역과 신설 예정인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영화관, 스포츠 시설, 공원, 공항 등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설 수 있는 모든 후보지를 전국 지도에 표시해놓고 매장 확장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지도에 표시된 후보지를 매장 개발 담당자가 현장 조사하는 방식으로 입점 후보지를 추린다. 이런 식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매장 수익성, 장기 임차 가능성 등을 체계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매장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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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내는 전략이 가능한 건 스타벅스가 100% 직영점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기존 매장 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새 매장을 낼 때 최소 500m 정도는 거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전문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빠져 있지만,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을 반경 500m 이내에 새로 내지 않는 건 커피전문점 업계에서 불문율처럼 돼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이 직영점이기 때문에 이런 불문율을 지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성장비결 2│적극적인 기술 개발

스타벅스코리아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앞선 이동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앞장서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사이렌 오더’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과 결제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4년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사이렌 오더를 선보이자 곧장 전 세계 스타벅스에서 화제가 됐다. 하워드 슐츠는 사이렌 오더에 대해 ‘환상적인 서비스’라고 극찬했고, 이듬해 미국 스타벅스에도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후 캐나다, 영국, 홍콩 스타벅스도 한국의 사이렌 오더를 벤치마킹해서 같은 서비스를 내놨다.

이달 초에 서비스를 시작한 ‘마이 DT 패스’도 스타벅스코리아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자동차를 탄 채로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T·Drive Through)’는 미국 스타벅스가 제일 먼저 시작했는데, 스타벅스코리아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의 차량 번호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커피값을 결제하는 마이 DT 패스를 개발한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다른 나라에 없는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뛰어난 IT, 빅데이터 인력 덕분이다.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에는 200여 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이 중 IT 관련 인력만 20여 명에 달한다. 전체 직원의 10%가 IT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개선하는 데 배치돼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유통업체가 아니라 IT 기업’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IT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의 의견을 발 빠르게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plus point

국내 최다 매장 커피전문점 ‘이디야’
R&D 투자 늘리며 질적 성장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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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바리스타 데일 해리스가 이디야커피랩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이 열렸다. WBC는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를 뽑는 대회다.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바리스타만 60여 명에 달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바리스타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은 서울에서도 찾기 힘들었다. 넓은 공간은 물론이고 최고 수준의 장비도 충분해야 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준 곳이 바로 ‘이디야커피’다.

국내 커피전문점인 이디야커피는 서울 논현동의 커피 연구시설 겸 카페인 ‘이디야커피랩’을 바리스타들의 연습 장소로 제공했다. 이디야커피랩은 1653㎡(500평) 규모로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에 연구·개발(R&D) 기능을 더한 복합공간이다. 매달 100t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대형 로스팅실을 갖추고 있고, 커피랩에서 판매되는 모든 커피의 생두를 보관하는 저장실도 있다.

이디야커피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내 최다 커피전문점으로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이디야커피 매장은 2436곳으로 스타벅스(1140곳)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매출액은 1841억원으로 스타벅스의 7분의 1 수준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아직 질적 성장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디야커피가 R&D 투자를 늘리고 유명 바리스타를 영입해 제품 개발에 나서는 등 고급화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이디야커피는 매년 R&D 투자를 20% 이상 늘리고 있고,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로스팅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지난해 WBC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와 협업해 ‘니트로-콜드브루’ 커피 3종을 출시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WBC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와 함께 국내 소비자의 높아진 수준에 맞춰 최고 품질의 신메뉴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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